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경영정상화 주문…출연연 "애먼 우리탓">

입력 2014-02-05 17:01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방침을 두고 과학기술계 연구기관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5일 전국공공연구노조 등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달 말까지 공공기관별로방만경영을 해소할 수 있는 정상화 계획을 작성해 제출하도록 했다.

미래부가 예시로 든 '방만경영 정상화 계획 작성 양식'에 따르면 '방만경영'의대표적인 사례를 적시한 뒤 지난 3년 동안의 학자금, 주택자금, 의료비, 경조비, 문화여가비 등 주요 복리후생비 지급 현황을 적도록 했다.

또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지 않는 방만경영 사례를 분야별로 들고, 개선 목표까지 제시하도록 했다.

지난 경영에 대한 일종의 '반성문'인 셈.

이를 두고, 과학기술계 연구현장은 부채가 없는 정부출연 연구기관까지 '방만경영'의 주범으로 몰아가는 것이 아니냐며 볼멘 소리를 내고 있다.

한 출연연 직원은 "수익을 내는 공공기관이 아닌 R&D(연구개발)를 목표로 하는연구기관에 경영 효율을 종용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출연연 직원도 "지난 IMF 위기 때 이미 자녀 대학 등록금 지원 등 대부분의 출연연의 복지제도는 폐지됐다"며 "연구자들의 처우를 개선해 이공계 기피 현상을 해결한다는 취지에서 복지 제도를 만들어 놓고는 정책이 일관성이 없다"고 말했다.

이런 연구원들의 분위기를 반영하듯 기초과학지원연구원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등 앞에는 "박근혜 정부는 비정상적인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중단하라"고 적힌 수십개의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과학기술계는 정부가 정작 지배구조 개선이나 연구과제중심(PBS·Project BasedSystem) 제도 등 개선해야 할 본질적인 문제들은 외면한 채 변죽만 올리고 있다는목소리가 높다.

PBS는 연구기관이 정부나 민간 등으로부터 연구과제를 수탁해 인건비 등을 조달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 때문에 연구기관들이 본연의 임무나 영역과 동떨어지더라도 돈이 몰리는 분야라면 무리하게라도 과제를 엮어 '연구비 따기' 경쟁에 나서는 등 부작용이 많아매번 개선방안을 요구해 왔지만 고쳐지지 않고 있다.

이광오 공공연구노조 사무처장은 "이미 지난 정권에서 출연연 복지제도나 휴가제도는 모두 후퇴됐는데 방만경영의 대표적인 사례처럼 나오니 연구원들이 허탈해하고 있다"며 "연구 자율성을 확대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인데, 다른 정책 변화는 이뤄지지 않고 변죽만 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jyou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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