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본부장, 내부게시판에 이사장 독단 비난글…댓글 쇄도
"뒤늦었지만 이제라도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내가 희생되는 한이 있어도 불의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각오로 이 글을 올립니다" 30일 오전 한국철도시설공단 내부 게시판에 본부장급 한 간부가 올린 글의 도입부이다.
이 글이 게시되자 순식간에 100건에 가까운 댓글이 달리는 등 온종일 논란이 가열됐다.
글은 얼마 전 국토교통부 담당 사무관과 골프를 친 공단 간부들에 대한 징계위에서 감사실 양정(정직 3개월)보다 가벼운 징계(감봉 3개월)를 의결한 데 대해 이사장이 강하게 질책, 이날 재심의가 진행된 것을 문제 삼았다.
글을 올린 간부는 "(현 이사장 취임 후) 최근 2년 4개월간 셀 수도 없을 만큼많은 선후배와 동료가 평생을 몸바쳐 사랑해 왔던 삶은 터전을 떠났고 사형 선고와도 같은 파면 또는 해임 조치됐다"며 "대한민국 역사상 이렇게 짧은 기간에 그렇게많은 사람이 회사를 떠나거나 징계처분을 받았는데 이 같은 징계처분이 징계위의 공정한 심의에 의해 결정된 것이냐"고 물었다.
그는 이어 "수십 명의 직원이 보직도 없이 엄청난 고통과 수모를 당하면서 공단14층에 대기하며 고통의 나날을 보냈고 지금도 여러 명이 악몽과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하며 "(이사장) 스스로 공단과 직원을 질책하고 비난한 결과 대통령국회 시정연설에서 철도시설이 부정부패의 온상으로 내몰리는 결과를 초래한 사실은공단 명예와 위상을 크게 떨어뜨린 대표적 사례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동안 공단 노조가 이사장과 고소·고발 공방을 벌이기는 했지만 고위 간부가공식적으로 이사장에 대해 반발하기는 처음이다.
이 같은 글이 올라오자 '모두가 불만을 토로하지만 누구도 앞서서 행동하지 못했던 조직에서 이런 용기 있는 선배님이 계시다는 사실이 정말 다행스럽다', '소신있는 실천을 공단을 되살리는 데 큰 밑거름이 되리라 생각된다', '오늘 피운 불씨하나가 공단 미래를 위한 큰 힘이 될 것이다' 등 공감하는 댓글이 쇄도했다.
반면 경영진은 이 간부가 임기만료를 앞둔 상태에서 인사절차를 오해해 글을 올린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글 내용 가운데 "인사규정 당연퇴직 조항을 운운하며 3차례에 걸쳐 명예퇴직하도록 회유와 강요에 가까운 전화를 했다"는 부분에 해석의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 간부 임기는 내년 1월 9일까지로, 이후에는 당연히 물러나도록 규정돼 있다.
임기가 만료되기 전 연임이 결정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 공모절차를 거쳐 새로 취임할 수도 있는데 아직 연임 등을 보장받지 못하자 이 글을 올린 것으로해석했다.
경영진 쪽의 한 간부는 "글 전반부 징계 관련 내용은 과거 국정감사 등을 통해수차례 지적됐던 내용"이라고 일축하면서 "후배들의 존경을 받는 분께서 이렇게 물의를 일으키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간부는 이어 "연임 결정이나 후임 간부 공고는 국토교통부 협의를 거쳐야 하는데 국토부가 코레일 파업사태에 집중하다 보니 협의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당연퇴직 등 규정에 관해서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obr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뒤늦었지만 이제라도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내가 희생되는 한이 있어도 불의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각오로 이 글을 올립니다" 30일 오전 한국철도시설공단 내부 게시판에 본부장급 한 간부가 올린 글의 도입부이다.
이 글이 게시되자 순식간에 100건에 가까운 댓글이 달리는 등 온종일 논란이 가열됐다.
글은 얼마 전 국토교통부 담당 사무관과 골프를 친 공단 간부들에 대한 징계위에서 감사실 양정(정직 3개월)보다 가벼운 징계(감봉 3개월)를 의결한 데 대해 이사장이 강하게 질책, 이날 재심의가 진행된 것을 문제 삼았다.
글을 올린 간부는 "(현 이사장 취임 후) 최근 2년 4개월간 셀 수도 없을 만큼많은 선후배와 동료가 평생을 몸바쳐 사랑해 왔던 삶은 터전을 떠났고 사형 선고와도 같은 파면 또는 해임 조치됐다"며 "대한민국 역사상 이렇게 짧은 기간에 그렇게많은 사람이 회사를 떠나거나 징계처분을 받았는데 이 같은 징계처분이 징계위의 공정한 심의에 의해 결정된 것이냐"고 물었다.
그는 이어 "수십 명의 직원이 보직도 없이 엄청난 고통과 수모를 당하면서 공단14층에 대기하며 고통의 나날을 보냈고 지금도 여러 명이 악몽과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하며 "(이사장) 스스로 공단과 직원을 질책하고 비난한 결과 대통령국회 시정연설에서 철도시설이 부정부패의 온상으로 내몰리는 결과를 초래한 사실은공단 명예와 위상을 크게 떨어뜨린 대표적 사례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동안 공단 노조가 이사장과 고소·고발 공방을 벌이기는 했지만 고위 간부가공식적으로 이사장에 대해 반발하기는 처음이다.
이 같은 글이 올라오자 '모두가 불만을 토로하지만 누구도 앞서서 행동하지 못했던 조직에서 이런 용기 있는 선배님이 계시다는 사실이 정말 다행스럽다', '소신있는 실천을 공단을 되살리는 데 큰 밑거름이 되리라 생각된다', '오늘 피운 불씨하나가 공단 미래를 위한 큰 힘이 될 것이다' 등 공감하는 댓글이 쇄도했다.
반면 경영진은 이 간부가 임기만료를 앞둔 상태에서 인사절차를 오해해 글을 올린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글 내용 가운데 "인사규정 당연퇴직 조항을 운운하며 3차례에 걸쳐 명예퇴직하도록 회유와 강요에 가까운 전화를 했다"는 부분에 해석의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 간부 임기는 내년 1월 9일까지로, 이후에는 당연히 물러나도록 규정돼 있다.
임기가 만료되기 전 연임이 결정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 공모절차를 거쳐 새로 취임할 수도 있는데 아직 연임 등을 보장받지 못하자 이 글을 올린 것으로해석했다.
경영진 쪽의 한 간부는 "글 전반부 징계 관련 내용은 과거 국정감사 등을 통해수차례 지적됐던 내용"이라고 일축하면서 "후배들의 존경을 받는 분께서 이렇게 물의를 일으키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간부는 이어 "연임 결정이나 후임 간부 공고는 국토교통부 협의를 거쳐야 하는데 국토부가 코레일 파업사태에 집중하다 보니 협의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당연퇴직 등 규정에 관해서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obr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