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 버냉키 발언에 하락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추가 경기부양 조치에 대한 부정적 언급 한 마디에 실적과 지표 호재로 상승세를 보이던 뉴욕증시가 휘청했다.

14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54.49포인트(0.44%) 내린 12,437.12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도 8.85포인트(0.67%) 하락한 1,308.87을, 나스닥 지수는 34.25포인트(1.22%) 내린 2,762.67을 각각 기록했다.

개장 초 뉴욕증시는 미국 제2위 은행인 JP 모건 체이스가 예상을 넘어서는 실적을 발표하고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수도 2주 연속 감소했다는 소식에 상승세로 출발했다.

JP 모건 체이스는 2분기 순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늘어난 54억3000만달러(주당 1.27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혀 업계 예상치인 주당 순익 1.21 달러를 뛰어넘는 결과다.

또 미 노동부는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가 전주 대비 2만2천명감소한 40만5천명으로 2주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측치 41만5천명을 밑도는 것이어서 고용회복 기대감을 갖게 했다.

이탈리아가 국채 입찰과 재정 감축안 상원 통과로 고비를 넘긴 것도 증시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장중 버냉키 의장이 미 상원 금융위에 출석해 "현 시점에서는 추가 부양 조치를 취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뒤 주가는 급격히 후퇴하기 시작했다.

버냉키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높아지고 있으며 경제의 단기 전망도 불확실해 상황이 훨씬 복잡하다"며 "경제가 살아나는지를 두고 봐야 하며 현재로서는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전날 하원에서 3차 양적완화(QE3) 조치 가능성을 시사했던 자신의 발언을 정면 부인한 것이다.

국채 매입을 통한 추가 양적 완화 조치를 취할 경우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실망감 속에 매물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