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용 붓 이용해 DNA 모양 지그재그로 만들어

KAIST "저렴하면서도 잘 정렬된 DNA 나노구조체 개발"

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윤동기 교수 연구팀이일상생활에서 흔히 쓰이는 화장용 붓을 이용해 지그재그 모양의 DNA 구조체를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생체물질인 DNA는 두 개의 단일가닥이 이중나선 형태로 결합한 형태로만 존재하는데, 서로 염기서열 정보가 꼭 맞는 경우에만 결합이 일어난다.

이런 DNA 특성을 이용해 A,T,G,C 등 4가지 정보로 구성된 DNA의 염기서열 정보를 조작해 나노구조체를 만드는 기술이 쓰이고 있다.

하지만 설계 과정이 복잡하고, 염기서열이 조절된 DNA는 값이 비싸 활용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연어에서 추출한 DNA를 이용해 기존에 비해 1천배 이상 저렴한 비용으로 질서 있게 정렬된 지그재그 형태의 DNA 나노구조체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화장용 붓으로 DNA를 물감처럼 이용해 그림을 그리듯 기판에 한 방향으로문질렀다.

수 cm 지름의 붓이 2나노미터(㎚, 10억분의 1ｍ) 크기의 DNA 분자들을 붓질 방향으로 정렬시키면 얇게 퍼진 DNA 필름막이 형성된다.

이 막에는 붓 자국에 의해 홈이 파이는데, 물이 증발함에 따라 DNA 분자를 팽창시키는 힘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 팽창력이 DNA의 탄성력과 경쟁하면서 DNA 분자에 파도 모양의 기복이 생기고, 이에 따라 일정한 지그재그 패턴이 형성되는 원리이다.

DNA의 내부 정보까지는 조절할 수 없지만, DNA 물질을 일정하게 정렬할 수 있고, 붓의 두께에 따라 지그재그 구조의 주기도 임의로 조절할 수 있다.

액정 디스플레이(LCD)에 사용되는 액정 물질의 배향을 유도할 수 있고 금속 입자와 반도체 물질의 정렬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차윤정 박사과정 학생이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성과는 재료 분야 권위 있는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지난달 15일자 온라인판에 실렸고, '액정'(liquid crystal) 분야 핫토픽으로 선정됐다.

jyou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