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양조장 설 곳 없다

입력 2011-04-0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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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기업들의 막걸리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시장을 키워온 중소양조장들은 갈 곳 없는 신세가 되고 있습니다. 정봉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진로가 강원도 홍천의 막걸리 제조업체 설악양조를 인수했습니다.

지난해 3월 막걸리 시장에 진출해 그동안 유통만 담당해왔지만 이제는 직접 생산에 나섭니다.

지난해 오리온이 참살이탁주를 인수한데 이어 대기업 가운데 두 번째로 생산에 뛰어들었습니다. 명분은 일본 수출입니다.

진로와 오리온 외에도 CJ제일제당과 롯데주류가 막걸리 유통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농심과 샘표식품도 막걸리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막걸리시장은 2008년 3천억원에서 지난해 7천억원 규모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그동안 중소업체들이 시장을 키워왔습니다.

대기업들은 막걸리의 글로벌화를 외치며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바라보는 시선은 달갑지 않습니다.

<전화인터뷰> 막걸리 업계 관계자
"중소양조장 입장에서는 80~90년동안 생산하고 있는데 (대기업이 들어오면) 어차피 경쟁력은 잃을 수 밖에 없습니다. 지역 시장을 건드리지 않으면 좋은데 그게 됩니까?"

정부가 올초부터 도입하기로 한 주류 품질인증제도 가뜩이나 어려워진 중소업체들을 코너로 몰고 있습니다.

주류 품질인증제는 정부가 마련한 품질 기준을 충족한 업체와 제품에 품질인증서를 발급해주는 제도입니다.

하지만 중소양조장들은 인증을 받을 엄두도 못내고 있습니다. 엄격한 위생기준을 통과하려면 그동안 써온 공장을 부수고 다시 지어야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지금까지 주류품질인증을 받은 곳은 서울탁주와 국순당 등 새로 설비를 마련한 대형업체들이 대부분입니다.

상생을 외치는 대기업과 품질을 외치는 정부 사이에서 그동안 시장을 키워온 중소막걸리 업체들은 시장에서 내쫓길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WOW-TV NEWS 정봉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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