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 운명? 그건 영화일 뿐이고..."

입력 2011-07-20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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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각때 에이즈에 걸린 남편이 뒤늦게 사실을 밝혔다며 소송을 건 사건이 화제다.

사건의 주인공은 경기 안산에 사는 A(45)씨.

그는 지난 3월 초 1년 동안 교제한 남편과 결혼식을 올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호주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하지만 첫 부부관계를 치룬 뒤 남편의 고백을 듣고 A씨는 충격에 빠졌다.

A씨는 "동창생한테서 소개받은 남편 B(43)씨와 교제하다 결혼을 결심하고 올 3월 초 가족과 친지들의 축복속에 결혼식을 올렸다"며 "그런데 신혼여행지에서 남편으로부터 HIV(에이즈)양성감염자라는 말을 듣고 공황상태에 빠졌다"고 말했다.

A씨와 가족들은 "신혼여행지에서 돌아온 뒤 남편 B씨로부터 결혼을 파기하자는 말을 요구받고 현재 신혼집에서 나온 상태"라며 "에이즈 감염여부 검사를 받고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자살기도를 하는 등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A씨와 가족들은 지난 5월 수원지법 안산지원에 남편 B씨를 상대로 `사실혼 해소에 따른 위자료 등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15일 1차 심리를 마친상태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남편 B씨는 "결혼 전 이 사실을 알렸고, 신혼여행 당시 피임기구를 사용해 관계를 가졌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고 반박했다.

A씨는 소장에서 "2009년 11월 남편 B씨를 소개받아 1년 동안 교제했지만 결혼전 성관계 요구를 받지 않았다"며 "결혼식 뒤 신혼여행지에서 둘째날 부부관계가 끝나고 `할 말이 있다` `지금 듣는 말은 비밀로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했다.

A씨는 이어 "`죽을 때까지 당신을 사랑하고 함께할 것이니 말을 하라`고 하자 남편은 `10년 전 회사에서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에이즈감염자`로 판정받아 보건소관리를 받았고, 최근 2~3년간 스트레스로 관리를 받지 않았다`는 말을 했다"고 했다.

A씨는 소장을 통해 "에이즈감염자란 말을 듣고 한동안 정신을 잃을 뻔 했지만 그래도 남편이 한동안 힘들게 지냈을 것을 생각해 위로하며 결혼생활에 충실하려 했지만 남편의 무책임으로 더 이상 결혼생활을 지속할 수 없다"고 적시했다.

A씨는 "이후 에이즈 감염 여부를 검사해 1차 소견에서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병원에서 앞으로 1년 동안 3개월 단위로 검사를 해야 정확한 감염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A씨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남편 B모씨는 답변서를 통해 다른 주장을 펴 반박했다.

B씨는 법원에 제출한 답변서를 통해 "원고(A씨)는 민법에 의거,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를 전적으로 남편 책임으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신혼여행에서 에이즈반응자라고 털어놓았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2010년 9월13일께 집 근처 음식점에서 함께 술을 마시다 에이즈양성자라는 점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B씨는 "HIV양성반응자로써 10여 년간 살면서 성관계를 할 때는 반드시 이를 밝혀야 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며 "이 같은 사실을 밝혔는데 A씨는 `그동안 얼마나 힘들게 지내왔냐`며 오히려 남편을 위로해줘 결혼할 마음을 갖게 됐다"며 "신혼여행 이틀째날 A씨에게 의사를 물어보고 피임기구를 사용해 관계를 가졌다"고 반박했다.

또 "결혼 전인 지난 2월 인터넷 카페에 에이즈에 걸렸다는 것을 말했다는 것을 밝히고 고민상담을 한 적이 있다"며 "여기에 분명히 질병에 대해 얘기했는데, 여자가 병원에서 근무를 해서 그런지 아무렇지도 않다고 해서 결혼을 결심했다는 내용이 기재된 증거도 있다"고 주장했다.

B씨는 뉴시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피해자는 오히려 나다. 변호인에게 물어보라"며 "변호사에 따르면 재판 중이기 때문에 확정판결 이전엔 확인하지 않고 보도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 제19조 `전파 매개행위금지`에는 `감염인은 혈액 또는 체액을 통하여 타인에게 전파매개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며, 이를 위반시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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