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과학상 토론회'서 지적…"젊은 과학자에 오랫동안 투자해야"
국내에서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나오려면 젊은과학자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7일 한국연구재단 대전청사에서 열린 '노벨과학상! 기다림의 미학'이라는 주제의 정책토론회에서 발표자로 나선 김선영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일부 스타 과학자에 대한 한시적인 지원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젊은 연구자들에 대한 투자가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뛰어난 연구자를 찾아 지원하겠다는 현재의 전략은 우선순위가 잘못된 것"이라면서 "실험 인프라와 환경이 여전히 열악한 상황에서 과학계의 '스타'를발굴하더라도 그 효과가 지속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황우석 사례로 보듯, 일부 스타로 인해 오히려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지원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기초과학에 대한 '묻지마식 투자'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이미 상당 규모의 예산이 기초과학에 쓰이고 있지만, 투자 대비 생산성이낮아 문제"라면서 "기초과학 연구 성과 중에서도 세계가 주목할 만큼 '딥 임팩트'(큰 영향력)가 있고 실용성이 높은 주제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벨상 수상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젊은 과학자에 대한 지원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지난 25년간의 노벨생리학상 수상자를 분석한 결과, 40세 이하 수상자가 전체의 54%이며, 평균 나이는 33세로 나타났다.
실험기간을 5년으로 잡는다면 프로젝트를 시작한 나이가 평균 28세라는 이야기이다.
그는 "연구의 핵심인력은 포스트닥, 즉 박사 후 연구원이지만 열악한 연구환경때문에 우수한 신진 연구자들은 대부분 해외로 유학을 떠나는 실정"이라며 신진 연구자에 대한 처우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노벨상 공장'이라 불리는 영국 'LMB'를 설립한 맥스 페루스와 그를도운 브랙 교수는 업적을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지 않았다"면서 "포스트닥이나 연구교수 등 아랫사람들의 업적은 본인의 것이라 생각하는 국내 시니어 교수들에게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이라고 국내 연구 관행을 꼬집었다.
이어진 토론에서 다른 연구자들도 젊은 연구자들이 창의적인 연구 활동을 할 수있도록 연구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백배호 건국대 물리학과 교수는 "스타 과학자 양성 정책보다는 장기적인 전략을통해 건강한 연구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택환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도 "젊은 조교수가 세계적인 대학의 동료들과 경쟁해 노벨상을 받도록 하려면 미국 대학에서 실시하고 있는 '스타트업 펀드'를지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일본처럼 1년에 1억원 내외로 10년간 꾸준히 풀뿌리 연구과제에 지원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박문정 포스텍 교수도 "비정규직 '포닥'에 대한 처우가 기업체 고졸 신입 직원만도 못한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라면서 "해외 유수 과학자들에게 투자하는 연구비 규모의 10분의 1이라도 젊은 과학자들이 하고 싶은 연구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투자한다면 세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유명한 학술지에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것을 계량화해 평가하는 현 과학기술 정책에 대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박배호 교수는 "연구과제를 수주하기 위해 과도한 경쟁이 요구되는 현재 상황에서는 창의적인 연구가 어렵다"면서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연구비와 연구 기간을 예측할 수 있도록 정성평가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선영 교수는 "연구 예산의 배분 과정에 공무원이 절대적 영향력을 끼치다 보니 과학기술계에 투서가 속출하고 연구과제 선정에 공정성 시비가 이는 등 부작용이일고 있다"면서 "관이 과학기술계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현재 관행으로는 좋은 연구를 하기 어렵다"고 쓴소리를 했다.
jyou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국내에서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나오려면 젊은과학자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7일 한국연구재단 대전청사에서 열린 '노벨과학상! 기다림의 미학'이라는 주제의 정책토론회에서 발표자로 나선 김선영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일부 스타 과학자에 대한 한시적인 지원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젊은 연구자들에 대한 투자가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뛰어난 연구자를 찾아 지원하겠다는 현재의 전략은 우선순위가 잘못된 것"이라면서 "실험 인프라와 환경이 여전히 열악한 상황에서 과학계의 '스타'를발굴하더라도 그 효과가 지속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황우석 사례로 보듯, 일부 스타로 인해 오히려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지원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기초과학에 대한 '묻지마식 투자'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이미 상당 규모의 예산이 기초과학에 쓰이고 있지만, 투자 대비 생산성이낮아 문제"라면서 "기초과학 연구 성과 중에서도 세계가 주목할 만큼 '딥 임팩트'(큰 영향력)가 있고 실용성이 높은 주제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벨상 수상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젊은 과학자에 대한 지원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지난 25년간의 노벨생리학상 수상자를 분석한 결과, 40세 이하 수상자가 전체의 54%이며, 평균 나이는 33세로 나타났다.
실험기간을 5년으로 잡는다면 프로젝트를 시작한 나이가 평균 28세라는 이야기이다.
그는 "연구의 핵심인력은 포스트닥, 즉 박사 후 연구원이지만 열악한 연구환경때문에 우수한 신진 연구자들은 대부분 해외로 유학을 떠나는 실정"이라며 신진 연구자에 대한 처우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노벨상 공장'이라 불리는 영국 'LMB'를 설립한 맥스 페루스와 그를도운 브랙 교수는 업적을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지 않았다"면서 "포스트닥이나 연구교수 등 아랫사람들의 업적은 본인의 것이라 생각하는 국내 시니어 교수들에게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이라고 국내 연구 관행을 꼬집었다.
이어진 토론에서 다른 연구자들도 젊은 연구자들이 창의적인 연구 활동을 할 수있도록 연구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백배호 건국대 물리학과 교수는 "스타 과학자 양성 정책보다는 장기적인 전략을통해 건강한 연구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택환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도 "젊은 조교수가 세계적인 대학의 동료들과 경쟁해 노벨상을 받도록 하려면 미국 대학에서 실시하고 있는 '스타트업 펀드'를지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일본처럼 1년에 1억원 내외로 10년간 꾸준히 풀뿌리 연구과제에 지원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박문정 포스텍 교수도 "비정규직 '포닥'에 대한 처우가 기업체 고졸 신입 직원만도 못한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라면서 "해외 유수 과학자들에게 투자하는 연구비 규모의 10분의 1이라도 젊은 과학자들이 하고 싶은 연구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투자한다면 세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유명한 학술지에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것을 계량화해 평가하는 현 과학기술 정책에 대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박배호 교수는 "연구과제를 수주하기 위해 과도한 경쟁이 요구되는 현재 상황에서는 창의적인 연구가 어렵다"면서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연구비와 연구 기간을 예측할 수 있도록 정성평가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선영 교수는 "연구 예산의 배분 과정에 공무원이 절대적 영향력을 끼치다 보니 과학기술계에 투서가 속출하고 연구과제 선정에 공정성 시비가 이는 등 부작용이일고 있다"면서 "관이 과학기술계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현재 관행으로는 좋은 연구를 하기 어렵다"고 쓴소리를 했다.
jyou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