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달라이 라마 면담..중국 반발

입력 2011-07-17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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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6일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를 만났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해 2월 이후 17개월만에 이뤄진 것이다.

예상대로 중국은 강력 반발했다.

백악관은 회동 뒤 성명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은 티베트와 티베트인 고유의 종교, 문화, 언어전통의 유지에 대한 강한 지지를 되풀이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또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의 티베트인들의 인권보호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측을 의식한 듯, 티베트가 중국의 일부라는 점도 재확인했다. 백악관은 "대통령이 미-중파트너십 구축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과 티베트간의 미해결 이견 해소를 위한 직접적인 대화도 촉구했다.

백악관은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의 독립을 추구하지 않으며, 중국측과의 대화가 곧 재개될 수 있기를 기대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중국의 반발을 고려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오바마 대통령의 집무실인 오벌오피스가 아닌 사적인 공간인 관저의 맵룸(Map Room)을 회동 장소로 준비했다.

또 언론에 두 사람의 회동 모습을 직접 공개하지 않는 등 `로키 행보`를 보였다. 45분여간의 회동 뒤 백악관은 두 사람의 회동 장면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의 사전 경고에도 불구하고 달라이 라마를 면담한 데 격렬히 반발했다.

외교부 마자오쉬(馬朝旭) 대변인은 이날 새벽 관영 신화통신을 통한 성명에서 이번 만남이 양국 관계를 훼손했다고 성토했다.

마 대변인은 "이런 행위는 중국 내정에 대한 엄중간섭으로 중국인 감정을 해치고 중-미 관계를 손상시켰다"고 밝혔다.

또한 추이톈카이(崔天凱) 외교부부장은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의 로버트 S 왕 대사대리를 외교부로 긴급 초치해 엄중히 항의했다고 외교부가 발표했다.

아울러 장예쑤이(張業遂) 주미 중국대사도 워싱턴의 미국 국무부 측에 정식 항의했다.

앞서 중국은 15일 오바마 대통령의 달라이 라마 회동 일정이 발표되자 "우리는 어떤 형식이든 외국 정치인이 달라이 라마를 만나는 것에 단호하게 반대하며 이런 행위는 양국관계를 손상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티베트를 중국의 불가분한 영토로 간주하는 중국은 달라이 라마를 국가 분열을 획책하는 `분리주의자`라고 비난하면서 달라이 라마가 외국 지도자와 만나는데 거세게 항의해 왔다.

그러나 백악관은 회동에 앞서 15일 성명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회동에서 달라이 라마측 대표와 중국 정부 사이의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를 지지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2월 18일 중국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달라이 라마와 1시간 넘게 비공개 만남을 강행했고, 중국은 당시 강하게 반발했다.

달라이 라마는 `카라차크라`라는 대중 불교 의식을 열기 위해 지난 5일부터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 중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09년 중국 방문을 앞두고 당시 워싱턴을 방문했던 달라이 라마를 만나지 않아 인권운동가들로부터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공화당 소속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과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도 지난 7일 미 의사당에서 달라이 라마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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