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진단] 오바마 재선 후 첫 기자회견

입력 2012-11-15 08:16  

굿모닝 투자의 아침 3부 - 글로벌 이슈진단

글로벌모니터 안근모 > 대체로 지난주 연설 당시의 스탠스를 그대로 유지했다. 다시 말해 부자증세에 관해 양보할 의사를 전혀 내비치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견에서 부부 합산 연소득 25만 달러 이하의 중산층에 대해서는 감세를 연장하는 법안부터 의회에서 통과시키자고 거듭 제안했다.

양측의 의견이 일치하는 부분부터 먼저 처리해두고 협상을 진행해 나가자는 것이다. 부자증세를 두고 논쟁을 하면서 중산층을 볼모로 잡아둘 수는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부자증세 문제는 여전히 완고한 입장이고 따라서 논쟁의 대상임을 분명히 재확인한 셈이다.

게다가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이 원하는 세율 인상 없는 부자증세, 즉 부자들에게 부여하는 각종 공제혜택을 폐지하거나 축소해 세수를 늘리는 방안에 대해서는 수용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협상때까지만 해도 오바마 대통령은 10년 간 총 8000억 달러 규모의 증세 방안에 대해 공화당과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지만 지금 오바마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협상안에서 세수 증대 규모는 이보다 2배나 큰 1조 60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 주장대로 부자에 대한 세율을 인상하지 않으면 이 정도로 많은 세금을 더 걷어들이는 것이 불가능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늘 회견에서도 지난 선거 때 부자증세를 공약한 자신을 과반수 국민들이 지지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공화당을 압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부자증세에 대한 반대급부로 복지축소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데 그것을 설득하기 위해서라도 부자에 대한 대규모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부양적인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요즘처럼 시장이 아주 예민해져 있는 시기에는 상당히 거슬릴 수 있는 발언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지난달 회의에서 일부 위원들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종료되고 난 뒤에 내년에는 양적완화 규모를 늘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까지는 아주 부양적인 내용이다. 그렇지만 이런 발언에 대해 비슷한 수의 일부 위원들은 양적완화 정책 그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표출했다. 현 양적완화 정책이 과연 효과가 있는지, 혹은 지금처럼 미약한 경제회복세가 지속되는데도 양적완화를 계속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는 발언을 했다.

또 일부 위원들은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이 자산시장 기능에 악영향을 끼치고 나중에 부양책을 거둬들이는데도 어려움을 주게 된다고 지적했다. 지금 연준은 월간 400억 달러 규모로 모기지 채권을 사들이는 제3차 양적완화를 시행하고 있고 이와 별도로 월간 450억 달러 규모로 장기국채를 사들이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하고 있다.

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올해 말로 종료될 예정인데 이렇게 되면 장기 국채시장의 수급에 큰 변화가 생긴다. 재정절벽에 비유해 통화절벽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는데 연준 내부에서 이 통화절벽을 피할 것인지 여부를 놓고 정치권과 비슷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밤사이 뉴욕증시가 오후 들어 낙폭을 크게 확대한 것도 이런 통화절벽 논란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서는 그리스의 경기침체가 심화되어 3분기 성장률이 -7.3%로 추락했다는 발표가 있었으며 남유럽을 중심으로 한 많은 나라들에서 경제난과 긴축정책에 항의하는 대규모 파업과 시위가 벌어졌다. 또 그리스 해법을 두고 유럽연합과 대립하고 있는 IMF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근본적인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며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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