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퇴직연금 원리금 보장형상품에 편중"

입력 2011-04-2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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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퇴직연금시장에서 원리금 보장형 상품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것은 은행과 보험·증권 등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근로자의 이익보다는 자사의 이익을 우선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세계적인 글로벌 컨설팅기업 타워스 왓슨이 20일 발표한 ''2010 한국 퇴직연금 보고서''를 보면 퇴직연금 적립금에서 원리금 보장형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85%에서 지난해 88%로 3%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월 말 기준 퇴직연금 시장의 전체 적립금은 약 30조8천억원에 달한다. 이는 2009년 말 적립금인 14조400억원과 비교하면 약 119% 증가한 규모다.

하지만, 급변하는 시장 규모와 달리 적립금의 운용 부분은 여전히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집중되는 등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에 대해 타워스 왓슨은 퇴직연금 도입 이후 사업자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앞다퉈 고금리를 보장하는 상품을 제시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타워스 왓슨 신광호 선임 컨설턴트는 "작년 4월 금융감독원이 고금리 상품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면서 금리 경쟁이 다소 완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대부분 자금은 원리금 보장형으로 쏠리고 있다. 이는 운용관리 수수료와 자산관리 수수료로 구분된 수익 구조상 퇴직연금 사업자가 직접 관리하는 원리금 보장형 상품을 통해 운용관리뿐만 아니라 자산관리 업무까지 병행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노후 대비라는 퇴직연금의 특성상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하는 가입자들의 성향도 원리금 보장형 상품 편중 현상을 부추겼다고 덧붙였다.

작년 말 기준 퇴직연금 실적배당형 상품의 누적 판매 추이(설정액 기준)를 분석해보면 일부 증권사들이 자사의 상품 위주로 퇴직연금 상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산운용 계열사를 보유한 사업자 중에서 각 업권(은행/보험/증권)별 퇴직연금 자산 기준 상위 3개 사업자의 실적배당형 상품 누적 판매를 조사한 결과 계열사 상품의 판매 비중은 은행 26%, 보험 22%, 증권 79%로 나타났다.

은행이나 보험은 다양한 펀드를 판매하고 있어 같은 계열사의 자산운용사 펀드 상품에 대한 의존도가 낮지만, 증권은 이와는 다르게 주로 계열사 위주로 펀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증권사는 퇴직연금 이외에도 여러 판매망을 활용해 다양한 펀드 상품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전문성은 높지만 주로 특정 계열사 상품 판매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타워스 왓슨은 지적했다.

타워스 왓슨 신 컨설턴트는 "대형 금융 계열사 소속의 자산운용사의 상품이라거나 또는 많은 투자자가 가입한 펀드라고 해서 반드시 미래의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므로 퇴직연금 펀드 상품을 고를 때에는 해당 펀드의 설정액이나 자산운용사의 외형적 규모뿐만 아니라 자산 운용사의 투자 철학, 펀드매니저의 역량, 투자 전략 등을 꼼꼼히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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