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건설사, 투입원가율 공시 의무화

입력 2015-10-28 14:00  

금융당국, 수주산업 회계투명성 제고방안 마련핵심감사제 도입…외부감사인과 감사위원회 역할 확대

금융당국이 기업의 갑작스러운 손실 반영으로발생하는 '회계절벽' 차단에 팔을 걷어붙였다.

앞으로 조선·건설 등 수주산업의 기업들은 자의적인 회계처리를 최소화하고 '투입원가율' 등의 회계 정보를 공시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수주산업 기업에 대해 핵심감사제(KAM·Key Audit Matters)를 도입하고 감사위원회에 외부감사인을 선임해회계 부정이 발생하면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과 한국공인회계사회, 한국회계기준원 등 관계기관은 28일 이런 내용의 수주산업 회계투명성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진행기준 회계처리 방식 중 '투입원가율(투입법)'과 관련한 회계 처리의 주요 정보를 공시하고, 그 적정성을 감사받도록 했다.

투입법은 총예정공사원가 대비 실제 발생원가를 계산해 공사 진행률을 파악하는방식으로 대다수 조선·건설사들이 채택하고 있다.

예컨대 공사원가가 100원인데 현재까지 20원의 공사대금이 들어갔다면 공사 진행률은 20%가 되는 셈이다. 여기에 계약액을 곱하면 당기수익이 산정된다.

진행률은 기술력이나 경험 부족으로 총예정원가를 제대로 추정하기 어렵다는 점과 공사원가가 늘어나자마자 이를 회계에 반영하지 않으면 공사수익이 과대평가될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주요 사업장별 사업진행률과 미청구공사잔액, 충당금 정보등을 추가로 공시하도록 하고 감사도 강화했다.

공사원가 증가분이 회계에 바로 반영되도록 하고, 분기마다 총예정원가를 다시산정해 내부 감사기구에 보고하도록 했다. 변동내역은 재무제표 주석사항에도 게재된다.

공사 수익이 부풀려지지 않도록 실제 공사와 관련없는 판매관리비 등이 공사 원가에 포함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미청구공사대금, 즉 공사 대금 중 아직 청구하지 않은 대금에 대해서도 보수적으로 처리하도록 했다. 자칫 떼일 수 있는 돈인 만큼 회수 가능성을 분기별로 재평가하고, 평가액에 대한 충당금을 주석에 기재해야 한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또 수주산업에 대해 핵심감사제(KAM·Key Audit Matters)를도입하고 감사위원회에 외부감사인을 직접 선임하도록 해 회계 부정이 발생하면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핵심감사란 외부 감사인이 회계 감사를 진행하면서 가장 중요(most significance)하다고 판단하는 부분을 장문의 형태로 상세히 기술하는 것이다.

회계사는 건설이나 조선업종 정보를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외부 전문가를 감사에 활용하고 그 내용을 감사보고서에 기재해야 한다.

금감원은 내년에 테마 감리 주제를 수주산업관련 회계 이슈로 선정하고, 테마감리 비중을 기존 30%에서 50%로 늘리기로 했다. 표본 심사 감리 대상 기업을 선정할 때도 수주업종 등 산업 특수성을 고려해 위험 가중치를 두기로 했다.

여러 회계 기준을 위반한 기업에 대한 과징금 부과 방식도 현재 혐의 금액이 가장 큰 한 건만 하던 것을 여러 위반 행위 별로 바꾸고 특별 회계감리부서 신설도 추진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또 비상장사의 분식회계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마련하고 부실감사를 한 회계법인 대표이사에 대해 중징계를 내리고, 상한선 없이감사 보수 3배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내부고발 활성화를 위해 포상금 상한선을 1억원에서 5억원으로 높이고, 회계 의혹 발생 기업이 자율적으로 감사인 지정 신청을 할 경우 감리 인센티브를주기로 했다.

gogog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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