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바뀐다."
2010년을 맞이하는 세계인들에게 영국의 경제전문지 EIU를 비롯한 모든 예측기관들이 가장 먼저 역설하는 주문이다.
2차 대전 이후 경제활동을 주도해 왔던 글로벌 스탠다드와 전혀 다른 ''뉴 노멀(New Normal, 새로운 표준)'' 시대가 전개되기 때문이다.
향후 10년 세계경제를 특징짓는 현상인 뉴 노멀은 종전의 글로벌 스탠다드와 글로벌 거버넌스의 한계에서 출발한다.
영국 이코노미스는 2가지 의제를 던졌다. ''미국의 국민소득이 언제 중국에 추월당할 것인가''와 ''영어가 언제까지 세계 공용어의 위상을 누릴 것인가''이다. 이른바 ''팍스 아메리카 시대의 종언''으로 이어진다면 2차 대전 이후 가장 큰 변화이다.
그 답은 2010년대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올해부터 향후 10년간 매년 중국과 미국이 각각 7.75%, 2.5%로 성장하고 위안화가 3%씩 평가절상된다면, 2019년에 중국이 세계 1위로 굴기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전성기에 있는 영어의 위력도 핵심사용계층인 백인이 3억 명에서 정체 상태인데다 컴퓨터의 발달로 통역기술이 크게 향상돼 조만간 시들 것으로 예상했다.
뉴 노멀 시대에는 세계경제 최고단위부터 바뀐다.
2차 대전 이래 국제규범과 국제기구를 주도해 왔던 미국을 포함한 서방 선진 7개국(G7)에서 중국이 새로운 중심축이 되어 떠오른 주요 20개국(G20)으로 빠르게 이동되고 있다. 이는 향후 새롭게 태동될 국제규범이 보다 많은 국가들의 이익이 반영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글로벌화 추세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각국의 이익이 보다 강조되는 과정에서 글로벌 추세와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벌써부터 뉴보호주의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국제기구의 회의론과 함께 신역할론도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G20서울회담을 계기로 국제통화기금은 쿼터 재조정이 이뤄졌다. 세계경제 중심축 이동과 함께 회의론이 불었던 세계무역기구 등 다른 국제기구들도 IMF와 비슷한 운명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기구간 연계 움직임도 빠르게 이행될 것이 확실시된다. 이미 WTO와 IMF간 연계움직임이 시작됐다.
갈수록 무역과 금융 등 경제 각 분야가 이분법 경제에서 불가불 경제로 바뀌는 상황에서 국제기구가 본래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도 서로 협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경제학에도 상당한 변화가 일 것으로 예상된다. 바로 주류 경제학과 비주류 경제학 간의 경계가 무너지는 현상이다.
금융위기를 계기로 합리적 인간을 가정한 주류 경제학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는 대신에 심리학, 생물학 등을 접목시켜 행동 경제학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합리적인 인간''이라는 가정이 무너진다면 자유와 창의를 바탕으로 한 시장경제에도 변화가 올 수밖에 없다.
금융위기와 같은 시장실패 부문에 대해서는 국가가 개입할 수 밖에 없는 정당성을 부여해 준다.
시장과 국가가 경제문제를 함께 풀어나가는 혼합경제가 한동안 지배할 가능성이 높다.
규제완화보다 규제강화, 사적이윤보다 공공선이 강조되면서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도전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분야은 산업 부분이다. 모든 것이 보이는 증강현실 시대를 맞아 종전에 볼 수 없었던 차별화 혹은 고부가 제품을 통한 경쟁우위 확보요구가 증대된 반면 후발기업들은 창의, 혁신, 개혁, 융통합, 글로벌 등 다각화 전략을 통해 경쟁력 격차를 줄여나갈 수밖에 없는 새로운 공급여건이 정착되고 있다.
수요 면에서는 트렌드의 신속한 변화에 따라 고부가 제품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는 반면, 이들 제품 소비에 드는 비용을 무료 컨텐츠 제공 등을 통해 줄여나가는 이율배반적인 소비행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SNS를 통한 인간 중심의 커넥션은 사회현상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나눔, 기부 등 이른바 ''착한 일''에 참여하고자 하는 욕구가 증대되고, 이런 움직임을 주도하는 기업과 계층에 대해 가치와 평가를 부여하는 시대가 전개되고 있다.
벌써부터 천재성 제품으로 구성되는 알파라이징 인더스트리와 빈곤층을 대상으로 하는 BOP 비즈니스가 2010년대를 상징하는 유망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기업환경이 변하는 만큼 경영 트렌드에도 획기적인 변화가 기대된다.
△시장지배력을 겨냥한 선제적 공격경영 △떠오르는 뉴보호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토착화 전략 △신수종 사업개발 △외부자원을 활용해 신성장 동력을 찾는 전략적 M&A △고객감동을 주는 주력제품의 서비스화 △모바일 융합을 통한 신사업모델개발 △저탄소 제품개발과 친환경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경쟁우위를 확보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많은 분야에소 변화를 몰고 올 ''뉴 노멀''이 새로운 스탠다드로 정착되지 못할 경우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뉴 노멀에 대한 실망감과 위기 이전의 글로벌 스탠다드에 대한 향수가 겹치면서 규범의 혼돈 시대로 빠져들 것이다.
위기가 더 큰 위기를 낳는다는 ''나선형 복합위기''가 새해 벽두부터 거론되는 것도 이 이유에서다.
1987년 블랙먼데이,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 위기가 10년마다 반복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뉴 노멀 시대를 맞는 모든 경제주체들은 ''또 다른 10년''을 기대와 희망만으로 갖기에는 편치 않아 보인다.
2011년 1월은 젤리형 뉴 노멀을 확고한 준거의 틀인 새로운 스탠다드로 굳히려는 노력이 시작되는 출발선이다.
또 다른 10년이 지나 또 다른 10년을 맞이할 2020년 연말에는 이번처럼 위기에 대한 우려가 없어졌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본다.
<글. 한상춘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
2010년을 맞이하는 세계인들에게 영국의 경제전문지 EIU를 비롯한 모든 예측기관들이 가장 먼저 역설하는 주문이다.
2차 대전 이후 경제활동을 주도해 왔던 글로벌 스탠다드와 전혀 다른 ''뉴 노멀(New Normal, 새로운 표준)'' 시대가 전개되기 때문이다.
향후 10년 세계경제를 특징짓는 현상인 뉴 노멀은 종전의 글로벌 스탠다드와 글로벌 거버넌스의 한계에서 출발한다.
영국 이코노미스는 2가지 의제를 던졌다. ''미국의 국민소득이 언제 중국에 추월당할 것인가''와 ''영어가 언제까지 세계 공용어의 위상을 누릴 것인가''이다. 이른바 ''팍스 아메리카 시대의 종언''으로 이어진다면 2차 대전 이후 가장 큰 변화이다.
그 답은 2010년대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올해부터 향후 10년간 매년 중국과 미국이 각각 7.75%, 2.5%로 성장하고 위안화가 3%씩 평가절상된다면, 2019년에 중국이 세계 1위로 굴기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전성기에 있는 영어의 위력도 핵심사용계층인 백인이 3억 명에서 정체 상태인데다 컴퓨터의 발달로 통역기술이 크게 향상돼 조만간 시들 것으로 예상했다.
뉴 노멀 시대에는 세계경제 최고단위부터 바뀐다.
2차 대전 이래 국제규범과 국제기구를 주도해 왔던 미국을 포함한 서방 선진 7개국(G7)에서 중국이 새로운 중심축이 되어 떠오른 주요 20개국(G20)으로 빠르게 이동되고 있다. 이는 향후 새롭게 태동될 국제규범이 보다 많은 국가들의 이익이 반영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글로벌화 추세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각국의 이익이 보다 강조되는 과정에서 글로벌 추세와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벌써부터 뉴보호주의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국제기구의 회의론과 함께 신역할론도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G20서울회담을 계기로 국제통화기금은 쿼터 재조정이 이뤄졌다. 세계경제 중심축 이동과 함께 회의론이 불었던 세계무역기구 등 다른 국제기구들도 IMF와 비슷한 운명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기구간 연계 움직임도 빠르게 이행될 것이 확실시된다. 이미 WTO와 IMF간 연계움직임이 시작됐다.
갈수록 무역과 금융 등 경제 각 분야가 이분법 경제에서 불가불 경제로 바뀌는 상황에서 국제기구가 본래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도 서로 협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경제학에도 상당한 변화가 일 것으로 예상된다. 바로 주류 경제학과 비주류 경제학 간의 경계가 무너지는 현상이다.
금융위기를 계기로 합리적 인간을 가정한 주류 경제학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는 대신에 심리학, 생물학 등을 접목시켜 행동 경제학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합리적인 인간''이라는 가정이 무너진다면 자유와 창의를 바탕으로 한 시장경제에도 변화가 올 수밖에 없다.
금융위기와 같은 시장실패 부문에 대해서는 국가가 개입할 수 밖에 없는 정당성을 부여해 준다.
시장과 국가가 경제문제를 함께 풀어나가는 혼합경제가 한동안 지배할 가능성이 높다.
규제완화보다 규제강화, 사적이윤보다 공공선이 강조되면서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도전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분야은 산업 부분이다. 모든 것이 보이는 증강현실 시대를 맞아 종전에 볼 수 없었던 차별화 혹은 고부가 제품을 통한 경쟁우위 확보요구가 증대된 반면 후발기업들은 창의, 혁신, 개혁, 융통합, 글로벌 등 다각화 전략을 통해 경쟁력 격차를 줄여나갈 수밖에 없는 새로운 공급여건이 정착되고 있다.
수요 면에서는 트렌드의 신속한 변화에 따라 고부가 제품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는 반면, 이들 제품 소비에 드는 비용을 무료 컨텐츠 제공 등을 통해 줄여나가는 이율배반적인 소비행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SNS를 통한 인간 중심의 커넥션은 사회현상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나눔, 기부 등 이른바 ''착한 일''에 참여하고자 하는 욕구가 증대되고, 이런 움직임을 주도하는 기업과 계층에 대해 가치와 평가를 부여하는 시대가 전개되고 있다.
벌써부터 천재성 제품으로 구성되는 알파라이징 인더스트리와 빈곤층을 대상으로 하는 BOP 비즈니스가 2010년대를 상징하는 유망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기업환경이 변하는 만큼 경영 트렌드에도 획기적인 변화가 기대된다.
△시장지배력을 겨냥한 선제적 공격경영 △떠오르는 뉴보호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토착화 전략 △신수종 사업개발 △외부자원을 활용해 신성장 동력을 찾는 전략적 M&A △고객감동을 주는 주력제품의 서비스화 △모바일 융합을 통한 신사업모델개발 △저탄소 제품개발과 친환경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경쟁우위를 확보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많은 분야에소 변화를 몰고 올 ''뉴 노멀''이 새로운 스탠다드로 정착되지 못할 경우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뉴 노멀에 대한 실망감과 위기 이전의 글로벌 스탠다드에 대한 향수가 겹치면서 규범의 혼돈 시대로 빠져들 것이다.
위기가 더 큰 위기를 낳는다는 ''나선형 복합위기''가 새해 벽두부터 거론되는 것도 이 이유에서다.
1987년 블랙먼데이,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 위기가 10년마다 반복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뉴 노멀 시대를 맞는 모든 경제주체들은 ''또 다른 10년''을 기대와 희망만으로 갖기에는 편치 않아 보인다.
2011년 1월은 젤리형 뉴 노멀을 확고한 준거의 틀인 새로운 스탠다드로 굳히려는 노력이 시작되는 출발선이다.
또 다른 10년이 지나 또 다른 10년을 맞이할 2020년 연말에는 이번처럼 위기에 대한 우려가 없어졌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본다.
<글. 한상춘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