<그리스 위기> "'안전자산' 선호…채권 단기 강세"

입력 2015-07-06 09:32  

그리스 사태가 예상과 달리 심각한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전세계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심화돼 채권시장이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리스의 국민투표는 국제 채권단이 요구한 긴축안에 대해 반대하는 쪽으로 6일결론이 났다. 이에 따라 그리스의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한층커진 데다 그리스 사태의 장기화가 불가피한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졌다.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를 반영해 이날 오전 호주의 채권 금리가 가장 먼저 하락(채권값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신환종 NH투자증권[005940] 글로벌투자분석팀장은 "그리스 국민이 협상안을 반대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낸 만큼 그렉스트 가능성이 직전 50%에서 60%로 커졌다고판단한다"고 말했다.

결국 전 세계 주식과 환율시장은 부정적인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채권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당분간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ECB)이 보유한 그리스 국채 35억 유로의 만기인 이달 20일까지 그리스와 채권단 간 협상이 완료되지 않으면 유로화의 안정성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선다"며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ECB의 양적완화(QE) 확대 가능성과 달러 강세에 따른 미국 기준금리 인상지연 기대감으로 세계 금리는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며 "그동안 그리스 사태를 덜반영한 국내 채권 금리도 중장기물 위주로 반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채권전략팀장은 "그리스 국민의 협상안 반대 결정은 채권시장의 강세 재료"라며 "전 세계 채권 금리는 당분간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추가경정예산 규모에 대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된 만큼 단기적으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7%대 중반까지,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2.40%까지 각각 하단을 열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내 채권시장에선 외국인 투자자의 채권 선물 매도세와 추가경정예산편성에 따른 수급 부담이 강세를 제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지난주부터그리스 영향으로 강세를 보인 선진국 채권시장과 달리 국내 채권시장은 외국인의 선물 매도와 추경 부담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박혁수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그리스 사태 흐름은 국내 채권 시장에 호재로인식돼야 한다"며 "다만, 외국인 투자자가 지난달 23일 이후 거래일 기준 9일 이상선물을 매도 행진한 것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국내 채권 금리의 추세적인 상승 또는 하락세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그리스 사태와 미국의 긴축 가능성, 추경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적지 않은 만큼 당분간 채권 투자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문홍철 연구원은 "그리스 문제가 불확실성이 크고 국민투표 결과가 시스템 위험으로 번진다고 장담할 근거는 적다"며 "지난달 29일 그리스 채무 협상 무산에도 세계 금리와 주가 하락폭은 제한적이었으므로 채권에 대한 과도한 매수전략은 피해야한다"고 말했다.

윤여삼 팀장은 "그리스와 채권단이 극적으로 합의한다고 해도 국내 채권 금리가바로 상승세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indig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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