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몰, 물건 없어도 일단 판다?

입력 2011-04-07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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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창고에 물건이 있는지 확인도 하지 않고 일단 판매부터 하는 상인이 있다면, 손님들은 판매 상인을 신뢰하기 어렵겠죠.
그런데 일부 홈쇼핑업체들이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김서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최근 유명 화장품 정보 공유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입니다.

한 회원이 ''최근 롯데홈쇼핑이 운영하는 인터넷쇼핑몰 롯데아이몰에서 화장품을 주문했지만, 판매했던 제품이 없다며 회사로부터 주문 취소 요구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해당 제품을 주문했던 다른 네티즌들도 같은 불만을 토로합니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기자가 직접 롯데홈쇼핑과 화장품 판매업체에 전화를 해봤습니다.

<인터뷰> 롯데홈쇼핑 담당자
(기자) 재고가 없는데 주문이 가능한 건가요?
"아마, 그 때 재고 표기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아서 그렇게 돼 있을 수도 있으세요, 고객님."
(기자) 재고가 없는데 재고가 있는 걸로 뜬단 얘기세요?
"네, 아마 그게 업데이트가 되지 않아서 그런 경우가 있으셨을 거에요.
조금씩 늦어지는 경우가 있고, 저희가 정보를 제공해드리려고 하는데요,
업체에서 진행하는 부분 같은 경우에는, 진행이 늦은 경우가 있어요, 고객님"

하지만 판매업체의 말은 다릅니다.

<인터뷰> 화장품 판매업체 담당자
"저희가 이제 100개 한정인데, 아이몰 측에서 실수로 수량이 굉장히 많이 올라가 있었어요.
그쪽에서 400개, 500개 이렇게 수량을 잘못 체크해서 올라 가버린거에요.
지금 따로 나갈 수 있는 물량은 없어요, 고객님"
(기자) 100개 밖에 없는데 그쪽에서 주문을 더 받았단 말씀이시죠?
"아이몰 쪽에서 취소 전화 문의를 많이 받으셨을거에요"

판매업체는 해당 상품을 100개만 한정 판매하기로 했지만, 롯데아이몰 측이 전산에 재고량을 과다하게 입력했다는 겁니다.

홈쇼핑과 판매자 모두 서로 책임을 피하기 바쁘지만, 재고가 있는지 확인하지 않고 제품을 팔기에만 급급했다는 얘기입니다.

이같은 사태는 롯데홈쇼핑 뿐 아니라 다른 홈쇼핑 인터넷몰에서도 자주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인터넷몰과 제휴 백화점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동시 판매되는 상품군에서는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온라인 상에서 주문할 수 있다고 나오는 상품도 고객센터에 실제 재고를 확인해보면 물건이 없다는 답이 돌아옵니다.

<인터뷰> CJ오쇼핑 고객센터
"다른 색상 제품도 다 없다고 하시고요."
(기자) 매장에 가도 없나요? 백화점에서도 파는 거죠?
"네, 백화점에서도 파는데요, 지금 다른 매장에도 상품 여유가 없으신 거 같아요. (매장) 가셔도 물건이 없으실 거 같아요."

근본적인 문제는 홈쇼핑업체들의 부실한 재고 관리 시스템에 있습니다.

판매자들은 대부분 같은 상품을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과 인터넷쇼핑몰 등 온라인 상에서 동시 판매하고, 재고를 오프라인 매장의 창고에 보관합니다.

만약 오프라인 매장에서 보유한 재고 수량의 변화가 인터넷쇼핑몰에 동시 반영되지 않으면, 이미 품절된 상품도 온라인에는 판매할 수 있게 나타납니다.

결국 실제로 재고가 있는지 눈으로 확인해 볼 수 없이 돈부터 지불해야 하는 인터넷 쇼핑몰 이용고객들은 낭패를 보는 것입니다.

<인터뷰> 성경제 공정거래위원회 전자거래팀 팀장
"물건을 공급받을 수 없을 수 있는 사유가 있다는 사실을 소비자에게 미리 고지해야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실들은 소비자의 구매의사결정에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만약 이런 사실이 반복적이고 상습적으로 일어난다고 하면 저희는 이제 전자상거래 등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21조 1항에 따라서 기만적인 고객유인에 해당될 수 있는 소지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홈쇼핑 인터넷몰에 상품이 품절될 수 있다는 내용이 잘 공지돼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4개 홈쇼핑사 중 1개사는 ''상품 품절 가능성''을 미리 공지하지 않았습니다.

나머지 3개사도 상품 설명 페이지의 2%가 되지 않는 좁은 면적에 ''상품 재고가 없을 수 있다''고 적어 두었습니다.

초기화면에서부터 ''백화점 상품을 그대로 판매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스탠딩> "홈쇼핑 인터넷몰의 불투명한 재고 관리.

홈쇼핑과 판매자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가운데 물건이 없어도 일단 팔고 보자는 식의 안일한 상술에 소비자들은 소중한 돈과 시간을 빼앗기고 있습니다.

WOW-TV NEWS 김서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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