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최근 취업난, 베이비붐 세대 은퇴 등으로 창업형 가맹점이 늘어나고 있지만 가맹본부의 횡포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정위에 따르면 특정제품 구입을 강제한 경우가 가장 많았고 영업지역 침해, 허위 과장정보 제공, 부당한 계약해지와 재계약거절 순이었습니다.
이처럼 가맹본부의 횡포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자 공정위가 영업지역 보호와 매장 리뉴얼 문제에 관한 모범거래기준안을 마련했습니다.
관련 영상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표적인 제빵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에 대해 모범거래 기준을 마련했습니다.
우선 두 프랜차이즈는 기존 가맹점에서 5백 m이내 신규 점포를 내지 못하게 됩니다.
또 매장 리뉴얼을 할 때는 가맹본부가 20~40%의 비용을 지원하도록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가맹본부가 비용을 모두 부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5년 이내에는 리뉴얼이 원칙적으로 금지됩니다.
<인터뷰> 이동원 공정거래위원회 과장
“가맹점주가 피해를 입는 사례 증가. 영업지역 침해문제, 가맹점 있는 곳에 가맹점 추가로 들어오면서 매출이 급감, 기존 가맹점에 대해 리뉴얼 강요하면서 부담을 주는 등..”
지난해 분쟁조정신청 건수는 733건으로 2008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습니다.
게다가 최근 영업지역 침해문제와 잦은 매장 리뉴얼 강요 등으로 가맹점의 폐업률이 12%에 육박했습니다.
<스탠딩> 신선미 기자 ssm@wowtv.co.kr
이에 공정위는 지난해 7월 경 가맹점과 본사간의 불공정 거래 관행 개선을 위해 외식업종 12개 가맹본부와 협의해 왔습니다.
올 3월에 최종 합의를 도출했으며, 특히 제과·제빵 업종부터 모범거래 기준을 마련한 데에는 최근 리뉴얼 문제 등으로 이슈가 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
"가맹점주와 동반성장·상생하는 건 프랜차이즈 본사의 당연한 의무라 충분히 공감한다.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검토해 계획을 잡아야 할 거 같다."
공정위는 올 상반기 안에 피자나 치킨 등 세부업종별로 적합한 모범거래기준을 계속 마련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최근 공정위가 프랜차이즈 가맹점 업주를 위한 두 가지 내용을 담은 제과·제빵업계 모범거래기준을 내놓았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포함하고 있나요.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리뉴얼 문제 등으로 이슈가 된 제과.제빵 업종부터 모범거래 기준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그 가운데 가맹점수가 1천개 이상이거나 가맹점수가 1백개 이상이면서 매출액이 1천억원 이상인 외식업 가맹본부로 현 시점에서는 파리크라상의 파리바게트와 CJ푸드빌의 뚜레쥬르가 해당됩니다.
공정위는 리뉴얼, 신규출점과 관련한 모범거래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정보공개서와 가맹계약서에 명기토록 했는데요.
모범거래기준 자체는 법적 효력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를 계약서에 반영하게 되면 향후 가맹본부와 점주 간 분쟁 때 본부 측이 계약 위반으로 점주 측에 손해배상책임을 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그렇지만 무조건 500m로 거리를 제한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날 것 같은데요. 어떤가요?
<기자> 지난해 5월 외식업 분야 650여개 가맹점에 대한 공정위 전화 설문조사에서 영업지역 침해 문제가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공정위는 500m 안엔 새로 매장을 내지 못하도록 했는데요.
무분별한 출점은 고스란히 기존 가맹점주의 수익 악화로 이어진다는 판단에서입니다.
하지만 상권에 따라 거리제한에 탄력성을 둬야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와 공정위 인터뷰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
"500m 기준을 어떤 근거로 어떤 논리로 잡은 건지 일반소비자나 프랜차이즈 업체가 이해할 수 있는 명확한 근거가 있었으면 좋겠다. 상권이라는게 유동적이고 변동되는 거라 거리보다는 주변 상권에 대해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다른 대안도 필요해 보인다.“
<인터뷰> 이동원 공정거래위원회 과장
“지하철은 1Km 구간을 갖고 있어서 500m 는 각기 다른 상권을 형성하기 때문에 500m로 지정. 또 제과제빵이 자율적으로 500m 이내에는 신규출점 않고 있어서 수용했으며, 과거 소급해서 적용하지 않고 신규 출점에만 적용된다."
프랜차이즈업체 관계자는 "공정위 출점 거리제한은 유동인구나 구매력 등 상권 규모는 무시한 채 일률적으로 500m라는 거리 규정만을 적용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경기도 광주의 상권과 서울 강남의 상권을 동일시하는 일률적인 거리 제한은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공정위는 500m라는 거리제한도 업계와 함께 협의한 내용인데다 모범거래기준 이외에 예외 규정까지 두고 있어 최적의 기준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게다가 기존출점 된 곳에는 적용하지 않고, 신규출점만 해당되기 때문에 강남이나 명동과 같은 상가 밀집지역도 이미 출점된 곳으로 규제에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문제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인테리어 비용 지원에 대한 내용도 있던데요. 이 부분에서도 프랜차이즈 업체와 가맹점주들간의 입장이 다를 것 같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공정위에 따르면 25평 매장 기준으로 한번 리뉴얼을 할 때 드는 비용이 평균 7천만원 정도가 듭니다.
지금까지는 가맹점주가 100% 비용을 부담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가맹본부도 일정 부분 부담을 지게 됩니다.
실제 매장 리뉴얼을 할 경우 평균 20% 정도의 매출 신장이 발생한다는 게 관련업계의 주장인데요.
사실상 지금까지 가맹본부는 아무런 투자 없이 늘어난 20%의 매출을 가맹점주와 나눠가졌던 것입니다.
그런 부분에서 이번 인테리어 비용 지원 부분에 대해선 가맹점주에게 긍정적인 면이 있는데요.
프랜차이즈 본사는 수백억 원에 달하는 인테리어 비용 부담이 생겨 국내 특성상 적정한 리뉴얼은 필요한데 권유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특히 위생안전문제, 주변경쟁점과의 경쟁력 약화로 인한 피해는 소비자와 해당점주가 떠 안 게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가맹사업 수익이 지속적이지 않다면 기업들은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규모를 키우고 직영하는 게 수익성이 낫기 때문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대자본이 가맹점보다는 직영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 또 다른 파리바게뜨가 나오기 힘든 구조가 될 수 있습니다.
<앵커> 이번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 정책으로 프랜차이즈 산업이 침체될까 걱정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규제도 필요하지만 산업 활성화를 위한 방안도 필요해 보이는데요.
<기자> 국가의 미래 경쟁력으로 떠오르던 프랜차이즈 산업이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습니다.
리뉴얼 과정에서 가맹점을 압박하거나 무분별한 가맹점 확대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일부 업체의 탐욕이 한 몫 했다는 점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2009년 정부가 경쟁력 강화 방안에 밝힌 것처럼 프랜차이즈산업은 124만명에 달하는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효자산업입니다.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으로 95조원, 유통업계 전체 매출의 45%를 차지하는 규모입니다.
가맹점 종사자 125만 명에 가맹본부 8만 명을 더하면 133만명으로, 일자리 창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산업입니다.
프랜차이즈 산업 발전을 위해 적절한 규제도 필요하지만 진흥 정책도 함께 따라가 줘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프랜차이즈산업과 관련해서는 지식경제부와 중소기업청이 추진하는 산업육성 정책이 있는 걸로 아는데요. 정부 정책이 잘 진행되고 있나요?
<기자> 업계에 따르면 지식경제부 등 정부 부처들이 프랜차이즈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내놓은 정책 대부분이 사장되고 있습니다.
지난 2009년 `자영업자 경쟁력 강화를 위한 프랜차이즈 산업 활성화 방안`으로 ▲가맹점 100개 이상의 건실한 국내 브랜드 100개 육성 ▲세계 100대 프랜차이즈 기업에 국내 기업 3개 이상 진입을 목표로 정한 바 있습니다. 가장 의욕을 나타낸 곳은 지경부였는데요.
하지만 이 보고를 한지 2년 반이 지난 현재, 지경부는 프랜차이즈 산업 활성화를 위한 실천과제 22개 중 단 4개만 추진하고 나머지는 시도도 못하고 있습니다.
또 그나마 있던 지난해 예산 2억원 마저 올해는 전액 삭감해 버렸습니다. `프랜차이즈 수준평가 사업` 등 그나마 프랜차이즈 산업의 육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소기업청도 관련 예산이 지난해 35억원에서 올해 31억원으로 축소됐습니다.
이같이 정부의 프랜차이즈 산업 육성 정책 추진이 답보상태에 있는 것은 최근 들어 확산되고 있는 프랜차이즈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입니다.
대기업의 빵집 사업, 대형유통기업들의 SSM 확장 등의 이슈가 프랜차이즈와 맞물리면서 프랜차이즈가 대기업과 동일시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와 관련해 인터뷰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
"잘못된 부분은 시정이 필요하겠지만 잘하고 있는 부분도 많다. 은퇴하신분들이 고정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갖고 갈 수 있는 부분.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도 해외로도 국위를 선양할 수 있는 업체들을 전략적으로 많이 키우는게 현재 시점에서 더 좋은 방향이 아닌가... "
<앵커> 일자리 창출이나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을 볼 때 프랜차이즈산업이 매우 중요한 산업인데요. 이를 키우기 위한 대안은 무엇인가요?
<기자> 아직까지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은 외식업 비중이 지나치게 높고 가맹본부의 경쟁력이 취약합니다.
또 인프라와 제도적 기반이 미흡하고 해외시장 진출이 부진한데요.
우선 물류비용 감소를 위해 가맹본부가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물류센터와 공정계약, 점포 운영 매뉴얼화 등 프랜차이즈 시스템에 적합한 가맹본부 인증이 필요합니다.
이와 함께 범정부적 차원의 ‘프랜차이즈 산업진흥협의회’를 구성하고, 산학연관 전문가로 구성된 ‘프랜차이즈리더스 클럽’을 개최하는 등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하려는 노력이 시급합니다.
전체적인 규모로 볼 때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은 미국, 일본에 이어 3위이고, 국가 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따지면 미국에 이어 2위로 한국 프랜차이즈산업의 경쟁력은 매우 높습니다.
프랜차이즈 산업이 국가의 경쟁력과 직결돼 있는 만큼 정부와 업계가 함께 육성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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