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투자전략> "신흥국 증시, 한층 견고해졌다"

입력 2016-09-08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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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의 고난은 2013년 5월 벤 버냉키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양적완화(QE) 축소 발언, 이른바 '버냉키 탠트럼'에서 시작됐다.

이후 지속적인 자금 유출에 시달리고, 2014년 하반기부터 유가 급락이 진행되면서 신흥국 경제의 취약성이 더 커졌다.

이런 와중에 지난해 12월 미국의 금리인상은 연초 중국 증시 급락과 맞물려 신흥국 금융 불안을 증폭시켰다.

하지만 금년 3월 이후로 상황이 반전됐다. 신흥국 채권으로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했고 하반기 들어서는 신흥국 주식으로도 자금이 유입 중이다.

최근 상황을 보면 달러가 조금 강세를 보여도 유가가 하락세를 보여도 신흥국증시는 큰 영향을 받지 않고 견고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신흥국의 경기 방향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2분기 이후로는 신흥국 경기 반등이 확인되고 있으며 신흥국 기업이익 전망 또한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신흥국 경기 반등 스토리는 주로 내수에 의한 것이다. 달러 급등, 유가 급락 이후 침체됐던 내수가 정상화되는 과정에 있는 것이다.

원자재 수출 신흥국 중 상당수는 2014년 하반기 이후 달러 강세 및 유가 급락으로부터 큰 상처를 입었다.

경기 위축으로 신용 리스크가 상승하자 자금 이탈 압력 상승, 환율 상승, 인플레 상승, 금리인상, 내수 침체 심화라는 악순환 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흥국뿐만 아니라 미국 경제마저도 달러 강세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자 달러 강세 믿음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연준의 금리인상 전망 후퇴는 달러 약세 전환의 트리거(방아쇠)가 되었다.

올해 연초 다수의 연준 인사들은 달러 강세에 대한 경계감을 피력함으로써 '달러 강세를 자극하지 않는 금리인상'이라는 가이드라인을 묵시적으로 제시했다.

금년 3월 이후는 달러 및 유가 안정이 이루어졌고 이는 신흥국이 앞서 설명한것과 같은 악순환 고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후 신흥국 환율이 안정되었고 인플레이션도 정점을 찍고 떨어지면서 구매력이살아나기 시작했다.

금리 인하를 통한 내수 진작도 기대되고 있다.

2014년 유가 급락 이후 금리 인상 국가 중에서는 러시아와 인도네시아가 금년상반기에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이들 국가에서는 앞으로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예상되며 브라질 등 중남미에서도 금리 인하 동참 사례가 늘어날 전망이다.

지금은 경제지표 방향으로 볼 때 선진국보다 신흥국이 더 낫다.

일본이나 유럽과 대비하면 더욱 그렇다. 이는 투자 매력도 측면에서 신흥국이선진국보다 우위에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을 통해 통화정책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서 벗어나 재정 확대가 이루어질 필요성이 공감대를 얻어가는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절대저금리인 선진국 국채나 한국 국채 등이 매력적인 투자 대안이 되기는 어렵다.

결론적으로 경기 방향성, 투자 매력도 등을 종합해 볼 때 다가오는 미국의 금리인상에 신흥국 자금 이탈이 재현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2004년에도 연준의 두 번째 금리인상 이후에는 위험 선호가 본격 회복세를 띤바 있다.

조만간 있을 미국 금리인상 이후 신흥국의 견고함이 확인된다면 글로벌 투자가들로 하여금 위험자산 투자에 자신감을 갖게 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작성자: 박희찬 미래에셋증권[037620] 투자분석팀장 hcpark@miraeasset.com) ※ 이 글은 해당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의견으로, 연합뉴스의 편집 방향과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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