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슈 진단] 유로존 ‘산 넘어 산’…스페인 우려 부각

입력 2012-06-19 07:05  

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이슈진단

글로벌모니터 안근모 > 스페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장중 7.28%까지 치솟았다. 스페인이 유로화를 도입한 뒤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럽에서 국채수익률이 6%를 넘으면 경계경보, 7%를 넘으면 위험경보로 간주되는데 스페인은 이제 완전히 위험한 단계로 진입했다.

스페인 은행들의 부실채권비율이 18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소식이 국채시장의 불안감을 자극했다. 지난 4월 중 부실채권비율은 8.72%에 달했다. 단 한달 동안에만 0.35%p나 높아진 수치다.

부실한 스페인 은행을 믿지 못해 예금을 빼내가는 행렬도 이어졌다. 지난 4월 중 스페인 은행의 예금 담보는 1년 전에 비해 5.4% 감소했다. 은행들은 예금이 빠져나가니 당연히 대출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대출잔고는 1년 전보다 3.5% 줄었다. 경제가 나빠지니 은행부실이 늘어나고 그래서 불안해진 예금자들이 돈을 빼가니 대출이 줄어 경제가 더 나빠지고 그래서 은행부실도 다시 늘어나는 악순환이 지금 스페인에서 속도를 더해가고 있다.

이 악순환을 끊으려면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은행부실을 치료해야 하는데 스페인 정부가 그만한 돈을 빌렸다가 되갚을 능력이 있겠느냐는 것이 시장이 걱정하는 대목이다.

스페인의 총리와 경제 관련 장관들이 입을 모아 중앙은행의 개입을 요청하고 있다. 시장에서 자기들 국채를 사들여 금리를 좀 떨어뜨려 달라는 것이다. 스페인의 사정을 닮아가고 있는 이탈리아도 급하게 됐다. 그래서 이탈리아 정부에서는 유럽중앙은행이나 유럽의 구제금융기금인 ESM이 반 자동으로 유럽 국채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자고 제안하고 있다.

그렇지만 유럽중앙은행 ECB는 아직 요지부동이다. 중앙은행은 정부를 구제하는 곳이 아니라는 코멘트가 오늘도 ECB의 한 집행위원의 입을 통해 나왔다. 영국왕립 스코틀랜드은행은 설사 ECB가 개입한다 하더라도 스페인 정부는 구제금융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미국 씨티그룹은 스페인뿐 아니라 이탈리아 정부도 구제금융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신민주당이 다른 정당들과 연정구성 협상을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는데 성과가 있어 보인다. 3위를 차지한 PASOK이 연정 참여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PASOK은 반 구제금융 진영의 시리자가 참여하지 않으면 자신들도 연정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해 우려를 낳았는데 생각을 바꾼 모양이다. 군소동맹인 민주좌파도 구제금융조건을 점진적으로 없애 나가는 것을 전제로 연정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르면 내일 이 시간에 그리스 연정구성이 사실상 완료됐다는 소식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지만 금융시장에서는 여전히 그리스에 대해 비관적이다. 씨티그룹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여전히 50~75%로 높다고 봤다. 앞으로 1년~1년 반 안에 그런 일이 일어날 것으로 보는 것이다.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다드앤푸어스도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확률을 33% 이상으로 보고 있고 독일 코메르츠방크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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