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지수 쏠림 문제점 인지하고도 '자율 감축' 공염불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 폭락으로주가연계증권(ELS) 약 2조원어치가 원금 손실(녹인·Knock-in) 구간에 진입했지만정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손실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작년 6∼8월 H지수의 폭락 때 정부가 실효성 있는 조치를 적기에 내놨더라면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H지수가 8,000일 때 ELS 약 2조원 어치가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하게 된다.
H지수는 지난 22일 종가 기준으로 근 7년 만에 8,000 밑으로 내려갔다가 23일 8,100선으로 소폭 오른 상태다.
당국의 설명대로라면 현재 발행된 ELS의 96.7%(발행액 기준)는 2018년 이후 만기가 도래한다.
즉, 이때까지 H지수가 상당 수준 회복되면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지 않고 애초약속된 수익을 보장받게 된다는 것이다.
최근 5년간 H지수의 평균값이 10,900.43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당국의 설명에 어느 정도 일리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ELS 상품의 구조적 특징을 고려했을 때 이런 분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상품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ELS는 일단 한 번이라도 녹인 구간에 진입하면 원금 손실을 피하기가 어렵게 구조가 짜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기초자산 가격이 녹인 배리어 이하로 떨어진 경우가 있으면 기초자산가격이 가입 때의 80∼90% 선까지 회복되지 않으면 손실을 보는 구조의 상품이 적지않다.
즉, ELS가 언뜻 보면 웬만해서는 손해가 날 것 같지 않지만 일단 녹인 구간을터치하면 손실을 피하기가 매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아울러 과거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달리 최근의 국제 금융시장 불안은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어 우려를 부추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조차 최근 시장 상황을 점검하는 자리에서 "이번 시장의 불안요인이 짧은 시간에 커다란 충격을 주는 형태로 진행되지는 않더라도 상당한 기간에걸쳐 누적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시장 일각에서는 정부가 사태를 미리 방지할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도 제기한다.
이미 작년 6∼8월 중국 증시가 한 차례 폭락하면서 H지수 역시 급락해 ELS 시장안정성에 대한 불안이 커진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금융위는 H지수 ELS의 쏠림 현상을 공개적으로 경고하면서 필요할 때 자본시장법상의 조치 명령권을 발동하거나 행정 지도 형식으로 H지수 ELS의 발행을 중단시킬 수 있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이후 증권업계의 자율적인 H지수 ELS 감축을 유도한다면서 수개월의 시간을 흘려보냈다.
진통 끝에 업계는 만기가 온 물량 안에서 H지수 ELS를 조금씩 줄여나가겠다는자율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지만 H지수 하락 탓에 조기 상환 물량이 거의 없어 실제 감축 효과는 거의 나타나지 않은 게 현실이다.
지난 19일 현재 H지수를 기초로 한 ELS의 발행 잔액은 37조원가량으로 작년 6월의 35조9천억원보다 오히려 늘어나 있다.
이밖에 금융당국이 ELS의 손익 관련 정보를 적시에 공개하지 않은 것도 문제가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시장에서는 ELS에 대한 금융사의 홍보성 정보만 넘쳐나지 정작 손해를 보는 상품이 얼마나 많은지 등에 관한 권위 있는 정보는 적시에 공급되지 않아 정보의 비대칭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시장의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는 이유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ELS 시장 관리 부실 논란이 이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ch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 폭락으로주가연계증권(ELS) 약 2조원어치가 원금 손실(녹인·Knock-in) 구간에 진입했지만정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손실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작년 6∼8월 H지수의 폭락 때 정부가 실효성 있는 조치를 적기에 내놨더라면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H지수가 8,000일 때 ELS 약 2조원 어치가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하게 된다.
H지수는 지난 22일 종가 기준으로 근 7년 만에 8,000 밑으로 내려갔다가 23일 8,100선으로 소폭 오른 상태다.
당국의 설명대로라면 현재 발행된 ELS의 96.7%(발행액 기준)는 2018년 이후 만기가 도래한다.
즉, 이때까지 H지수가 상당 수준 회복되면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지 않고 애초약속된 수익을 보장받게 된다는 것이다.
최근 5년간 H지수의 평균값이 10,900.43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당국의 설명에 어느 정도 일리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ELS 상품의 구조적 특징을 고려했을 때 이런 분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상품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ELS는 일단 한 번이라도 녹인 구간에 진입하면 원금 손실을 피하기가 어렵게 구조가 짜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기초자산 가격이 녹인 배리어 이하로 떨어진 경우가 있으면 기초자산가격이 가입 때의 80∼90% 선까지 회복되지 않으면 손실을 보는 구조의 상품이 적지않다.
즉, ELS가 언뜻 보면 웬만해서는 손해가 날 것 같지 않지만 일단 녹인 구간을터치하면 손실을 피하기가 매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아울러 과거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달리 최근의 국제 금융시장 불안은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어 우려를 부추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조차 최근 시장 상황을 점검하는 자리에서 "이번 시장의 불안요인이 짧은 시간에 커다란 충격을 주는 형태로 진행되지는 않더라도 상당한 기간에걸쳐 누적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시장 일각에서는 정부가 사태를 미리 방지할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도 제기한다.
이미 작년 6∼8월 중국 증시가 한 차례 폭락하면서 H지수 역시 급락해 ELS 시장안정성에 대한 불안이 커진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금융위는 H지수 ELS의 쏠림 현상을 공개적으로 경고하면서 필요할 때 자본시장법상의 조치 명령권을 발동하거나 행정 지도 형식으로 H지수 ELS의 발행을 중단시킬 수 있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이후 증권업계의 자율적인 H지수 ELS 감축을 유도한다면서 수개월의 시간을 흘려보냈다.
진통 끝에 업계는 만기가 온 물량 안에서 H지수 ELS를 조금씩 줄여나가겠다는자율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지만 H지수 하락 탓에 조기 상환 물량이 거의 없어 실제 감축 효과는 거의 나타나지 않은 게 현실이다.
지난 19일 현재 H지수를 기초로 한 ELS의 발행 잔액은 37조원가량으로 작년 6월의 35조9천억원보다 오히려 늘어나 있다.
이밖에 금융당국이 ELS의 손익 관련 정보를 적시에 공개하지 않은 것도 문제가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시장에서는 ELS에 대한 금융사의 홍보성 정보만 넘쳐나지 정작 손해를 보는 상품이 얼마나 많은지 등에 관한 권위 있는 정보는 적시에 공급되지 않아 정보의 비대칭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시장의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는 이유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ELS 시장 관리 부실 논란이 이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ch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