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기초과학 프로젝트로 추진…대전 신동지구에 13만㎡ 규모로 준공입지 논란으로 5년 만에 본궤도…정치적 입김에 좌우 안돼
새해부터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핵심 시설인'중이온 가속기' 구축사업이 본격 시작된다.
구축될 한국형 중이온 가속기는 '온라인 동위원소 분리방법'(ISOL)과 '비행파쇄방법'(IF)을 동시에 사용하는 세계 유일의 가속기로, 기초연구뿐만 아니라 의료, 원자력, 신소재 등 산업 분야 전반에 활용될 예정이다.
중이온 가속기는 기초과학 연구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한 과학벨트프로젝트의 핵심 시설로 추진돼 왔지만 입지 논란에 휘말리며 5년 넘게 설립이 지연됐다.
가속기 분야 연구를 선점하려면 더이상 소모적 논란이나 정치적 갈등에 휘둘리지 말고 로드맵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 한국형 중이온가속기 '라온'(RAON) 한국형 중이온가속기인 라온은 양성자에서 우라늄까지 다양한 중이온의 가속·충돌을 통해 물질 구조를 변화시켜 희귀 동위원소를 생성하고 이를 첨단 기초과학연구에 활용하는 연구시설이다.
크게 양성자에서 우라늄까지 다양한 동위원소를 생성하는 장치인 '이온원'과 이온원에서 우라늄 빔을 가속하는 '초전도 가속관', 양성자를 가속하는 장치인 '싸이클로트론', 그리고 희귀 동위원소 빔을 제공하는 'ISOL·IF 시스템' 등 네 부분으로구성된다.
특히 라온은 입자 가속을 위해 세계 최초로 온라인 동위원소 분리방법(ISOL)과비행파쇄 방법(IF)을 동시에 사용해 새로운 희귀 동위원소(RI·Rare Isotope)를 발견할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ISOL 방식은 두꺼운 표적에 양성자 빔을 가속해 동위원소를 찾아내는 것이고, IF 방식은 얇은 표적에 무거운 중이온(우라늄 등) 빔을 가속·충돌시켜 희귀 동위원소를 생성하는 방식이다.
라온이 완공되는 2021년이 되면 동시대 가속기 가운데 가속에너지, 가속출력,희귀 동위원소(RI) 빔 에너지 등에서도 세계 최고 사양이 될 것이라고 중이온가속기사업단은 설명했다.
가속기에서 발생한 최고 1만여종의 희귀 동위원소를 이용해 자연계에 존재하는원소들의 기원을 밝히고 우주나 별의 진화와 같은 기초연구를 할 수 있다.
가속된 이온은 분자 수준의 암 치료나 생명공학 연구 등에도 활용될 수 있으며,중이온 가속기로 방사성 저감기술을 개발하게 되면 방사선 및 원자력에너지 이용을크게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새해부터 토지보상…2021년 준공 목표 미래창조과학부와 대전시는 라온이 들어서는 대전 신동지구에 대한 실시계획을승인, 새해부터 토지보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동지구 내 95만2천㎡ 부지에 13만㎡ 규모로 착공해 2021년까지 준공하는 것을목표로 하고 있다.
가속시설에 대해서는 공모를 통해 당선작이 선정돼 기본설계에 들어갔으며, 부지 조성과 지질 조사를 거쳐 2017년부터는 실제 건설에 들어가게 된다.
가속기 장치는 현재 초전도 가속관, 저온유지 모듈, ISOL 표적함 등 핵심 가속·실험장치의 시제품 제작 및 성능테스트가 진행중이며, 2016년부터 실제 가속기에쓰일 장치를 제작할 예정이다.
특히 가속기의 핵심 장치인 초전도 가속관은 전략적으로 국산화가 추진중으로,개발에 성공할 경우 미국, 일본, 캐나다 등에 이어 세계 7번째로 초전도 가속관 제작기술을 보유하게 된다.
초전도 가속관은 브라질에서 생산되는 희소 광물인 나이오븀(Nb)으로 만들어진직경 56㎝의 원형 진공관으로, -270도의 극저온에서 저항이 Ɔ'이 되는 초전도 상태로 만드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중이온가속기사업단은 현재 자체 설계·제작한 2개 타입의 초전도 가속관 시제품을 캐나다 'TRIUMF'(국립입자핵물리연구소)에 보내 성능 시험을 진행 중이며, 내년초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 남은 과제는 중이온 가속기 구축사업은 사업 계획이 확정된 지 5년 만에야 시작됐다.
MB정부의 충청권 공약으로 추진돼 2009년 1월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과학벨트종합계획을 확정했지만, 세종시 수정안 논란으로 과학벨트 입지 문제가 불거지면서정치 및 지역 간 갈등이 벌어졌고 결국 2년 만에야 이들 핵심시설이 들어설 입지를대전으로 선정했다.
이후에도 1조원이 추가로 투입돼야 할 신동·둔곡지구 부지매입비 주체를 놓고정부와 대전시 간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애초 2017년까지 중이온 가속기를 완공하려던 계획이 5년이나 늦춰졌다.
이 때문에 중이온 가속기 주요 장비에 대한 설계를 마치고도 설치 공사에 들어가지 못했다.
가속기 부지의 암반이 안정적인지, 물이 흐르지 않는지 등을 조사한 뒤 가속기건물, 실험연구동 등 공간 배치를 보완하고 설계를 수정해야 하는데 이 같은 과정이'올스톱'된 것이다.
최근 미래부의 실시계획 승인으로 5년 만에야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지만, 정상추진에 대한 우려는 아직도 여전하다.
6개월째 공석인 중이온가속기사업단장에 특정 인사의 내정설이 흘러나오는 상황이고, 포항 4세대 방사광 가속기 예산 퍼주기 등의 문제가 불거지고 있기 때문.
이상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백년대계를 다지고, 과학기술 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과학벨트 사업이 더이상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좌우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전동오 중이온가속기사업단장 직무대행은 "가속기 건설이 가시화되면서 캐나다트라이엄프, 미국 미시간주립대 가속기연구소 등 해외 가속기연구소와의 연구개발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중이온 가속기가 완공되면 핵물리·물성과학·의생명 분야 과학자들이 모여 공동연구를 수행하는 세계적인 기초과학 연구시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you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새해부터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핵심 시설인'중이온 가속기' 구축사업이 본격 시작된다.
구축될 한국형 중이온 가속기는 '온라인 동위원소 분리방법'(ISOL)과 '비행파쇄방법'(IF)을 동시에 사용하는 세계 유일의 가속기로, 기초연구뿐만 아니라 의료, 원자력, 신소재 등 산업 분야 전반에 활용될 예정이다.
중이온 가속기는 기초과학 연구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한 과학벨트프로젝트의 핵심 시설로 추진돼 왔지만 입지 논란에 휘말리며 5년 넘게 설립이 지연됐다.
가속기 분야 연구를 선점하려면 더이상 소모적 논란이나 정치적 갈등에 휘둘리지 말고 로드맵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 한국형 중이온가속기 '라온'(RAON) 한국형 중이온가속기인 라온은 양성자에서 우라늄까지 다양한 중이온의 가속·충돌을 통해 물질 구조를 변화시켜 희귀 동위원소를 생성하고 이를 첨단 기초과학연구에 활용하는 연구시설이다.
크게 양성자에서 우라늄까지 다양한 동위원소를 생성하는 장치인 '이온원'과 이온원에서 우라늄 빔을 가속하는 '초전도 가속관', 양성자를 가속하는 장치인 '싸이클로트론', 그리고 희귀 동위원소 빔을 제공하는 'ISOL·IF 시스템' 등 네 부분으로구성된다.
특히 라온은 입자 가속을 위해 세계 최초로 온라인 동위원소 분리방법(ISOL)과비행파쇄 방법(IF)을 동시에 사용해 새로운 희귀 동위원소(RI·Rare Isotope)를 발견할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ISOL 방식은 두꺼운 표적에 양성자 빔을 가속해 동위원소를 찾아내는 것이고, IF 방식은 얇은 표적에 무거운 중이온(우라늄 등) 빔을 가속·충돌시켜 희귀 동위원소를 생성하는 방식이다.
라온이 완공되는 2021년이 되면 동시대 가속기 가운데 가속에너지, 가속출력,희귀 동위원소(RI) 빔 에너지 등에서도 세계 최고 사양이 될 것이라고 중이온가속기사업단은 설명했다.
가속기에서 발생한 최고 1만여종의 희귀 동위원소를 이용해 자연계에 존재하는원소들의 기원을 밝히고 우주나 별의 진화와 같은 기초연구를 할 수 있다.
가속된 이온은 분자 수준의 암 치료나 생명공학 연구 등에도 활용될 수 있으며,중이온 가속기로 방사성 저감기술을 개발하게 되면 방사선 및 원자력에너지 이용을크게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새해부터 토지보상…2021년 준공 목표 미래창조과학부와 대전시는 라온이 들어서는 대전 신동지구에 대한 실시계획을승인, 새해부터 토지보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동지구 내 95만2천㎡ 부지에 13만㎡ 규모로 착공해 2021년까지 준공하는 것을목표로 하고 있다.
가속시설에 대해서는 공모를 통해 당선작이 선정돼 기본설계에 들어갔으며, 부지 조성과 지질 조사를 거쳐 2017년부터는 실제 건설에 들어가게 된다.
가속기 장치는 현재 초전도 가속관, 저온유지 모듈, ISOL 표적함 등 핵심 가속·실험장치의 시제품 제작 및 성능테스트가 진행중이며, 2016년부터 실제 가속기에쓰일 장치를 제작할 예정이다.
특히 가속기의 핵심 장치인 초전도 가속관은 전략적으로 국산화가 추진중으로,개발에 성공할 경우 미국, 일본, 캐나다 등에 이어 세계 7번째로 초전도 가속관 제작기술을 보유하게 된다.
초전도 가속관은 브라질에서 생산되는 희소 광물인 나이오븀(Nb)으로 만들어진직경 56㎝의 원형 진공관으로, -270도의 극저온에서 저항이 Ɔ'이 되는 초전도 상태로 만드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중이온가속기사업단은 현재 자체 설계·제작한 2개 타입의 초전도 가속관 시제품을 캐나다 'TRIUMF'(국립입자핵물리연구소)에 보내 성능 시험을 진행 중이며, 내년초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 남은 과제는 중이온 가속기 구축사업은 사업 계획이 확정된 지 5년 만에야 시작됐다.
MB정부의 충청권 공약으로 추진돼 2009년 1월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과학벨트종합계획을 확정했지만, 세종시 수정안 논란으로 과학벨트 입지 문제가 불거지면서정치 및 지역 간 갈등이 벌어졌고 결국 2년 만에야 이들 핵심시설이 들어설 입지를대전으로 선정했다.
이후에도 1조원이 추가로 투입돼야 할 신동·둔곡지구 부지매입비 주체를 놓고정부와 대전시 간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애초 2017년까지 중이온 가속기를 완공하려던 계획이 5년이나 늦춰졌다.
이 때문에 중이온 가속기 주요 장비에 대한 설계를 마치고도 설치 공사에 들어가지 못했다.
가속기 부지의 암반이 안정적인지, 물이 흐르지 않는지 등을 조사한 뒤 가속기건물, 실험연구동 등 공간 배치를 보완하고 설계를 수정해야 하는데 이 같은 과정이'올스톱'된 것이다.
최근 미래부의 실시계획 승인으로 5년 만에야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지만, 정상추진에 대한 우려는 아직도 여전하다.
6개월째 공석인 중이온가속기사업단장에 특정 인사의 내정설이 흘러나오는 상황이고, 포항 4세대 방사광 가속기 예산 퍼주기 등의 문제가 불거지고 있기 때문.
이상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백년대계를 다지고, 과학기술 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과학벨트 사업이 더이상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좌우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전동오 중이온가속기사업단장 직무대행은 "가속기 건설이 가시화되면서 캐나다트라이엄프, 미국 미시간주립대 가속기연구소 등 해외 가속기연구소와의 연구개발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중이온 가속기가 완공되면 핵물리·물성과학·의생명 분야 과학자들이 모여 공동연구를 수행하는 세계적인 기초과학 연구시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you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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