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에 성공하려면…주시해야할 것은?

입력 2011-11-0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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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에 성공하려면 ‘누들 볼 효과’와 ‘팻-테일 리스크’를 예의 주시해야

최근 들어 월가에서는 미국경제와 증시에 대해 점점 심해지는 ‘누들 볼 효과’(noodle bowl effect)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누들 볼 효과’라는 용어는 몇 년전 구로다 하루히코 아시아 개발은행(ADB) 총재가 “아시아 지역에 자유무역협정(FTA)이 지나치게 확산되고 있다”며 “과도한 FTA 확산은 무역의 복잡성을 증대시켜 오히려 기업에게 해를 줄 수 있는 이른바 누들 볼 효과가 우려된다”고 지적한데서 비롯됐다.

우리가 대표적이다. 2004년 이후 불과 7년 만에 미국을 포함한 45개국과 FTA를 맺었다. 캐나다, 터키 등 12국과는 협상이 진행중이다. 이 때문에 각국 간 FTA에서 서로 다른 규정(예, 원산지 규정)이 적용됨에 따라 마치 국수처럼 얽히고 설켜 정작 도움을 줘야 할 수출기업들에게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되고 있다.

현재 ‘누들 볼 효과’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곳은 미국경기다. 미국경제 앞날을 보는 시각은 실로 다양하다. 낙관론에도 회복세가 빠를 것이라는 ‘소프트 패치’와 완만할 것이라는 ‘라지 패치’로 나뉜다. 비관론도 저점이 두 개 형성될 것이라는 ‘더블 딥’에 이어 누니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한번 더 깊은 골이 찾아올 것이라는 ‘트리플 딥’을 경고했다.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경기침체 하에 물가가 올라갈 것이라는 ‘스테그플레이션’ 우려가 나온 지는 비교적 오래됐다. 최근 들어서는 스테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슬럼플레에션’ 우려까지 나온다. 이 상황이 나온다면 미국경제는 1930년대 겪었던 대공황을 다시 한번 겪을 수 있다는 의미다.

좀 나아지긴 하지만 시장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전혀 예측할 수 없는 ‘팻 테일(fat-tail) 리스크 장세’가 대분 시장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팻 테일 리스크란 정규분포에서 유래된 것으로 꼬리가 너무 살쪄 두터워지면 평균에 집중될 확률이 그만큼 낮아지고 이를 통해 예측하면 잘 맞지 않는다는 용어다.

경기를 보는 시각이 엇갈리고 시장이 급등락을 반복함에 따라 오바마 정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발표한 정책효과와 정책방향도 혼란스럽다. 더 우려되는 것은 오바마 정부와 FRB가 내걸고 있는 각종 공약과 정책이 갈수록 월가와 미국 국민들 사이에는 `주술(呪術) 경제학(voodoo economics)`으로 비춰지고 있는 점이다.

‘주술 경제학’은 미국 남부에서 행해지는 일종의 마교(魔敎)로 정부가 공약과 정책을 내걸지만 효과가 없거나 의도와 다른 효과가 나타날 경우 ‘이는 국민들을 상대로 한 일종의 기만행위나 마찬가지다’라는 의미에서 사용된다. 1980년대초 공화당내 레이건의 최대라이벌인 조지 H. W. 부시 등이 자주 애용해서 유명해진 경제용어다.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유럽재정위기가 1년 반 이상 끌어오면서 그때마다 발표됐던 정책과 회원국들의 입장이 제각각이어서 신뢰가 떨어졌고 이웃 국가로 전염되는 ‘그레샴 효과’는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한미 FTA, 정당정치, ‘Occupy 서울’ 등 각종 분야에서 갈림길을 맞고 있는 우리도 이 같은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여러 요인 가운데 최근과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모든 경제현안에 대해 주도력이 없거나 경제주체간의 합의 없이 특정목적을 위해 성급하게 추진하는 것이 원인으로 지적된지 오래됐다. 루비니 교수가 당면한 현안을 타결하지 못하고 세계경제가 혼돈 속으로 빠져드는 것은 ‘중심국이 없는 G0에 있다‘라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얽히고 설킨 국수는 아주 찬물에 담갔다가 꺼내면 가지런히 정돈된다. 미국 정부와 FRB가 지난 3년간 쓸 수 있는 부양수단은 다 동원하고도 최근과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은 금융과 실물 간의 연계가 복원되지 못한데 있다. 이른바 실물과 금융이 따로 노는 ‘이분법 경제(dichotomized economy)`다.

9월달 발표됐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로 상징되는 부양책을 발표한지 채 잉크도 마르기 전에 벌써부터 추가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누구보다도 버냉키 의장이 역설하고 있다. 앞으로 나올 대책으로는 지급준비율 인하, 기업 예치금에 보관료 부과, 소비권장 쿠폰제, 투자세액 공제 등 금융부문에만 머물고 있는 돈을 실물로 들어가게 할 수 있는 방안들이 언급되고 있다.

경제주체들이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제와 글로벌 증시 앞날과 관련해 예의주시해 할 것은 바로 이 대목이다. 금융과 실물간의 연계성이 언제 복원돼 소비와 투자가 지속 가능하게 늘어나느냐 여부가 중요하다. 유럽위기도 근본적인 문제가 풀려야 한다. 이는 정책당국과 정책수용층간에, 넓게는 각국 간 소통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만큼 시간이 걸리는 문제다.

이제부터 너무 성급한 기대보다는 어떤 국가든 가장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돼야 경기와 증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때가 되면 ‘누들 볼 효과’와 ‘팻-테일 리스크’, ‘주술 경제학’ 등과 같은 혼란스러운 현상들도 자연스럽게 해소된다. 우리 국민과 투자자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는 대목이다.

<글. 한상춘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39340 target=_blank>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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