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저축은행들이 최근 잇따라 예금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자금이탈 사태가 진정되자 금리 수준을 정상화시키고 있으며 은행들은 반대급부로 자금을 대거 유치했지만, 마땅한 운용처를 찾지 못하자 예금 유치를 자제하는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에 따르면 이번 주 산업은행의 1년제 정기예금 금리는 연 3.66%로 지난달 초에 비해 0.15%포인트가 하락했다.
실세회전 정기예금 금리와 연금플러스 정기예금 금리는 각각 3.53%와 3.68%로 한 달새 0.07%포인트씩 떨어졌다.
기업은행의 1년제 정기예금 금리는 5일 현재 4.08%로 지난달말에 비해 0.05%포인트가 하락했으며, 2월말보다는 0.14%포인트 내렸다.
신한은행의 1년제 월복리 정기예금 금리도 5일 현재 4.10%로 2월말보다 0.10%포인트, 1월말보다 0.15%포인트가 하락했다.
SC제일은행은 정기예금 금리를 지난달초 4.25%에서 이번 주 4.15%로 0.10%포인트를 인하했다.
지난달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은행 예금금리가 낮아지는 것은 은행들이 저축은행 부실 사태 여파 등으로 수신이 대거 늘었지만, 운용할 곳을 찾지 못하면서 수신 조달을 자제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국민, 신한, 우리, 하나, 기업은행 등 5개 시중은행의 총수신은 지난달말 현재 736조1천573억원으로 전월말보다 19조8천371억원이나 급증했다.
1분기 수신 증가액이 전년 같은 기간의 14조5천196억원보다 5조원 이상 늘어난 규모다.
반면 지난달말 원화대출 잔액은 656조1천288억원으로 석 달새 10조1천574억원이 늘어 증가액이 총수신 증가액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한 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전반적으로 유동성이 풍족해 굳이 예금금리를 올리는 등 비용을 높여서 예금을 받을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며 "여러 정황으로 봐서 단기간에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당분간 수신 확대를 위한 예금금리 인상은 자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부실 우려에 따른 자금이탈 사태를 막기 위해 예금금리를 높였던 저축은행들도 최근 예금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서울 지역 한신저축은행은 1년제 정기예금 금리를 지난달 16일과 25일 0.10%포인트씩 낮춘 데 이어 이달에도 1일과 6일 추가로 0.10%포인트씩 인하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4.90%였던 예금금리가 6일 현재 4.50%로 낮아졌다.
스카이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5일 현재 4.90%로 한 달 전보다 0.20%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부산 지역 국제저축은행은 지난달초 5.30%에서 이달초 4.50%로 한 달새 0.80%포인트를 인하했으며, 고려저축은행은 지난달초 5.0%에서 이달초 4.60%로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