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 끊겨도 화면유지 되는 초절전 메모리형 LCD 개발

영남대 곽진석 교수 "전자책 등 전력소비 50% 이상 절감 가능"

국내 연구진이 영상데이터 신호를 계속 보내지않아도 화면이 유지돼 전자책 등의 전력소모를 50% 이상 줄일 수 있는 초절전 메모리형 액정디스플레이(LCD)를 개발했다.

영남대 물리학과 곽진석 교수와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김재훈 교수팀은 23일표면 액정과 그 아랫부분 액정이 특정 조건에서 서로 미끄러지는 표면 활주 현상을이용해 데이터신호가 끊겨도 화면이 사라지지 않는 메모리형 LCD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곽 교수와 김 교수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각각 제1저자와 교신저자로참여한 이 연구 결과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6월 2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일반적인 LCD는 유리 기판 표면의 액정과 표면 아랫부분 액정이 강하게 결합해있어 영상데이터 신호가 끊기면 표면 아래 액정과 표면 액정이 차례로 원래 상태로되돌아가면서 영상이 사라진다.

이 때문에 전자책이나 광고판, 가격표시판 등 화면 전환이 느린 LCD의 경우 일정 화면을 수초∼수십초 간 유지하려면 데이터신호를 계속 공급해야 하고 이 시간에도 전력은 계속 소모된다.

연구진은 이 연구에서 디스플레이 기판 위에 액정을 정렬시키는 물질로 기존에사용돼온 폴리이미드 대신 PMMA(polymethyl-methacrylate)를 사용하면 45도 이상에서 표면 액정과 아랫부분 액정의 결합이 약해지고 전기장에 의해 미끄러지는 현상이일어난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LCD의 유리 기판 표면 액정과 표면 아랫부분 액정의 결합을 느슨하게만들어 서로 미끄러지게 하면 데이터 신호가 끊겨도 표면 액정이 본래 상태로 돌아오지 않아 화면이 유지되는 LCD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이 연구 성과를 전자책, 광고판, 가격표시판, 메뉴판 등 화면 전환이 느린 LCD에 적용하면 전력 소비량을 50%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차후 광통신, 동적초점변환렌즈, 카메라, 스캐너, 프린터, 편광센서, 편광소자 등에 활용되는 메모리형 광소자 개발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citech@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