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구 한투 부회장 "회사 규모보다 퀄리티 더 중요"

입력 2016-09-08 16:00  

14년째 대학가 채용 설명회 참석…"하이투자증권 아주 매력적이진 않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은 8일 자회사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 확충 방안과 관련해 "회사의 규모보다는 퀄리티(질)가 더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대에서 열린 한국투자증권 채용 설명회에 참석해 "인수합병(M&A)으로 회사를 키울 생각이 있느냐"는 한 대학생의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김 부회장은 "지금 지주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0%인데 가장 큰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의 ROE가 8% 정도밖에 안 나온다"며 "다른 자회사가 분발해 지주의 ROE를높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증권이 증자해서 돈을 잘 벌고 고객, 주주, 직원이 다 행복할 수 있다면좋겠지만 커져서 해악만 부린다면 커질 이유가 없다"며 "(규모가) 커진 만큼 훌륭한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지 나름대로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금융위원회가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 방안을 발표하며 초대형 IB에제공할 인센티브를 자기자본 기준으로 3조원, 4조원, 8조원으로 나눠 제시함에 따라한국투자증권의 자본확충 방안에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현재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3조2천억원이다.

금융위 방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4조원이 넘는 대형 증권사는 어음 발행을 통해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기업에 대출해줄 수 있다.

증권사의 어음 발행액은 레버리지 비율(총자산/자기자본) 산정에서도 제외된다.

이들 증권사에는 기업을 상대로 한 외국환 업무가 허용된다.

김 부회장은 "어떤 회사를 M&A 하면 시너지가 날지, 그냥 우리 스스로 성장하는게 나은지 잣대를 들이대고 고민하고 있다"며 "추구하는 것은 단 한 가지, 아시아에서 누구보다 고객과 주주와 직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채용 설명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하이투자증권 인수전 참여 여부에대해 "증권에서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이기는 하지만 아주 매력적이지는 않다"고 답했다.

사실상 하이투자증권 인수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채용 설명회에는 서울대생 외에 다른 학교 학생 등 150여명이 참석해 강의실 계단까지 가득 채워 대학가의 취업 열기를 보여줬다.

김 부회장은 이날 채용 설명회에서 "금융은 유한한 자원인 재화, 즉 돈을 가장효율적으로 분배하는 기능을 가진 업"이라며 "앞으로는 (한국금융투자지주는) 한국을 넘어 아시아의 '넘버원'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사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꿈과 열정을 같이 할 파트너이자 동반자"라며 "같은 꿈을 꾸고 같은 곳을 바라보며 같이 노력할 수 있는, 같이 도전하고 같이 깨지고 같이 눈물 흘릴 수 있는 한국투자의 파트너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투자는 결코 편한 직장이 아니다"라며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싶고, 내 능력의 끝이 어딘지 보고 싶다는 분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이 대학가 채용 설명회에 참석한 것은 올해로 14년째다.

한국투자증권은 업황에 관계없이 매년 100명 안팎의 신입 사원을 공채하는 사실상 유일한 증권사다. 작년 80명을 선발한 데 이어 올해도 100여명의 신입 사원을 뽑을 예정이다.

hanajja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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