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지금 세대간 '머니 무브'…조부모→손주

입력 2015-11-09 12:00  

자산 이동으로 고령화·저출산 불황 극복

저출산과 고령화가 심화된 일본에서는 고령층에서 젊은층으로의 세대간 '머니 무브'(자금 이동)가 한창이다.

이는 '아베노믹스'(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경기 활성화를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돈이 많은 고령자의 지갑을 열어 빠듯한 살림살이의 젊은층으로 돈이흘러들어가도록 해 소비와 경제를 살리자는 것이다. 고령화와 저출산에 따른 불황을세대간 자산 이동으로 극복해보자는 취지에서 정부와 업계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있다.

일본 신탁협회에 따르면 일본 인구는 1억2천여만명으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이다. 가임 여성 1인당 출생자 수는 1차 베이비붐세대에 4.3명에서 2005년 이후 1.26명까지 줄어들었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3천300만명으로 전체의 26.8%로, 2045년에 40%까지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자의 1세대당 저축액이 1천339만엔에달해, 고령층이 돈을 쓰지 않으면 경기가 살아나기 어려운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일본 정부도 세수 감소를 감수해가며 세대간 자산 이동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상속세 대상을 늘리는 대신 결혼과 출산, 교육 등의 목적에 한해 일정 한도 증여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제도를 잇따라 도입해 성과를 보고 있다.

올해 도입된 '교육자금 증여신탁'은 조부모가 손주 등에게 교육 목적으로 증여할 때 1천500만엔까지 비과세 혜택을 주는 제도다. 지난 9월 말 현재 14만1천655건,9천639억엔이 이전됐다. 이 중 실제 교육자금으로 지급된 돈은 1천205억엔으로 10%정도다.

결혼·양육자금 일괄증여 비과세제도 역시 손자 결혼 등의 비용 1천만엔까지 비과세 혜택을 부여했다. 젊은층의 교육자금의 부담을 줄이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취지로 올해 4월 도입됐다. 계약건수가 5개월 만에 2천695건이나 몰렸다. 현재설정액 63억엔 중에서 2억엔 정도가 결혼과 육아로 지출됐다.

가네다 노리마사 일본 신탁협회 총무부 차장은 9일 "일본 내에선 이 정도 수준의 비과세 상품이 없기 때문에 고령자들이 좋아한다"며 "정부는 세수 감소를 감수하고 세대간 자산이동을 통해 젊은층의 경제부담을 줄여줘, 경제 활성화에 집중하고있다"고 강조했다.

내년에 도입될 예정인 주니어 니사(NISA)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주니어 니사는20세 미만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비과세 혜택을 주는 제도로, 역시 고령층에 잠긴 자산을 자녀나 손주 등으로 이전하고 장기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취지다.

치다 사토시 노무라증권 기획부장은 "주니어 니사는 18세까지 인출이 안 돼 장기 투자 문화를 정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고령화한 증권계좌 자산을 이동하고 젊은층으로 고객층을 늘리기 위해 패밀리형 투자상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indig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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