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업계, 공모펀드 활성화 대책에 '무덤덤'

입력 2016-04-27 14:47  

성과보수 실효성 의문…"판매채널 확대 긍정적"

자산운용업계는 정부가 27일 발표한 공모펀드 활성화 방안에 대체로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농협과 우체국 등으로 판매 채널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했지만, 성과보수 활성화는 실효성을 의심하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사모펀드 운용 경험에 비춰볼 때 투자자들은 수수료에 상당히 민감하다"면서 "성과보수를 도입하더라도 수익률이 성과보수를 지급하는 구간에 들어가기 전에 환매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다른 자산운용사의 상품개발담당자도 "시장이 우상향하는 상황이면 성과보수 도입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성과보수를 도입하더라도 시장이 계속 박스권에 머무르거나 하락하면 매출 자체가 많이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낮은 수익률 대비 높은 보수, 부족한 펀드 정보 접근성, 비경쟁적 산업 환경 등공모펀드 시장 위축에 대한 정부의 원인 분석이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담당자는 "공모펀드 보수의 인위적 인하로 랩을 비롯한 대체상품 시장이 풍선 효과로 큰 부분도 있다"면서 "이를 간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대형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도 "기관투자가를 비롯한 고액자산가들이 국내 주식시장에 큰 관심이 없고 외화를 비롯한 현금, 부동산 등 안전자산 위주의 자산 배분을 하는 게 공모펀드 시장을 위축시키는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실효성과 별개로 성과보수 도입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우세했다.

박수진 한국투자신탁운용 부장은 "금융서비스를 받고 그에 대해 응당한 보수(fee)를 지불하는 문화가 정착되고, 투자자도 그에 대해 인식이 제고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고객의 펀드에 대한 신뢰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성과보수 도입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지(옵션)를늘려준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투자자별 수익률 계산 시스템이 먼저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모펀드에 성과보수를 도입하기 위해선 투자자들의 환매 시점에 개별 수익률을계산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운용사의 자사 공모펀드에 대한 투자 의무화에 대해서는 중소형 자산운용사를중심으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업계 관계자는 "물론 투자자를 유도하는 효과는 있을 수 있다"면서도 "대형 운용사를 제외한 중소형 운용사들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체국과 농협, 저축은행 등으로 펀드 판매 채널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가 많았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 자산운용사의 한 임원은 "판매 채널 확대는 매우 긍정적으로 본다"면서 "특히 우체국은 군, 읍 단위 지방 마을까지 연결되는 최적의 판매사로지방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좋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수진 부장도 "서민금융권으로도 펀드 판매 채널이 확대된다는 점은 공모펀드활성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판매채널 확대의 효과마저 부정적으로 보는 의견도 없지는 않았다.

한 펀드매니저는 "지금도 전국의 은행 지점을 통해 펀드를 충분히 살 수 있다"면서 "우체국과 농협 등으로 판매처를 확대한다고 해서 실제 판매가 얼마나 늘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hyunmin623@yna.co.kr, ljungber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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