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그리스 채무조정 돕겠다"

입력 2011-04-16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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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재정 위기를 둘러싼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베르너 호이어 독일 외무차관은 15일 그리스의 채무 구조조정 노력을 돕겠다는 입장을 명시적으로 밝혀 시장에 다시 충격을 안겼다.

그러나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은 채무조정을 예상하는 시장의 추측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호이어 차관은 이날 베를린에서 한 인터뷰에서 그리스의 채무 조정이 ''재앙''은 아닐 것이라면서 독일은 어려움을 겪는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회원국이 부채 상환 조건을 완화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노력하는 것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그리스에 대한 1천100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에도 불구하고 유로존 회원국의 첫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막지 못할 수도 있음을 강력히 시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연합(EU) 담당인 호이어 차관은 "그리스가 개혁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지만 이 모든 것이 충분한지, 그 결과가 곧 나타날지는 전혀 다른 문제"라면서 "그리스의 경제, 재정상황을 지켜보고 있는데, 우려스럽다"고 설명했다.

호이어 차관의 발언 후 10년 만기 그리스 국채의 수익률은 54bp나 급등한 13.82%를 기록했으며, 독일 국채와 스프레드(수익률 차이)는 사상 최대인 1,041bp까지 벌어졌다. 유로화도 미국 달러화에 대해 0.4%, 일본 엔화에 대해서는 0.9% 하락했다.

한편 전날 "그리스가 막대한 채무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올 경우 추가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던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자신의 발언이 채무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인정한 것이라는 언론의 해석이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제통화기금(INF)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에 온 쇼이블레 장관은 "내 발언을 가지고 앵글로-색슨 언론매체들이 만들어 낸 것은 다소 오도된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정부 관리들은 쇼이블레 장관이 채무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 아니라면서 ''추가 조치''란 추가적인 재정절감 방안, 국가자산 추가 매각 등을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쇼이블레 장관의 발언 후에도 금융시장에서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스페인 등의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고 유로화가 약세를 나타냈었다.

한편 유로그룹 의장인 장-클로드 융커 유로그룹 룩셈부르크 총리는 이날 워싱턴에서 기자들에게 "그리스 채무조정과 관련된 모든 소문과 추측은 완전히 근거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융커 총리는 "그것은 전혀 선택 가능한 방안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앞서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도 이날 오전 2012~2015년 중기 재정 긴축 프로그램을 논의한 각의에서 "그리스는 채무조정이 필요하지 않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파판드레우 총리는 "그리스의 경제 문제는 채무조정이 아니라 철저한 구조적 개혁을 통해서만이 해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리스 정부는 이날 각의에서 2012~2015년에 지출 축소와 수입 확대를 통해 모두 230억유로의 재정 적자를 줄이는 프로그램을 논의했다.

최근 유럽연합(EU)은 그리스 정부에 3년간 총 1천100억유로를 지원하기로 한 유로존-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의 상환조건과 관련, 상환기간을 3년에서 7년6개월로 연장하고 금리를 1%포인트 내린 3.5%로 깎아주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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