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주식투자' 코스닥 시장에선 통했다

입력 2016-11-08 05:01  

융자거래량 증가율 상위 30종목, 올 들어 주가 30% 뛰어

코스닥 시장이 좀처럼 활기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신용융자거래가 급증한 종목의 주가는 올들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유가증권시장)에선 이런 종목의 주가가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빚을 내서 투자하는 전략이 코스닥에서만 통한 셈이다.

8일 대신증권[003540]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4일까지 코스닥 신용융자거래 증가율 상위 30종목의 평균 주가 수익률은 29.38%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대성파인텍[104040](177.34%), 에이모션[031860](143.53%), 행남생활건강[008800](112.12%), 넥스트아이[137940](109.70%), 자연과환경[043910](102.78%), 삼일기업공사[002290](102.56%) 등 6종목 주가는 두 배 넘게 불었다.

주가가 50% 넘게 오른 종목도 엠에스씨[009780](99.29%), 삼강엠앤티[100090](87.26%) 등 5개나 됐다.

신용융자거래 증가율 상위 30종목 가운데 21종목의 주가가 뛰었는데 증가율과주가 상승률이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았다.

융자거래량이 1만 배 넘게 증가한 엠에스씨(증가율 1위)는 주가가 2배 가까이(99.29%) 상승했다.

그러나 증가율 2위인 위노바[039790](885.5배 증가)는 거꾸로 19.46% 내렸다.

반면에 코스피는 올해 들어 신용융자거래 증가율 상위 30종목(보통주)의 평균주가 수익률이 -14.67%로 집계됐다.

'빚 투자'가 몰릴수록 해당 종목의 주가 수익은 떨어진 것이다.

융자거래 증가율 1위는 롯데제과[004990]로, 연초 182주에 불과했던 융자 잔고는 지난 14일 2만9천182주로 약 160배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주가는 18.2% 떨어졌다.

신용융자거래는 향후 주가가 오를 것을 기대하고 증권사에 일부 증거금을 내고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것을 일컫는다.

주로 개인투자자가 이용하는 투자 수법으로, 돈을 빌릴 수 있는 기간은 일반적으로 90일, 최장 180일로 제한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닥에서 올 들어 융자거래가 많은 종목의 주가 상승률이 높게 나타나긴 했지만 주가 변동이 심한 상황에서는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신용융자거래액 규모는 최근 증가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의 신용융자거래액의 잔고 합계는 7조413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8월 말 8조원 가까이 치솟으며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가감소세로 돌아섰다.

시장별 잔고 규모를 보면 코스닥이 더 컸다.

코스닥 잔고는 시가총액의 2.05%에 달하는 3조9천614억원, 코스피는 이보다 다소 적은 3조799억원(시총의 0.25%)으로 집계됐다.

gorious@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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