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벨트 사업 지연으로 입주 희망 기업 줄어

입력 2016-06-08 17:40  

한국은행 지역경제 세미나…대전충남 한계기업 비중도 높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 사업이지연되면서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이 줄고, 중견기업의 관심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에서 열린 지역경제 세미나에서 대전발전연구원 강영주 박사가 발표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와 대전경제의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지식경제부와 미래창조과학부 등이 2012∼2014년 전국 1만5천개 기업체를 대상으로 과학벨트 거점지구의 입주 희망 여부를 조사한 결과 2.3%(351개)만이 희망한다고 답했다.

대전발전연구원이 이 가운데 85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종사자 수 50인 이하의기업이 69곳으로 전체의 81%를 차지했다. 이어 50∼100인 미만 사업장이 12곳, 100명 이상 사업장 4곳 등으로 나타났다.

매출액도 50억원 미만 사업장이 전체의 69%(59곳)에 달해 중견업체 이상 기업의관심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별로는 충청권 기업이 62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수도권(12곳), 경상권(10곳), 전라권(1곳) 등의 순이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이 81%(69곳)로 대부분을 차지해 과학벨트와 관련된 첨단산업보다는 기계장비 관련 업종이 주를 이뤘다.

나머지는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9곳). 출판·영상·방송통신(5곳), 도소매업(2곳) 등이었다.

강영주 박사는 "입주 희망기업의 대다수가 충청권 지역으로 당초 목표로 했던수도권 유수 기업의 이전 희망은 적었다"면서 "과학벨트 추진 계획이 변경, 지연되면서 가속기 관련 산업의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포항 방사광 가속기 사업의 경우 가속기 건설에 130개 기업이 참여했으며, 가속기 시장 규모는 1조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핵융합·가속기 분야 정부 R&D 사업을 통해 400개 이상의 중소·중견기업이 참여하는 산업생태계가 조성되는 등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강영주 박사는 "이달말 과학벨트가 첫 삽을 뜨게 되는데, 지역 경제에 긍정적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입장"이라면서 "가속기 관련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려면 연구개발 인력이나 장비 등에 대한 정부 차원에서의 적극적인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진 주제발표에서 문용필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과장은 '대전충남경제의 잠재 리스크' 보고서를 통해 "지역 한계기업의 비중이 높아 구조조정이 필요할 것으로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계기업은 기업이 존속하는 데 필요한 적정 규모의 이익을 내기 어려운 기업을뜻하는 것으로, 이자보상비율이 3년 연속 100% 미만이면 한계기업으로 분류한다.

지난해 지역 한계기업 비중은 16.1%로 전국 평균(15.5%)보다 높았으며, 기업의자산비중도 8.0%로 전국(9.4%)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다.

업종별로 전기전자와 석유화학, 철강, 도소매 업종에서 한계기업 비중이 전국평균을 상회했다.

특히 지난해 지역 철강업체의 매출액은 중소기업의 경우 12.9%나 줄어 현대제철등 주요 3개 기업의 매출액 감소폭(6.5%)의 두 배에 달했다.

김한수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장은 "지역 산업이 공급과잉 업종인 철강과 석유화학 산업으로 이뤄져 있어, 지역 한계기업도 이들 업종을 중심으로 늘어날 것으로보인다"면서 "금융시장은 물론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우려돼 대책이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와 대전발전연구원, 충남연구원이 공동으로 한국은행 창립 66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이날 세미나는 '구조조정기, 대전충남경제의 잠재 리스크와 향후 진로'를 주제로 강영주 대전발전연구원 박사, 문용필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과장, 백운성 충남연구원 연구위원, 김홍기 한남대 경상대학 학장 등이 참석한가운데 2시간 동안 진행됐다.

jyou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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