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켐, 코스닥 상장 왜 서두르나

<앵커>
2차전지 부품업체 리켐이 다음 달 코스닥에 상장한다고 하는데요.

증여세 부담을 무릅쓰고 상장을 강행하는 속내가 따로 있다고 합니다.

이기주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2차전지 부품업체 리켐의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인 이남석씨는 지난 2007년 12월 부인과 초등학생인 두 아들 앞으로 각각 20만주와 10만주씩 주식을 증여했습니다.

현행 세법상 주식증여 후 5년이 경과하기 전 상장할 경우에는 증여세를 물어야 합니다.

회사 측은 현재 10억원에 가까운 증여세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다른 기업들이 주식 증여 후 5년을 기다렸다 상장하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리켐은 왜 증여세를 감수하면서 상장을 감행하려고 하는 것일까?

그 속내에는 벤처캐피탈이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리켐에 보통주와 우선주 형태로 지분을 참여한 벤처캐피탈은 총 3곳으로 지분율을 더하면 무려 32.4%.

벤처캐피탈이 이 회사의 2대주주입니다.

지난 2009년부터 벤처캐피탈로부터 차입한 금액이 늘면서 코스닥 상장을 통해 이들에게 투자금 회수 이른바 ''Exit'' 기회를 줘야하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벤처캐피탈 지분은 대부분 보호예수가 걸리지 않아 상장 직후 매물로 쏟아져 나올 우려가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다음달 코스닥 상장을 앞둔 넥스트아이도 아주아이비투자와 미국계 벤처금융인 DFJ L.P로부터 20% 가까운 지분 투자를 받았고,

지분이 많지는 않지만 오는 25일 코스닥에 상장하는 케이엠에이치도 화이텍2호창업투자조합으로부터 지분 5.56%를 투자받았습니다.

이퓨쳐 역시 비상장 당시 아이비케이캐피탈로부터 5.22%의 지분 투자를 받아 지난달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이들에게 투자금 회수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 후 벤처캐피탈이 투자금을 회수하는 경우는 허다하다고 말합니다.

<전화 인터뷰> 증권업계 관계자
"상당수가 (벤처캐피탈로부터) 자금을 많이 투자 받고요. 대부분 회사들이 사장 개인돈으로는 어려우니까 투자유치를 사전에 벤처캐피탈한테 한거고 투자 받고 나니까 벤처캐피탈 입장에서는 당연히 상장해야 Exit(투자금 회수)를 할꺼고.."


코스닥 상장기업들 대부분은 벤처캐피탈로부터 지분참여 형태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벤처캐피탈은 대체로 상장 후 조기 차익실현에 나선다는 점에서 투자하기 전 벤처캐피탈 지분이 어느정도 인지를 꼼꼼히 살펴보는 전략이 필요해 보입니다.

WOW-TV NEWS 이기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