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지진' 이후 TK 선출직들 지진연구기관 신설요구 봇물

입력 2016-10-2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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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헌철 지질연 박사 "예산 지원보다 인력 양성이 중요"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뒤 TK(대구·경북) 지역 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지진 연구기관에 대한 신설 요구가잇따르고 있다.

이미 경북 포항에 지질자원연구원 산하 분원이 운영 중인 만큼, 예산·인력 운용의 비효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지난 21일 부산시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동남권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국립지진방재연구원 설립을 정부에 건의했다.

김 도지사는 "지진에 체계적인 연구와 조사를 수행할 국책연구기관 설립이 절실하다"며 "지진 빈도가 잦고 원자력발전소가 밀집한 경북 동해안에 국립지진방재연구원을 설립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포항시장과 지역 국회의원도 이미 지진연구센터 설립을 요청해 지질연 포항 분원에 대한 예산 증액을 얻어낸 바 있다.

새누리당 김정재(포항 북구) 의원은 지난 5일 지질연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지질연 산하 지진연구센터를 동남권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11일 이강덕 포항시장이 신중호 한국지질연구원장을 만나 지진연구센터를 포항으로 이전해 달라고 건의하는 등 지원 사격을 했다.

결국, 지질연이 30억원 예산 지원을 건의, 센터 이전이 아닌 기존 포항에 있는지질자원 실증연구센터의 인력을 충원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포항시 흥해읍 성곡리에는 이미 지난 3월 지질연 분원인 지질자원 실증연구센터가 문을 열고 해양탐사선 탐해 2호를 운용해 해저 자원·지질 탐사와 연구를 진행중이다.

이에 대해 지질연 관계자는 "지질연 내 지진연구센터에 근무 중인 인력은 30여명에 불과한데, 최근 경주 지진으로 활성단층 연구와 해저 지질단층 연구 등 현안이산적해 있다"면서 "센터의 장비를 옮기는 데 드는 예산만 해도 수백억원에 달해 이전보다는 기존 분원의 인력을 충원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새누리당 조원진(대구 달서구병) 의원도 지난 14일 열린 기상청 국정감사에서 영남권에 독립적인 지진연구센터와 같은 연구기관을 설립해줄 것을 기상청에요구하기도 했다.

고윤화 기상청장도 그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처럼 지진 연구기관 신설 요구들이 봇물 터지듯 나오면서 오히려 연구 부실을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질연은 이미 1999년 말 경북 월성군 양남면 효동 2리에 처음으로 지진종합관측소를 설치하고도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제대로 운영하지 못했다.

잦은 지진이 발생하는 양산단층 지하 200m 깊이에 시추공지진관측소와 GPS 관측소, 지자장관측소 등으로 구성된 지진종합관측소를 뒀지만, 제대로 된 데이터 분석이 이뤄지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지진 연구 인력 풀이 제한적인 만큼 기관만 우후죽순으로 세우기보다는, 꾸준하고 내실 있는 지원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헌철 지질연 박사는 "정부의 예산 지원보다 절실한 것은 지진 전문 연구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라면서 "활성단층 조사의 경우 수십년에 걸쳐 현장 조사가 진행돼야 하는데, 인력이 부족해 지속하기엔 힘이 모자란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진연구센터에도 36명의 연구인력이 근무 중이지만 여력이 없어 정부 R&D 과제를 못하고 있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연구비를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지진 전문인력을 양성해 데이터와 노하우가 축적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jyou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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