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장자, 아시아가 유럽보다 많아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백만장자가 전년에 비해 8.3% 늘어난 가운데 아시아의 백만장자 수가 처음으로 유럽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와 컨설팅회사 캡제미니가 22일(현지시각) 발표한 '연례 세계 부(富) 보고서(World Wealth Report)'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백만장자 수는 전년보다 9.7% 늘어난 330만명을 기록, 6.3% 증가한 유럽(310만명)을 앞질렀다.

이는 북미 지역(340만명)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것으로, 아시아의 백만장자 수가 유럽을 추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만장자들의 총자산도 아시아가 10조8천억 달러로 유럽(10조2천억 달러)보다 많았으며, 미국과 캐나다(11조6천억 달러)의 뒤를 바짝 쫓아 몇년 후에는 북미지역도 앞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결과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국민총소득(GNI)과 같은 거시경제지표가 탄탄한 상태를 유지했고 주식시장 등 부를 추동하는 핵심요인들이 강세를 보인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위기 이후 시장이 회복되면서 전세계적으로도 백만장자가 전년 대비 8.3% 늘어난 1천90만명을 기록했다. 인도의 백만장자 수도 처음으로 세계 12위권 내에 진입했다.

자산이 3천만 달러 이상인 초부유층의 수는 전년보다 10% 증가한 10만3천명이었으며, 이들의 총자산 규모는 15조 달러에 달했다.

메릴린치와 캡제미니는 백만장자들이 더욱 높은 수익을 추구하면서 투자심리가 원자재 등 위험자산에 더 많이 투자하는 쪽으로 바뀌었으며 신흥시장의 주식과 채권에서 수익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예술품과 시계, 희귀 포도주, 빈티지 자동차, 보트를 비롯한 색다른 투자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는 이자율은 낮고 주식시장은 급변하는 상황에서 세계 금융시장과의 상관성이 적은 자산을 구입, 시장 급변에 따른 위험을 피하고 투자처를 다양화하려는 심리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