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영 효율성 제고와 지배구조 투명성 확보등을 명분으로 내세운 기업분할 결정이 잇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대주주의 지배력 확대 수단으로 기업분할과 지주사 전환이 활용되는 것을 억제하려는 논의가 역설적으로 기업분할 결정을 촉발한다는 분석이 나오고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리온과 매일유업은 전날 각각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결정했다.
오리온[001800]은 현 회사를 분할 존속회사이자 지주사인 오리온홀딩스(가칭)와분할 신설회사인 오리온(가칭)으로 인적분할하기로 했다. 분할 기일은 내년 6월1일이다.
매일유업도 지주회사 부문과 유가공 사업 부문으로 회사를 인적분할하기로 했다. 분할 기일은 내년 5월1일이다.
두 회사는 분할 취지를 경영 효율성과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함이라고설명했다.
이에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 15일 조선·해양·엔진, 전기전자,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로봇, 서비스 등 6개 회사로 분리하는 사업분사 안건을 의결했다.
조선·해양·엔진 등 선박 건조와 직접 관련 있는 사업을 하나로 묶고, 나머지비조선 사업 부문을 각각 떼어내 총 6개의 독립회사로 운영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산업용 로봇 등을 생산하는 로봇 부문은 알짜 비상장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를 품을 예정이어서 향후 지주회사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또 크라운제과는 지난달 21일 식품제조·판매를 담당하는 식품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존속회사이자 지주회사인 크라운해태홀딩스와 식품제조와 판매사업을 맡는신설회사(크라운제과)로 나누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분할 기일은 내년 3월1일이다.
경동가스, AP시스템, 유비쿼스, 일동제약, 한솔PNS 등도 올해 들어 인적 분할을결정했거나 분할한 회사들이다.
이밖에 삼성SDS는 물류사업 분할 계획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도 지난달 미국계 헤지펀드 주주인 엘리엇 매니지먼트로부터 분할 요구를 받은 상황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자사주 규제 논의가 분할 촉발"…주가에도 긍정적 증권가에서는 야당을 중심으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법안이 연이어 발의된 게 최근 기업분할을 확산시키는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기업 분할 전부터 보유하던 자사주를 강제 처분하게 하거나 신주 배정을 금지하게 하는 등 인적분할시 자사주를 활용해 지배력을 확대하던 관행을 뜯어고치려는 법안이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기업 분할이나 분할 합병시 기업이 원래 보유하던자사주에 분할신주를 배정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상법개정안을 지난 7월 발의했다.
현재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회사가 두 개로 분할할 경우 사실상 의결권이부활해 회삿돈으로 지배주주의 지배권을 강화한다는 문제 의식을 토대로 한 법안이다.
다시 말해 인적분할을 하면서 원래 회사의 재원으로 사들인 자사주를 지주사에배정해 신주를 받는 방식으로 기존 주주의 지배력을 확대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김준섭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회에서의 논의가 최근 인적분할 확산을 촉발한 원인으로 생각된다"며 "발의된 법안이 제도화될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현 상황에서 리스크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소한 '마중물' 역할을 한 것으로 본다"며 "자사주를 활용한 인적분할은 내년에 사상 최다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최근 인적분할을 결정한 기업 중 현대중공업(13.4%)이나 오리온(12.1%)은 자사주 지분율이 높은 편에 속하는 상장사다.
그동안 인적분할이 주가 측면에서 긍정적이었던 점도 인적분할 확산의 이유로꼽힌다.
인적분할은 자사주의 의결권을 부활시켜 시가총액 증대 효과를 내고, 배당 등주주환원을 증대하는 계기로 작용해 온 게 사실이다.
하나금융투자가 2007년 이후 인적분할한 주요 27개 상장사(분할 당시 시가총액2천억원 규모)의 시총 변화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인적분할 공시 3개월 뒤 시총이평균 6.1% 늘었고 9개월 뒤에는 평균 90.9%나 증가했다.
오진원 연구원은 "인적분할은 주가 상승 시그널로 해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ev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증권가에서는 대주주의 지배력 확대 수단으로 기업분할과 지주사 전환이 활용되는 것을 억제하려는 논의가 역설적으로 기업분할 결정을 촉발한다는 분석이 나오고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리온과 매일유업은 전날 각각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결정했다.
오리온[001800]은 현 회사를 분할 존속회사이자 지주사인 오리온홀딩스(가칭)와분할 신설회사인 오리온(가칭)으로 인적분할하기로 했다. 분할 기일은 내년 6월1일이다.
매일유업도 지주회사 부문과 유가공 사업 부문으로 회사를 인적분할하기로 했다. 분할 기일은 내년 5월1일이다.
두 회사는 분할 취지를 경영 효율성과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함이라고설명했다.
이에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 15일 조선·해양·엔진, 전기전자,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로봇, 서비스 등 6개 회사로 분리하는 사업분사 안건을 의결했다.
조선·해양·엔진 등 선박 건조와 직접 관련 있는 사업을 하나로 묶고, 나머지비조선 사업 부문을 각각 떼어내 총 6개의 독립회사로 운영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산업용 로봇 등을 생산하는 로봇 부문은 알짜 비상장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를 품을 예정이어서 향후 지주회사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또 크라운제과는 지난달 21일 식품제조·판매를 담당하는 식품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존속회사이자 지주회사인 크라운해태홀딩스와 식품제조와 판매사업을 맡는신설회사(크라운제과)로 나누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분할 기일은 내년 3월1일이다.
경동가스, AP시스템, 유비쿼스, 일동제약, 한솔PNS 등도 올해 들어 인적 분할을결정했거나 분할한 회사들이다.
이밖에 삼성SDS는 물류사업 분할 계획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도 지난달 미국계 헤지펀드 주주인 엘리엇 매니지먼트로부터 분할 요구를 받은 상황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자사주 규제 논의가 분할 촉발"…주가에도 긍정적 증권가에서는 야당을 중심으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법안이 연이어 발의된 게 최근 기업분할을 확산시키는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기업 분할 전부터 보유하던 자사주를 강제 처분하게 하거나 신주 배정을 금지하게 하는 등 인적분할시 자사주를 활용해 지배력을 확대하던 관행을 뜯어고치려는 법안이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기업 분할이나 분할 합병시 기업이 원래 보유하던자사주에 분할신주를 배정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상법개정안을 지난 7월 발의했다.
현재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회사가 두 개로 분할할 경우 사실상 의결권이부활해 회삿돈으로 지배주주의 지배권을 강화한다는 문제 의식을 토대로 한 법안이다.
다시 말해 인적분할을 하면서 원래 회사의 재원으로 사들인 자사주를 지주사에배정해 신주를 받는 방식으로 기존 주주의 지배력을 확대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김준섭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회에서의 논의가 최근 인적분할 확산을 촉발한 원인으로 생각된다"며 "발의된 법안이 제도화될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현 상황에서 리스크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소한 '마중물' 역할을 한 것으로 본다"며 "자사주를 활용한 인적분할은 내년에 사상 최다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최근 인적분할을 결정한 기업 중 현대중공업(13.4%)이나 오리온(12.1%)은 자사주 지분율이 높은 편에 속하는 상장사다.
그동안 인적분할이 주가 측면에서 긍정적이었던 점도 인적분할 확산의 이유로꼽힌다.
인적분할은 자사주의 의결권을 부활시켜 시가총액 증대 효과를 내고, 배당 등주주환원을 증대하는 계기로 작용해 온 게 사실이다.
하나금융투자가 2007년 이후 인적분할한 주요 27개 상장사(분할 당시 시가총액2천억원 규모)의 시총 변화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인적분할 공시 3개월 뒤 시총이평균 6.1% 늘었고 9개월 뒤에는 평균 90.9%나 증가했다.
오진원 연구원은 "인적분할은 주가 상승 시그널로 해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ev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