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책임투자, '착한 투자' 아닌 '돈 버는 투자'"(종합)

입력 2016-09-26 11:34  

<<창립 기념 세미나 관련 내용을 추가합니다.>>창립 10주년 '서스틴베스트' 류영재 대표 인터뷰

"기업의 사회책임은 횡령 등의 문제로 수감됐다가 풀려난 그룹 총수가 내놓는 선물 보따리 성격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창립 10주년을 맞은 사회책임투자 리서치기관인 '서스틴베스트'의 류영재 대표는 2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업들의 사회책임 및 국내 투자자들의 사회책임투자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초보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회책임투자가 착한 투자나 사회적 선의 수준으로 이해되고 있다"며 "그러나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고려한 사회책임투자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비재무적 위험을 피할 수 있는 '돈 벌기 위한 투자'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대표가 2006년 9월 설립한 서스틴베스트는 국내 1세대 지속가능투자 컨설팅업체로, 기업들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성과를 전문적으로 분석한다.

회사 이름은 '서스테이너블(Sustainable·지속가능한)'과 '인베스트먼트(Investment·투자)'에서 따온 것이다.

현재 시가총액 상위 887개 기업의 ESG 성과를 분석해 연기금 및 기관투자자들에게 펀드 운용을 위한 기초 자료로 제공하고 있다.

약 6조8천억원 규모인 국민연금의 사회책임투자(SRI) 펀드 중 3조5천억원에 대한 컨설팅을 맡고 있다.

민간업체 최초로 기업들의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주주들에게 제공하는 의안분석서비스도 하고 있다.

그는 기업들의 ESG 요소가 재무 리스크에 반영되는 시간이 점점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폴크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에 따른 주가 폭락이나 '갑질' 논란을빚은 남양유업[003920]에 대한 불매운동 사례만 봐도 기업들의 비재무적 요소 관리능력이 얼마나 중요해졌는지 알 수 있습니다." 류 대표에 따르면 2010년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서스틴베스트가 선정한 책임투자 적합 종목의 수익률(4.97%)은 코스피200지수(-0.67%)의 수익률을 5.64%포인트 초과했다.

그는 그러나 지난 10년을 되돌아봤을 때 ESG 요소와 관련한 제도 개선은 일정부분 이뤄졌지만 실질적 측면의 개선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후진적인 지배구조를 꼽았다.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ACGA)가 2014년 아시아 국가의 기업 지배구조를 평가한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11개국 중 8위로, 말레이시아, 대만, 인도보다도 순위가 낮았다.

그는 "여전히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에 매우 부정적인반응을 보인다"며 "현대차[005380]의 한전 부지 고가 매입 논란에 엘리엇 사태까지이어지며 실망감이 더 커진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취약한 지배구조는 10% 안팎의 적은 지분율을 지닌 대주주가 나머지 90%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는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을 키운다"고 말했다.

류 대표는 국내 기관 투자자들의 소극적 의결권 행사도 이러한 후진적인 지배구조 및 의사결정 과정을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연금의 작년 의결권 행사 내역만 봐도 '찬성' 비중이 89.6%에 달한다.

그는 "고객들의 자산을 최대한 지키고 불리는 것이 펀드의 의무임에도 경영진이나 대주주의 비합리적 의사결정에 반대를 외치지 않는 것은 직무태만"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서스틴베스트는 오는 28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창립 10주년 기념 세미나를 연다.

국내의 다양한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하는 이 세미나에서는 책임투자 시장의 발전현황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ESG 평가 방법, 환경 이슈가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논의한다.

sj9974@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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