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농협은 당초 이날까지 전산을 통한 금융거래를 완전정상화하겠다고 밝힌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날 저녁 늦게까지 작업을 계속한 뒤 시스템을 재가동하고 고객의 양해를 구해 유실된 자료를 계속 찾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농협이 삭제된 거래내역을 완전복구하지 못한 채 시스템을 재가동할 경우 농협카드를 이용한 거래내역 잔액이 실제와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잖은 혼란이 발생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농협 관계자는 "고객들과 약속한 대로 오늘까지 완전복구를 마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인터넷 뱅킹을 통한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및 카드론 업무는 가능하지만, 일부 서비스는 여전히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다른 관계자는 "현재까지 카드 관련 업무도 99% 정도 복구됐다고 할 수 있지만, 일부 삭제된 데이터로 인해 잔액이 맞지 않는 등 데이터 정합성에 문제가 있어 이를 보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맹점과 다른 은행 등을 통해 신용카드, 체크카드 이용내역 등의 자료를 얻어 계속 입력하면서 삭제된 거래내역 등을 복원하고 있지만 복구하지 못해 유실된 일부 데이터가 있는 것은 사실이며 계속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삭제된 자료를 모두 찾아 완전히 복구하는 것은 시간이 걸리는 게 문제이지, 못찾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농협은 일단 이날 오후 늦게까지 삭제 거래내역 되살리기 작업을 계속 실시, 최대한 복구노력을 한 뒤 일단 시스템을 정상가동시키고 나서 미처 복구하지 못한 거래내역은 계속 살려내도록 노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지난 12일 발생한 전산장애로 인해 농협은 553개 중계서버 가운데 절반인 275개가 피해를 입어 상당량의 거래내역 및 고객정보가 삭제됨으로써 지금까지 정상적인 금융거래에 큰 차질을 빚어왔다.
농협 이재관 전무이사는 지난 18일 브리핑에서 농협이 몇차례 서비스 복구 약속 시간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해 사과하고 "어떤 일이 있어도 22일까지 대고객 업무는 복구가 완료되도록 하겠다"고 밝혔었다.
농협이 일부 거래내역을 복구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단 금융거래를 정상화시키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더이상 고객들에게 불편을 끼칠 수는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거래내역 관련 데이터가 완전 복구되지 못한 채 서비스가 재개될 경우 고객들의 금융거래 내역이 실제와 차이가 생기는 게 불가피해 농협과 고객간 이를 둘러싼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농협은 이번 전산장애와 관련, 이날까지 총 31만168건의 민원이 제기됐으며 이 가운데 피해보상요구가 1천96건으로 898건, 758만9천원에 대해선 원만한 합의로 보상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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