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탐사 경제학 중심, 스핀오프에서 우주산업으로 이동"
"아폴로 달탐사 과정에서 개발된 기술들은 지금까지 '스핀오프(Spin off)'를 통해 경제에 영향을 미쳤지만 이젠 발사체·우주선까지 민간기업이 개발, 운용하는 상업적 우주산업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은 내년부터 2018년 말까지 1천978억원을 들여 시험용달 궤도선 1기를 발사하는 달탐사 1단계 사업을 본격화한다.
항우연은 1단계 사업에 이어 2020년 국내에서 개발한 달착륙선을 국내에서 개발하고 제작한 한국형 발사체로 자력 발사하는 2단계 달탐사 사업을 통해 세계 일곱번째 달탐사국에 오른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달탐사 사업을 보는 국내의 시각은 곱지만은 않다. 미국·러시아가 유·무인 달탐사 마친 상황에서 의미 있는 탐사성과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제한된 국가 연구개발(R&D) 재원을 매년 수천억원씩 달탐사에 투입하면 다른 R&D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그러나 국내의 우려 분위기와는 달리 달탐사 국제 경쟁은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미국, 러시아, 유럽 등 전통적인 우주탐사 강국에 이어 최근에는 일본, 중국, 인도가 앞다퉈 달 탐사에 나서고 있다.
◇ 상업적 우주산업 시대 시작됐다 전문가들은 달탐사 경쟁의 재점화 배경에는 달, 지구, 태양계의 기원과 형성과정 규명 같은 과학적 목적과 함께 급격히 커지는 상업적 우주산업을 선점하려는 전략이 숨어 있다고 분석한다.
1960년대 이후 미국·러시아의 달탐사 경쟁에서 개발된 수많은 기술이 컴퓨터,인공위성, 통신 등 혁신적 제품으로 이어진 '스핀오프'로 세계 경제·사회를 바꿔놓은 것처럼 큰 변화를 몰고 올 우주산업 시대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일본과 인도, 중국이 달탐사를 넘어 화성탐사에 박차를 가하는 데에는 지금 우주개발 선진국을 따라잡지 않으면 우주산업 시대에도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주'가 국가 또는 국제공동 탐사에서처럼 공공 R&D 영역에서 민간기업이 경쟁하는 경제활동 영역으로 편입되는 우주산업 시대의 선두에는 재활용 로켓 기술로 주목받는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 같은 민간기업이 있다.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의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21일(현지시간) 위성을 탑재한 로켓 '팰컨 9'을 발사한 뒤 1단 로켓을 다시 지상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스페이스X는 200㎞ 상공까지 쏘아올린 로켓을 회수하는 데 성공, 로켓 발사 비용을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로켓 재활용에 한발 다가섰다.
이번 성공으로 지난달 100㎞ 상공까지 발사한 로켓을 회수하는 데 성공한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조스가 이끄는 블루오리진과 스페이스X의 재사용 로켓개발 경쟁도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이들의 경쟁이 주목받는 것은 달탐사를 포함한 우주개발에서 발사 비용이 매우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현재 상용화된 가장 저렴한 발사체는 1회에 6천만 달러가 드는 스페이스X의 '팰컨 9' 로켓이다.
1회 발사 비용 6천만 달러는 이미 경쟁사의 절반에 불과할 정도로 저렴한 것이지만 이를 다시 10분의 1로 줄이면 우주여행 대중화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NASA도 이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미국은 2011년 우주왕복선을 퇴역시킨 뒤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NASA는 현재 러시아 소유스 우주선을 이용해 우주인 한 명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보낼 때마다 러시아에 7천만 달러를 내고 있다.
NASA는 유인우주선 프로그램 '오리온(Orion Capsule)'이 시작되는 2021년까지는소유즈 우주선을 이용할 수밖에 없어 스페이스X와 보잉 등 민간기업이 2017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구 저궤도(LEO) 유인 서비스를 기대하고 있다.
◇ NASA 정책변화, 우주산업 경쟁 촉발 달탐사에서처럼 우주산업 시대를 개막에도 미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10년 향후 5년간 60억 달러를 민간 우주기업에지원하기로 약속해 일론 머스크와 제프 베조스, 리처드 브랜슨 영국 버진그룹 회장등 억만장자들의 우주산업 투자를 이끌어 냈다.
최근 움직임이 과거와 크게 다른 것은 발사체·우주선을 민간기업이 개발하고운용한다는 점이다. 과거에도 NASA 예산의 85∼90%가 민간기업에 흘러갔지만 민간기업은 NASA의 감독하에 로켓과 우주선을 설계, 생산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NASA가 ISS에 화물을 보내는 임무를 스페이스X와 오비털사이언스 등에위탁하는 등 발사체까지 민간기업에 넘기면서 '우주'가 상업적 산업영역으로 편입될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NASA의 이런 움직임을 지지하는 측에서는 발사체나 우주선을 개발하고 운용하는것을 민간기업에 넘기면 우주산업 활성화 효과를 거둘 수 있고 NASA는 과학 임무와탐사에 더 주력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 달은 상업적 우주산업 구현 시험무대 상업적 우주산업 시대 도래는 달탐사의 효용성과 달의 가치를 재평가받는 계기가 되고 있다.
런던 버크벡대학 이언 크로퍼드 교수(행성학·우주생물학)는 국제학술지 '자연지리학 진보(Progress in Physical Geography)'에 발표한 논문에서 향후 우주탐사기지 활용 등 달의 경제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먼저 달에 우주기지를 건설하면 얼음상태 물에서 산소와 수소를 얻어 로켓 연료로 사용하는 등 현지자원이용(ISRU)이 가능하다는 점이 꼽혔다. 화성탐사 등 장기간진행될 우주개발에서 달을 이용해 지구에서 가져가야 할 물품을 줄이는 것은 매우중요하다.
그는 또 통신, 일기예보, 자원관리 등에서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인공위성 관리가 미래에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달을 기지로 활용하면 발사 비용 측면에서 지구보다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전 NASA 우주비행사 론 개런은 달이 우주기지뿐 아니라 태양에너지를 모아 지구로 보내고 소행성 충돌 같은 재앙에서 인류가 생존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미국은 물론 세계 각국이 더 적극적으로 달탐사에 나설 것을 주장했다.
그는 또 "어린이는 미래에 대한 최고의 투자이고 우주프로그램은 이들에게 큰동기부여가 된다"며 "영구적인 달기지를 만들면 수백만명의 젊은이를 고등교육으로이끌어 미국의 기술 우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citech@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아폴로 달탐사 과정에서 개발된 기술들은 지금까지 '스핀오프(Spin off)'를 통해 경제에 영향을 미쳤지만 이젠 발사체·우주선까지 민간기업이 개발, 운용하는 상업적 우주산업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은 내년부터 2018년 말까지 1천978억원을 들여 시험용달 궤도선 1기를 발사하는 달탐사 1단계 사업을 본격화한다.
항우연은 1단계 사업에 이어 2020년 국내에서 개발한 달착륙선을 국내에서 개발하고 제작한 한국형 발사체로 자력 발사하는 2단계 달탐사 사업을 통해 세계 일곱번째 달탐사국에 오른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달탐사 사업을 보는 국내의 시각은 곱지만은 않다. 미국·러시아가 유·무인 달탐사 마친 상황에서 의미 있는 탐사성과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제한된 국가 연구개발(R&D) 재원을 매년 수천억원씩 달탐사에 투입하면 다른 R&D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그러나 국내의 우려 분위기와는 달리 달탐사 국제 경쟁은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미국, 러시아, 유럽 등 전통적인 우주탐사 강국에 이어 최근에는 일본, 중국, 인도가 앞다퉈 달 탐사에 나서고 있다.
◇ 상업적 우주산업 시대 시작됐다 전문가들은 달탐사 경쟁의 재점화 배경에는 달, 지구, 태양계의 기원과 형성과정 규명 같은 과학적 목적과 함께 급격히 커지는 상업적 우주산업을 선점하려는 전략이 숨어 있다고 분석한다.
1960년대 이후 미국·러시아의 달탐사 경쟁에서 개발된 수많은 기술이 컴퓨터,인공위성, 통신 등 혁신적 제품으로 이어진 '스핀오프'로 세계 경제·사회를 바꿔놓은 것처럼 큰 변화를 몰고 올 우주산업 시대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일본과 인도, 중국이 달탐사를 넘어 화성탐사에 박차를 가하는 데에는 지금 우주개발 선진국을 따라잡지 않으면 우주산업 시대에도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주'가 국가 또는 국제공동 탐사에서처럼 공공 R&D 영역에서 민간기업이 경쟁하는 경제활동 영역으로 편입되는 우주산업 시대의 선두에는 재활용 로켓 기술로 주목받는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 같은 민간기업이 있다.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의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21일(현지시간) 위성을 탑재한 로켓 '팰컨 9'을 발사한 뒤 1단 로켓을 다시 지상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스페이스X는 200㎞ 상공까지 쏘아올린 로켓을 회수하는 데 성공, 로켓 발사 비용을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로켓 재활용에 한발 다가섰다.
이번 성공으로 지난달 100㎞ 상공까지 발사한 로켓을 회수하는 데 성공한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조스가 이끄는 블루오리진과 스페이스X의 재사용 로켓개발 경쟁도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이들의 경쟁이 주목받는 것은 달탐사를 포함한 우주개발에서 발사 비용이 매우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현재 상용화된 가장 저렴한 발사체는 1회에 6천만 달러가 드는 스페이스X의 '팰컨 9' 로켓이다.
1회 발사 비용 6천만 달러는 이미 경쟁사의 절반에 불과할 정도로 저렴한 것이지만 이를 다시 10분의 1로 줄이면 우주여행 대중화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NASA도 이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미국은 2011년 우주왕복선을 퇴역시킨 뒤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NASA는 현재 러시아 소유스 우주선을 이용해 우주인 한 명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보낼 때마다 러시아에 7천만 달러를 내고 있다.
NASA는 유인우주선 프로그램 '오리온(Orion Capsule)'이 시작되는 2021년까지는소유즈 우주선을 이용할 수밖에 없어 스페이스X와 보잉 등 민간기업이 2017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구 저궤도(LEO) 유인 서비스를 기대하고 있다.
◇ NASA 정책변화, 우주산업 경쟁 촉발 달탐사에서처럼 우주산업 시대를 개막에도 미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10년 향후 5년간 60억 달러를 민간 우주기업에지원하기로 약속해 일론 머스크와 제프 베조스, 리처드 브랜슨 영국 버진그룹 회장등 억만장자들의 우주산업 투자를 이끌어 냈다.
최근 움직임이 과거와 크게 다른 것은 발사체·우주선을 민간기업이 개발하고운용한다는 점이다. 과거에도 NASA 예산의 85∼90%가 민간기업에 흘러갔지만 민간기업은 NASA의 감독하에 로켓과 우주선을 설계, 생산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NASA가 ISS에 화물을 보내는 임무를 스페이스X와 오비털사이언스 등에위탁하는 등 발사체까지 민간기업에 넘기면서 '우주'가 상업적 산업영역으로 편입될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NASA의 이런 움직임을 지지하는 측에서는 발사체나 우주선을 개발하고 운용하는것을 민간기업에 넘기면 우주산업 활성화 효과를 거둘 수 있고 NASA는 과학 임무와탐사에 더 주력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 달은 상업적 우주산업 구현 시험무대 상업적 우주산업 시대 도래는 달탐사의 효용성과 달의 가치를 재평가받는 계기가 되고 있다.
런던 버크벡대학 이언 크로퍼드 교수(행성학·우주생물학)는 국제학술지 '자연지리학 진보(Progress in Physical Geography)'에 발표한 논문에서 향후 우주탐사기지 활용 등 달의 경제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먼저 달에 우주기지를 건설하면 얼음상태 물에서 산소와 수소를 얻어 로켓 연료로 사용하는 등 현지자원이용(ISRU)이 가능하다는 점이 꼽혔다. 화성탐사 등 장기간진행될 우주개발에서 달을 이용해 지구에서 가져가야 할 물품을 줄이는 것은 매우중요하다.
그는 또 통신, 일기예보, 자원관리 등에서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인공위성 관리가 미래에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달을 기지로 활용하면 발사 비용 측면에서 지구보다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전 NASA 우주비행사 론 개런은 달이 우주기지뿐 아니라 태양에너지를 모아 지구로 보내고 소행성 충돌 같은 재앙에서 인류가 생존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미국은 물론 세계 각국이 더 적극적으로 달탐사에 나설 것을 주장했다.
그는 또 "어린이는 미래에 대한 최고의 투자이고 우주프로그램은 이들에게 큰동기부여가 된다"며 "영구적인 달기지를 만들면 수백만명의 젊은이를 고등교육으로이끌어 미국의 기술 우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citech@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