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15년, 길을 묻다③] 코스닥 모럴해저드..퇴출 잇따라

입력 2011-06-29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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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경제TV의 코스닥시장 개장 15주년 특별기획 리포트 세번째 순서입니다.

이기주 기자가 코스닥 시장에 만연해 있는 도덕적 해이와 그로 인해 속출하고 있는 퇴출 사태를 짚어봤습니다.

<기자>
천적을 이용한 친환경 농업경영을 펼쳐왔던 '세실'

2009년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히든챔피언으로 선정했고, 지난해에는 한 공중파 방송에서 '세계 시장을 제패한 숨은 1등 중소기업'으로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1월 세실은 대표이사의 횡령과 감사의견 거절로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결정을 받았습니다.


2007년 8월 지오텔을 흡수합병해 우회상장에 성공한 내비게이션 전문기업 '엑스로드'

엑스로드는 실적이 악화되면서 자본잠식이 우려되자 2008년말 삼성SDS 출신 황 모씨를 대표로 영입했습니다.

하지만 황 씨는 엑스로드 법인명의로 자신이 대표로 있는 비상장사의 지분 63%를 현금 69억원에 사들였고 그 돈을 챙기면서 회사의 부실을 자초했습니다.

결국 국내 내비게이션 1세대인 엑스로드는 지난해 5월 코스닥에서 상장폐지됐습니다.


이밖에 일공공일안경과 이루넷, 네오세미테크 등 일반인들에게 익숙한 이름의 기업들도 최근 1~2년 사이 대표이사의 횡령 배임과 분식회계 등의 이유로 모두 증시에서 퇴출당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경영진들의 책임감 부재와 도덕적 해이를 코스닥 기업들의 상장폐지가 급증하는 사유로 꼽습니다.

<인터뷰> 정근해 우리투자증권 스몰캡팀장
"1990년대와 2000년대, 2010년대의 시장 상황이 많이 변하다보니 자생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기 힘든 기업들이 많아졌고 머니게임이나 횡령, 배임 같은 모럴해저드가 많이 발생했습니다."

최근 코스닥 기업들의 퇴출 사유를 살펴보면 경영진들의 책임감이 얼마나 부족했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퇴출된 기업 162곳 중 43곳이 대표이사의 횡령과 배임, 사기 등 경영의 계속성과 투명성 부족에 따른 이유로 상장폐지됐고, 또 45개 기업은 회계처리 불투명으로 감사의견을 받지 못했습니다.

코스닥 기업들 대부분 감사가 있었지만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고, 감사가 공석인 기업은 경영진들의 사전모의 후 사기가 행해진 경우도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상장 심사과정에서 이런 문제점들이 사전에 걸러지도록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최현재 동양종합금융증권 스몰캡팀장
"상장시기부터 회사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나 심사를 통한 좋은 업체들을 상장해야 합니다. 코스닥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업체 상장을 추진하는 경우가 많은데 양적 성장보다 내부 심사도 강화하는 쪽을 병행해야 합니다."

올해도 벌써 30개 기업이 코스닥 시장에서 퇴출당했습니다.

15년이라는 길지도 짧지도 않은 기간동안 수차례 부침을 경험한 코스닥 시장의 성장통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WOW-TV NEWS 이기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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