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돈 쌓아두고 투자에는 소극적

입력 2011-04-05 11:09   수정 2011-04-0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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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잔치로 상장기업들의 내부 자금이 늘어났지만, 소극적인 투자로 유보율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이 양호한 대기업들의 유보율은 무려 1천200%를 넘었다.

정부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종 친기업정책으로 재계에 도움을 준 만큼 이제는 기업들이 다가올 위기에 대비해 투자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자산총액 기준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작년 말 현재 유보율은 1천219.45%를 기록했다.

2009년 말 유보율인 1천122.91%보다 96.54%포인트가 높아진 수치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 10대 그룹 계열사 중 작년과 비교를 할 수 있는 72개사가 분석대상이다.

10대 그룹 유보율은 외환위기 이후 꾸준하게 올라 2004년 말 600%를 돌파한 데 이어 2007년 들어서는 700%대, 2008년 말에는 900%대에 올라섰으며 2009년에는 1천%를 넘어섰다.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나눈 비율인 유보율은 영업활동 혹은 자본거래를 통해 벌어들인 자금을 얼마나 사내에 쌓아두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 비율이 높으면 통상 재무구조가 탄탄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반대로 투자 등 생산적 부분으로 돈이 흘러가지 않고 고여 있다는 부정적인 뜻도 있다.

10대그룹 상장 계열사의 자본금은 25조9천493억원으로 1년 전보다 8% 늘어나는데 그쳤으나 이익잉여금은 242조1천624억원으로 23% 증가했다.

대기업이 벌어들인 돈을 투자하지 않고 곳간에 쌓아놓으면서 잉여금이 자본금의 12배를 훌쩍 넘어선 셈이다.

전체 이익잉여금에서 10대그룹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도 57%에서 59%로 증가했다.

전체 상장사 626곳의 유보율도 746.38%로 700%를 넘었다.

1년 전보다 65.24%포인트나 높아졌다.

유보율이 가장 높은 곳은 태광산업으로 무려 3만6천385.49%다.

2009년 말 3만1천493.85%에서 다시 늘었다.

SK텔레콤은 2만9천102.71%에서 3만739.60%로 3만%를 넘어섰다.

자본금과 자본잉여가 같은 상황에서 이익잉여가 늘어난 결과다.

2만%대는 롯데제과, 1만%대는 남양유업, 롯데칠성음료, SKC&C, 영풍이다.

삼성전자의 유보율도 8천100.41%에서 9천358.63%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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