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미문 추문에 회계업계 '침울'

삼일회계법인서만 14명 파면·사직처리…추가 집단징계 절차

자본시장의 파수꾼 역할을 하는 공인회계사들이기업 감사 업무를 하면서 알게 된 미공개 정보를 이용, 사익을 챙긴 사건의 진상이드러나면서 회계업계는 침울한 표정이다.

예전에도 개인의 일탈 차원 사건이 간간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빅4' 회계법인에서만 30여명이 넘는 회계사들이 대거 연루된 사건은 전례가 없었다는 점에서 회계업계 내부에서는 이참에 자정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9일 검찰 발표에 따르면 이번 미공개 정보 이용 사건에 연루된 회계사는 모두32명으로 이 가운데 삼일회계법인 소속이 26명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삼일회계법인은 검찰에 구속된 회계사 이모(29), 배모(30)씨를 비롯해 이번 사건에 연루된 회계사 14명이 파면되거나 의원면직 형식으로 이미 회사를 떠났다고 밝혔다.

삼일회계법인은 가담 정도가 가벼워 검찰에 기소되지 않은 나머지 재직 회계사12명에 대해서도 징계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이들은 직접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 거래를 하는 등 이익을 취하지는 않았지만 주범 격인 이모, 배모씨에게 자신이 업무 때 알게 된 기업의 미공개 정보를 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는 "저희로서는 너무나 가슴이 아픈 일"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소속 회계사들이 우리 회사가 감사하는 모든 기업의 주식을 살 수 없도록하는 등 관련 규정을 대폭 강화했다"고 말했다.

삼일회계법인을 포함, 검찰에 기소되지 않은 '단순 가담자'들은 향후 당국 차원의 제재를 받게 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형사 처벌 대상이 아닌 회계사들은 우선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징계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며 "그 가운데 직무 정지 이상의 징계가 필요한사람은 금융위의 공인회계사 징계위원회를 거쳐 제재 수위가 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이진동 부장검사)는 이날 감사 대상 회사의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주식 투자 등으로 억대 이득을 챙긴 혐의로 33명의 회계사를 적발,이씨와 배씨 2명을 구속기소하고 11명은 불구속·약식기소하는 한편 나머지 19명은금융위원회에 징계를 통보했다.

ch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