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빠진 삼성, 어디로 가나?

입력 2011-10-1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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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삼성전자가 스티브 잡스의 사망에도 불구하고 특허소송이 진행중인 애플에 대한 공세를 한층 강화하고 있습니다. 삼성은 그러나 애플과의 소송전을 조기에 끝내기 위한 전략 수립도 병행하고 있어,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박병연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삼성전자는 지난 주말 애플측이 영국법원에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에 대해 반소를 제기했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사망에 대한 애도의 표시로 넥서스 프라임 출시 행사까지 미룬 바 있는 삼성전자는 이번 소송건 만큼은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세트사업과 부품사업을 겸하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애플이 최대 경쟁자이자 고객인 만큼, 애플과 완전히 결별할 경우 득보다 실이 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4월 삼성전자에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며 부품 공급선을 다변화 하려던 애플이 최근 들어 부품수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게다가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스티브 잡스의 죽음까지 겹치면서 삼성이 공세의 수위를 조금 더 높이면 애플이 결국 소송 취하를 제안해 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삼성은 이 과정에서 그동안 해외 거래선 관리에 관여해 왔던 이재용 사장의 역할을 부각시킴으로써 후계자로서의 위상을 강화한다는 계산도 하고 있습니다.

삼성은 애플측이 소송취하를 먼저 제안해 오도록, 채찍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당근도 제시한다는 계획입니다.

일부에서 삼성이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세트부문과 부품부문을 완전히 분리해 각자 대표체제로 전환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 같은 맥락입니다.

이에 대해 삼성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어떤 형태로든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한 노력은 계속할 것으로 보입니다.

애플과의 소송과는 별도로 반도체 사업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도 삼성으로서는 큰 숙제입니다.

플래시 메모리 부문 2위인 도시바와의 격차를 벌이기 위해서는 M&A가 불가피 한데, 적당한 대상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부익부 빈익빈 구조가 고착화 되고 있는 반도체 산업과 IT산업의 총아로 부상하고 있는 스마트폰 분야에서 글로벌 업체들의 도전이 거세지면서 삼성전자도 더 이상 결단을 미루기 힘들게 됐습니다.

WOW-TV NEWS 박병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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