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서 기자간담회…"베트남 교두보로 아시아 최고 증권사 도약"
"올해 베트남 현지법인(KIS베트남)을 베트남증권시장의 톱(Top) 5 내에 드는 대형 종합 증권사로 성장시킬 계획입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지난 2008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한국투자증권은 2010년 12월 당시 베트남 내 100개 증권사 중 70위권에 불과하던 현지 증권사 EPS를 인수해KIS베트남을 설립했다.
인수 당시에는 브로커리지(주식위탁매매) 기준 시장 점유율이 0.25%에 불과했으나 인수 5년 만인 작년에는 4.3%로 규모가 크게 늘었다. KIS베트남은 작년 4분기 말브로커리지 기준 시장 점유율로 호찌민거래소 8위, 하노이거래소 4위를 기록했다.
KIS베트남의 급성장은 철저한 로컬 중심의 업무 전략과 베트남 금융당국과의 상호 신뢰가 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한국투자증권은 베트남 시장 진출 이전부터 한국의 선진 금융을 배우려고 방문한 베트남 현지 공무원과 10년 이상 업무를 같이하며 신뢰를 쌓았다.
유 사장은 또 부방 베트남 국가증권위원장 등과 오랜 인연을 유지해 온 국내 금융시장의 대표적인 '친베트남'파다.
유 사장은 "런던에서 근무할 당시 외국인이 신흥 시장에서 길목 지키기를 하며돈을 벌고 성장하는 과정을 보며 우리는 어떻게 이를 구현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데베트남이 보였다"며 "그러다 2000년 12월 베트남 출장을 와서 보니 30년 후에는 될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06년 국내 최초로 베트남 펀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다만베트남 펀드는 설정 초반에는 호평을 받았으나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로 '쪽박'을 찼다.
"운도 없었고 시기를 잘못 선택했죠. 이후 베트남 회사를 하나 사려고 했는데베트남에서 가격을 3∼4배 비싸게 부르더군요. 그래서 안 사고 기다리다 5년 3개월전에 조그만 회사를 사서 키우게 된 겁니다." KIS베트남은 당초 EPS 인수 당시 외국인 보유 지분 한도 규정에 따라 지분을 49%만 보유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2014년 베트남 금융당국이 예외적으로 KIS베트남에 대해 한도 확대를 특별 승인함에 따라 투자 지분을 92.3%까지 늘릴 수 있게 됐다.
유 사장은 "베트남에 진출할 계획을 세울 때는 짧게는 30년, 길게는 50년을 보고 계획을 세웠다"며 "이제 준비기간을 포함해 10년, 본격 진출한 것은 5년인데 가장 초기 단계인 1단계를 막 지났다"고 진단했다.
올해 KIS베트남을 베트남 톱 5에 진입시키면서 2단계에 들어선다는 계획이다.
현재 베트남의 증권업은 20∼30년 전 국내 사정과 비슷한 상태다. 주로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브로커리지(주식위탁매매) 영업이 중심이다.
이에 따라 베트남 금융당국은 국영기업의 기업공개(IPO) 확대 및 정부의 보유지분 매각, 증시제도 선진화·개방화를 통해 주식시장을 육성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내년 초에는 파생상품시장도 개설할 예정이다.
유 사장은 "이제 베트남에도 파생상품시장이 생기고, 펀드 시장도 생기고, 투자은행(IB) 시장이 커지면 자연스럽게 종합증권사로서 모든 업무를 하는 투자은행으로발전해 나갈 것"이라며 "베트남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고도화된 투자은행, 증권사를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30년 뒤에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이 우리보다 작다고 볼 수 없을 것으로 본다면 30년 뒤에는 지금의 한국투자증권과 같은 회사가 베트남에 하나 있을 것이고, 또비슷한 것을 복제해서 다른 지역에 자꾸 열어나가면 한국투자증권이 세계적으로는몰라도 적어도 아시아에서는 손꼽히는 증권사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유 사장은 "KIS베트남은 이를 위한 첫번째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노이와 호찌민에 지점 2곳을 추가로 신설하는 등 KIS베트남의규모도 더욱 키울 계획이다.
유 사장은 "비즈니스를 키우려면 자금력을 키워야 한다"며 "다만 증자를 할지본사에서 대출을 더 해야 할지, 아니면 현지에서 대출을 받아야 할지 등 자금 조달원을 놓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KIS베트남은 고아원과 직업학교 지원 등 사회 공헌 활동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유 사장은 "베트남 자본시장이 커지는데 기여를 많이 한 회사, 돈을 벌면 사회공헌 활동을 벌이는, 베트남을 아끼는 회사로 자리잡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유 사장은 현재 베트남 시장에 대해 "(당초 예상했던 것과) 방향은 맞는데속도가 느리다"며 "글로벌 금융 위기 때문에 전 세계가 후퇴하다 보니 베트남도 후퇴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베트남은 좋은 투자 대상이지만 미국 달러가 강해지면서 이머징 마켓 통화가 다 같이 약세로 갈 전망이 있는데 베트남 동도 그럴 우려가있다"며 "환율에 대한 리스크를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베트남에 이은 목표는 인도네시아다.
유 사장은 "지금 이머징 마켓에서 베트남 다음으로 인도네시아에 사무소가 있는데 인도네시아에서도 증권사를 하나 인수해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며 "우리의금융 노하우를 수출해 플랫폼을 만든 뒤 현지 증권사와 합작으로 사업하는 것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해외 시장에서 성공 모델을 만들어 내기만 하면 이를 다른 신흥시장에 이식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베트남의 성공 DNA를 인도네시아에 도입해 아시아 최고의 증권회사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증권 인수 참여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한국투자증권의 지주회사인한국금융지주[071050]는 지난 12일 현대증권 매각 참여를 위한 인수의향서를 제출한뒤 실사에 돌입한 상태다.
유 사장은 "실사를 해 봐야 알기 때문에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며 "(인수로)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하면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중간보고도 받지 않아 아는 바가 없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현대증권의 장점은 리테일 고객층이 좋다는 것"이라며 "증권사간 인수·합병(M&A)은 결국리테일 고객을 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hanajja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올해 베트남 현지법인(KIS베트남)을 베트남증권시장의 톱(Top) 5 내에 드는 대형 종합 증권사로 성장시킬 계획입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지난 2008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한국투자증권은 2010년 12월 당시 베트남 내 100개 증권사 중 70위권에 불과하던 현지 증권사 EPS를 인수해KIS베트남을 설립했다.
인수 당시에는 브로커리지(주식위탁매매) 기준 시장 점유율이 0.25%에 불과했으나 인수 5년 만인 작년에는 4.3%로 규모가 크게 늘었다. KIS베트남은 작년 4분기 말브로커리지 기준 시장 점유율로 호찌민거래소 8위, 하노이거래소 4위를 기록했다.
KIS베트남의 급성장은 철저한 로컬 중심의 업무 전략과 베트남 금융당국과의 상호 신뢰가 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한국투자증권은 베트남 시장 진출 이전부터 한국의 선진 금융을 배우려고 방문한 베트남 현지 공무원과 10년 이상 업무를 같이하며 신뢰를 쌓았다.
유 사장은 또 부방 베트남 국가증권위원장 등과 오랜 인연을 유지해 온 국내 금융시장의 대표적인 '친베트남'파다.
유 사장은 "런던에서 근무할 당시 외국인이 신흥 시장에서 길목 지키기를 하며돈을 벌고 성장하는 과정을 보며 우리는 어떻게 이를 구현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데베트남이 보였다"며 "그러다 2000년 12월 베트남 출장을 와서 보니 30년 후에는 될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06년 국내 최초로 베트남 펀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다만베트남 펀드는 설정 초반에는 호평을 받았으나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로 '쪽박'을 찼다.
"운도 없었고 시기를 잘못 선택했죠. 이후 베트남 회사를 하나 사려고 했는데베트남에서 가격을 3∼4배 비싸게 부르더군요. 그래서 안 사고 기다리다 5년 3개월전에 조그만 회사를 사서 키우게 된 겁니다." KIS베트남은 당초 EPS 인수 당시 외국인 보유 지분 한도 규정에 따라 지분을 49%만 보유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2014년 베트남 금융당국이 예외적으로 KIS베트남에 대해 한도 확대를 특별 승인함에 따라 투자 지분을 92.3%까지 늘릴 수 있게 됐다.
유 사장은 "베트남에 진출할 계획을 세울 때는 짧게는 30년, 길게는 50년을 보고 계획을 세웠다"며 "이제 준비기간을 포함해 10년, 본격 진출한 것은 5년인데 가장 초기 단계인 1단계를 막 지났다"고 진단했다.
올해 KIS베트남을 베트남 톱 5에 진입시키면서 2단계에 들어선다는 계획이다.
현재 베트남의 증권업은 20∼30년 전 국내 사정과 비슷한 상태다. 주로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브로커리지(주식위탁매매) 영업이 중심이다.
이에 따라 베트남 금융당국은 국영기업의 기업공개(IPO) 확대 및 정부의 보유지분 매각, 증시제도 선진화·개방화를 통해 주식시장을 육성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내년 초에는 파생상품시장도 개설할 예정이다.
유 사장은 "이제 베트남에도 파생상품시장이 생기고, 펀드 시장도 생기고, 투자은행(IB) 시장이 커지면 자연스럽게 종합증권사로서 모든 업무를 하는 투자은행으로발전해 나갈 것"이라며 "베트남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고도화된 투자은행, 증권사를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30년 뒤에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이 우리보다 작다고 볼 수 없을 것으로 본다면 30년 뒤에는 지금의 한국투자증권과 같은 회사가 베트남에 하나 있을 것이고, 또비슷한 것을 복제해서 다른 지역에 자꾸 열어나가면 한국투자증권이 세계적으로는몰라도 적어도 아시아에서는 손꼽히는 증권사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유 사장은 "KIS베트남은 이를 위한 첫번째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노이와 호찌민에 지점 2곳을 추가로 신설하는 등 KIS베트남의규모도 더욱 키울 계획이다.
유 사장은 "비즈니스를 키우려면 자금력을 키워야 한다"며 "다만 증자를 할지본사에서 대출을 더 해야 할지, 아니면 현지에서 대출을 받아야 할지 등 자금 조달원을 놓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KIS베트남은 고아원과 직업학교 지원 등 사회 공헌 활동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유 사장은 "베트남 자본시장이 커지는데 기여를 많이 한 회사, 돈을 벌면 사회공헌 활동을 벌이는, 베트남을 아끼는 회사로 자리잡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유 사장은 현재 베트남 시장에 대해 "(당초 예상했던 것과) 방향은 맞는데속도가 느리다"며 "글로벌 금융 위기 때문에 전 세계가 후퇴하다 보니 베트남도 후퇴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베트남은 좋은 투자 대상이지만 미국 달러가 강해지면서 이머징 마켓 통화가 다 같이 약세로 갈 전망이 있는데 베트남 동도 그럴 우려가있다"며 "환율에 대한 리스크를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베트남에 이은 목표는 인도네시아다.
유 사장은 "지금 이머징 마켓에서 베트남 다음으로 인도네시아에 사무소가 있는데 인도네시아에서도 증권사를 하나 인수해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며 "우리의금융 노하우를 수출해 플랫폼을 만든 뒤 현지 증권사와 합작으로 사업하는 것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해외 시장에서 성공 모델을 만들어 내기만 하면 이를 다른 신흥시장에 이식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베트남의 성공 DNA를 인도네시아에 도입해 아시아 최고의 증권회사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증권 인수 참여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한국투자증권의 지주회사인한국금융지주[071050]는 지난 12일 현대증권 매각 참여를 위한 인수의향서를 제출한뒤 실사에 돌입한 상태다.
유 사장은 "실사를 해 봐야 알기 때문에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며 "(인수로)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하면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중간보고도 받지 않아 아는 바가 없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현대증권의 장점은 리테일 고객층이 좋다는 것"이라며 "증권사간 인수·합병(M&A)은 결국리테일 고객을 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hanajja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