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273도' 견디는 우주용 실리콘카바이드 반사경 개발

입력 2016-03-24 12:00  

표준연 양호순 박사 "심우주용 카메라 국산화 길 열어"

국내 연구진이 온도가 영하 273도에 가까운 우주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실리콘카바이드(SiC) 소재 반사경을 개발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24일 우주광학센터 양호순 박사팀이 자체 보유한반사경 연마 기술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실리콘카바이드 소재의 직경 700㎜ 비구면반사경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존 우주용 반사경에는 유리 소재가 많이 사용됐다. 유리는 적당한 수준의 온도 변화에서는 변형 없이 가공 당시의 모양을 유지하기 때문에 지구 궤도 상의 인공위성 반사경에 많이 사용된다.

그러나 명왕성 근처처럼 영하 273도에 가까운 우주공간에서는 유리 반사경과 기계구조물의 팽창률이 차이로 반사경이 심하게 변형되거나 깨질 수 있어 카메라가 제성능을 유지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혜성 탐사선 로제타호나 명왕성 표면 사진을 촬영한 뉴호라이즌스호같은 우주탐사선에는 극저온 상태에서도 변형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 실리콘카바이드소재의 반사경을 사용한 카메라가 탑재됐다.

실리콘카바이드는 단단하고 열에 강한 소재로 금속을 가공하는 공구나 항공기용타이어 브레이크 등 기계 산업에서 널리 사용된다.

실리콘카바이드 소재 카메라는 반사경부터 기계구조물까지 모두 실리콘카바이드로 제작, 극저온에서도 반사경 변형이 거의 일어나지 않아 카메라 성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또 실리콘카바이드 반사경은 무게(직경 700㎜ 기준)가 9㎏으로 유리 반사경(25∼30㎏)의 3분의 1밖에 안 돼 취급이 쉽고 발사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사면의 최종 형상오차도 15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여서 해상도 1m이하의 고해상도 우주용 망원경에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실리콘카바이드 반사경은 유리보다 10배 이상 단단해 제작이 어려워서미국, 독일, 프랑스 등 일부 선진국만 가공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실리콘카바이드 반사경 연마를 위해 다이아몬드 입자를 입자 크기별로공정에 활용, 유리 소재만큼 빠르고 정밀하게 가공하는 데 성공했다.

양 박사는 "이번 개발한 실리콘카바이드 반사경은 앞으로 달 탐사용 카메라나화성 탐사용 카메라와 같은 심우주용 카메라, 대형 지상용 천체망원경 등 다양한 우주과학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citech@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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