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외국 정부 신용등급 평가한다

입력 2011-04-13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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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용평가 회사가 외국 정부의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시대가 왔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한신정평가는 13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5개국(말레이시아ㆍ태국ㆍ인도네시아ㆍ필리핀)과 남미 1개국(브라질) 등 총 6개국 정부의 신용등급을 평가해 발표했다.

국내 신용평가사가 외국 정부의 신용등급을 평가해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영국계 피치와 미국계 무디스가 최대 주주인 한국기업평가[034950]와 한국신용평가와 달리 한신정평가는 나이스홀딩스가 지분 100%를 보유한 토종 업체다.

한신정평가는 각국 정부의 신용등급을 평가하려고 2007년부터 준비를 해 왔고, 작년 6월에는 신용등급 평가 방법론을 만들어 해당 정부를 상대로 실사와 조사, 면담을 했다.

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강화하고자 외부 전문가들에게 자문도 했다.

경제안정성, 재정안정성, 금융기관 건전성, 외화유동성 등 4개 항목에 대해 매우 높음, 높음, 보통, 낮음, 매우 낮음 등 5단계로 구분해 평가했다.

각국 정부의 신용등급은 외화와 자국통화를 기준으로 나눠 발표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AA(외화)''와 ''AA+(자국통화)''로 평가했고, 말레이시아는 이보다 3단계 낮은 ''A/A+''로 매겼다.

태국은 ''BBB+/A-'', 브라질은 ''BBB/BBB+'', 인도네시아는 ''BBB-/BBB'', 필리핀은 ''BB+/BBB-'' 등급을 받았다.

정부 신용등급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국채뿐만 아니라 해당국의 기업 및 금융기관이 발행하는 채권의 이자율을 결정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다.

따라서 해당국 채권을 사려는 투자자와 기업의 투자의사 결정에 핵심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한신정평가는 기대했다.

한신정평가는 이날 신용등급을 발표한 6개국을 연 1회 이상 방문해 정기평가를 하되 국내 투자자와 금융기관, 기업의 관심이 높은 국가를 중심으로 평가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지난주까지 멕시코에 대한 실사를 마쳤고, 내달에는 터키로 실사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인도, 아르헨티나, 슬로베니아, 페루 정부와는 실사 및 면담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

한신정평가 이용희 부회장은 "그동안 국외 신평사의 평가만 받아왔는데 이제는 우리도 외국 정부를 독립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됐다. 한국 경제력이 커지고 금융시장이 성숙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무디스ㆍ피치ㆍS&P 등 외국 신평사들이 주도해 온 신용평가시장에 다양한 의견을 제공해 국제 금융시장이 더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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