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15년, 길을 묻다②] 새롬기술에서 셀트리온까지

입력 2011-06-28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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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동안 코스닥 시장에서는 스타 기업도 많이 배출됐고 품과 함께 무대에서 사라진 기업도 있습니다. 15년 영욕의 세월, 그 발자취를 김성진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추억 속에 이름이 된 새롬기술. 90년말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다이얼패드란 인터넷전화로 벤처 신화이 주인공이 됩니다. 99년 2천5백원하던 주가는 6개월만에 110배인 30만원까지 폭등합니다. 시가총액만 2조4천억원으로 현대차, 포스코와 맞먹는 코스닥 황제주로 자리매김합니다.

하지만 거품은 너무 빨리 빠졌습니다. 실적은 따라주지 않고 CEO 분식회계, 경영권 분쟁까지 이어지며 주식은 휴지조각으로 변했고 새롬의 신화는 이렇게 막을 내립니다.

<인터뷰> 오상수 새롬기술 사장 (경영권 포기 기자회견/2002. 11. 20)
“제일 힘든 것이 CEO를 떠나면서 솔직하게 말하면 저희의 도전과 잘하려고 하는 노력을 마치 회사 주가 띄우기로 보는 것이다. 언제 우리 회사 주가나 기업가치가 이래야 한다고 우리 직원들이 말한 적 있나?”

96년에 만들어진 코스닥 시장. 하지만 유가증권 마이너리그로 인식되며 98년까지 하루 평균 거래량은 1천만주, 거래대금 역시 증권사 점포보다 못한 50억원에 불과했습니다.

이에 코스닥시장과 정부는 시장 살리기에 나섭니다. 당시 코스닥 실무를 맡았던 유시왕 한화그룹 사장은 먼지 쌓인 점포에 새 물건을 갖다놓고 가게 앞에 길을 내는 작업이었다고 회고합니다.

<인터뷰> 유시왕 한화그룹 금융부문 사장
“코스닥 시장에서 직접 기업 유치활동을 했다. 그 당시 증권회사들이 IMF 구조조정 이후 움츠려들어 있어 우리 직원들하고 돌아다녔다. 또 액면분할을 시켜 500원짜리로 만들었다. 싸지면 거래도 활발해졌고 주식 분산 안 돼 있는 기업들은 퇴출시켰다.”

결국 마침 일어난 벤처붐과 미국 나스닥 호황까지 맞물리면서 코스닥은 용광로처럼 달아오릅니다. 이후 기술을 가진 작은 벤처기업에게 코스닥은 세계로 커갈 수 있는 버팀목이 됐습니다.

<인터뷰> 오계열 홈캐스트 CFO
“내가 갖고 있는 외형보다 큰 건들이 협의될 가능성이 있다. 이것에 대해 꾸준히 생산 공급할 수 있냐 운전자금은 있는냐 질문이 당연히 나온다. 하지만 등록돼 있다. 수주계약만 해주면 한국 시장에서 얼마든지 조달할 수 있다고 답한다. 초기 벤처 사업자에게 뒤에 든든한 힘이 된다.”

하지만 부작용도 컸습니다. IT거품이 꺼지면서 주가는 폭락했고 시세조정과 테마 같은 작전, CEO의 횡령 등 도덕성 문제도 불거졌습니다.

무엇보다 NHN엔씨소프트, KTF 같은 코스닥 대장주들이 거래소로 옮겨가면서 힘이 빠졌습니다. 코스닥이 유가증권으로 가기 위한 중간 기착지로 전락한 것입니다.

지난해 코스닥 연간 거래대금은 4천1백억달러. 미국 나스닥에 이어 세계 2위입니다.

현재 코스닥 대장주는 시가총액 5조원인 셀트리온. 벤처 기업의 요람이자 한국 기술주들의 대표장인 코스닥의 정체성은 변치 말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서정진 셀트리온 대표
“자기 지분 외 소액 주주들의 환금성을 올리기 위해서는 상장을 시켜줘야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다. 또 필요할 때 안정적인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평가처도 된다. 우리 회사가 고도성장을 하는데 상장 절차를 밟고 코스닥 시장에 있다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기자>
올해로 15살이 된 코스닥 시장. 그동안 스타 기업도 배출됐고 반면 거품과 함께 무대에서 사라진 업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영욕의 세월만큼 한국 경제사에 큰 발자취는 분명히 남겼습니다.

WOW-TV NEWS 김성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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