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절망할 때 희망 가져야…올해 의외의 함정은 부동산"
'미스터 펀드' 허남권(53) 신영자산운용부사장의 투자 철학은 여의도 금융권에서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가치투자의 대가'라는 수식어가 알려주듯 허 부사장은 주로 펀더멘털(기초여건)이 튼튼하지만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들을 골라 긴 안목으로 투자하면서 화려하지는않더라도 꾸준한 수익률을 올려온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장기투자에 대한 본인의 확고한 믿음처럼 자리바꿈이 잦은 여의도 금융가에서보기 드물게 오랫동안 한 회사에서 운용을 전담해 온 그는 어느덧 최장수 펀드매니저로 꼽힌다.
마침 올해는 허 부사장이 지난 1996년 당시 신영투자신탁운용에서 처음으로 펀드매니저를 시작한 지 20년이 되는 해다.
허 부사장을 12일 만나 펀드매니저로서 20주년을 맞는 소회를 먼저 물었다.
"더 겸손해야죠.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데. 새옹지마라는 말을 절감하면서 살고 있어요." 20년 동안 운용을 맡으며 겪은 '산전수전' 경험은 허 부사장에게 어떤 의미를남겼을까.
"지금까지 시장이 '반 토막' 나는 것을 4번 정도 경험한 것 같아요. IMF 때는코스피가 1,000에서 280으로 내려가 보기도 했죠. 그런 경험의 장점은 어떤 국면에서건 항상 긍정적으로 미래를 본다는 것이죠. 인생에 절망이란 없다고 할까…." 인생관처럼 들리기도 하는 그의 투자 지론은 이제는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역발상의 투자 철학으로 이어졌다.
"모두가 절망할 때 희망을 가져야 해요. 반대로 읽어야 합니다. 상황에 몰입하면 안 돼요. 항상 중립적인 마인드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대부분 실패하는 사람들은 시장과 같은 방향으로 액션을 했기 때문이에요." 그런 그에게 새해 벽두부터 잔뜩 찌푸린 한국 증시는 여전히 수많은 기회를 품고 있는 존재다.
"연초부터 엄청난 변동성 재료들이 나오고 있네요. 우리요? 많이 담았어요." 허 부사장이 볼 때 여전히 "말도 안 되게 싼" 한국 기업의 주가는 내려갈수록더 사고 싶은 대상이라는 것이다.
"코스피는 그대로지만 제조업 대표주는 70%씩 떨어지기도 했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3~0.4배 정도인 기업을 눈여겨보고 있어요. 이런 기업에 투자하는 건 10억원짜리 아파트를 3억원에 사는 격입니다. 지금 철강·화학·은행·기계·자동차등 업종의 대표종목들이 그런 상태에요." 특히 그는 올해 배당주를 주목하고 있다. 작년은 배당수익률이 기준금리를 넘어선 첫 해인데, 올해는 그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신영자산운용의 펀드에는 우선주나 지주회사의 비율도 30% 정도를 차지한다고 한다.
"좋은 기업이란 지금까지 잘 벌었고 앞으로 잘 벌 수 있는 기업, 배당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회사입니다. 쉬워 보이지만 대부분 사람은 이런 기업에 투자를 잘안 해요." 요즘 화려하게 조명받는 바이오주에 대한 그의 생각은 세간과는 다르다.
"요즘 바이오주가 많이 올랐던데, 옛날 IT주 역시 버블 때 많이 올랐죠. 바이오가 지금은 영원히 갈 것 같지만, 우리는 10년치 주가를 미리 당긴 거라고 생각하는거예요." 그는 저성장 추이와 저금리 기조, 심지어 중국의 경기 둔화와 북한 리스크 같은외부 악재도 이미 대부분 주가에 반영돼있다고 본다. 그런 건 악재가 아니라는 뜻이다.
다만, 올해 불쑥 튀어나올지도 모를 함정으로 '부동산 가격 하락'을 꼽았다.
"금융권에서만 실직자가 5만명이나 된다더군요. 지금도 부채로 가격이 유지되는데, 만약 기업이 구조조정을 하면 부동산 가격이 걱정됩니다. 이젠 정부도 손 쓸 수있는 수단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공모펀드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새로운 상품을 개발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허 부사장은 고개를 저으며 펀드를 '된장, 고추장'에 비유했다. 오래 묵힐수록좋다는 것이다.
"작년 하반기에 까먹긴 했지만 결국 1년 전체로 보면 12%정도 수익률을 냈더군요. 단기적으로 지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론 이기는 거예요. 돈은 시간이 벌어주거든요." ljungber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미스터 펀드' 허남권(53) 신영자산운용부사장의 투자 철학은 여의도 금융권에서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가치투자의 대가'라는 수식어가 알려주듯 허 부사장은 주로 펀더멘털(기초여건)이 튼튼하지만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들을 골라 긴 안목으로 투자하면서 화려하지는않더라도 꾸준한 수익률을 올려온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장기투자에 대한 본인의 확고한 믿음처럼 자리바꿈이 잦은 여의도 금융가에서보기 드물게 오랫동안 한 회사에서 운용을 전담해 온 그는 어느덧 최장수 펀드매니저로 꼽힌다.
마침 올해는 허 부사장이 지난 1996년 당시 신영투자신탁운용에서 처음으로 펀드매니저를 시작한 지 20년이 되는 해다.
허 부사장을 12일 만나 펀드매니저로서 20주년을 맞는 소회를 먼저 물었다.
"더 겸손해야죠.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데. 새옹지마라는 말을 절감하면서 살고 있어요." 20년 동안 운용을 맡으며 겪은 '산전수전' 경험은 허 부사장에게 어떤 의미를남겼을까.
"지금까지 시장이 '반 토막' 나는 것을 4번 정도 경험한 것 같아요. IMF 때는코스피가 1,000에서 280으로 내려가 보기도 했죠. 그런 경험의 장점은 어떤 국면에서건 항상 긍정적으로 미래를 본다는 것이죠. 인생에 절망이란 없다고 할까…." 인생관처럼 들리기도 하는 그의 투자 지론은 이제는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역발상의 투자 철학으로 이어졌다.
"모두가 절망할 때 희망을 가져야 해요. 반대로 읽어야 합니다. 상황에 몰입하면 안 돼요. 항상 중립적인 마인드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대부분 실패하는 사람들은 시장과 같은 방향으로 액션을 했기 때문이에요." 그런 그에게 새해 벽두부터 잔뜩 찌푸린 한국 증시는 여전히 수많은 기회를 품고 있는 존재다.
"연초부터 엄청난 변동성 재료들이 나오고 있네요. 우리요? 많이 담았어요." 허 부사장이 볼 때 여전히 "말도 안 되게 싼" 한국 기업의 주가는 내려갈수록더 사고 싶은 대상이라는 것이다.
"코스피는 그대로지만 제조업 대표주는 70%씩 떨어지기도 했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3~0.4배 정도인 기업을 눈여겨보고 있어요. 이런 기업에 투자하는 건 10억원짜리 아파트를 3억원에 사는 격입니다. 지금 철강·화학·은행·기계·자동차등 업종의 대표종목들이 그런 상태에요." 특히 그는 올해 배당주를 주목하고 있다. 작년은 배당수익률이 기준금리를 넘어선 첫 해인데, 올해는 그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신영자산운용의 펀드에는 우선주나 지주회사의 비율도 30% 정도를 차지한다고 한다.
"좋은 기업이란 지금까지 잘 벌었고 앞으로 잘 벌 수 있는 기업, 배당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회사입니다. 쉬워 보이지만 대부분 사람은 이런 기업에 투자를 잘안 해요." 요즘 화려하게 조명받는 바이오주에 대한 그의 생각은 세간과는 다르다.
"요즘 바이오주가 많이 올랐던데, 옛날 IT주 역시 버블 때 많이 올랐죠. 바이오가 지금은 영원히 갈 것 같지만, 우리는 10년치 주가를 미리 당긴 거라고 생각하는거예요." 그는 저성장 추이와 저금리 기조, 심지어 중국의 경기 둔화와 북한 리스크 같은외부 악재도 이미 대부분 주가에 반영돼있다고 본다. 그런 건 악재가 아니라는 뜻이다.
다만, 올해 불쑥 튀어나올지도 모를 함정으로 '부동산 가격 하락'을 꼽았다.
"금융권에서만 실직자가 5만명이나 된다더군요. 지금도 부채로 가격이 유지되는데, 만약 기업이 구조조정을 하면 부동산 가격이 걱정됩니다. 이젠 정부도 손 쓸 수있는 수단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공모펀드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새로운 상품을 개발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허 부사장은 고개를 저으며 펀드를 '된장, 고추장'에 비유했다. 오래 묵힐수록좋다는 것이다.
"작년 하반기에 까먹긴 했지만 결국 1년 전체로 보면 12%정도 수익률을 냈더군요. 단기적으로 지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론 이기는 거예요. 돈은 시간이 벌어주거든요." ljungber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