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차기정부 출범.. 韓 경제 영향은?

입력 2013-01-02 09:49  

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첫 증시날에 밝은 뉴스가 들어왔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재정절벽 문제를 대승적인 차원에서 잘 해결할 것으로 봤다. 역시 완전히 타결된 것은 아니지만 골격은 잡았다. 올해 세계경제는 지표상으로 지난해보다 좋아질 것이다. 그러나 체감경기 측면에서는 썩 좋아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주요 예측기관의 성장률 전망을 보면 지난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3.2% 정도였는데 올해는 3.6%로 지표상으로는 나아진다고 볼 수 있다.

또 주식투자에서 가장 관심이 되는 것은 경기 저점 문제다. 경기순환상으로 보면 중국이 마지막 날에 주가가 올라갔는데 이런 측면이 반영된 것이다. 중국은 4분기를 마치자마자 국가통계원에서 성장률이 나오는데 지금 예상으로는 8%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므로 3분기의 7.4%가 저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도 2분기 1.4%에서 3분기 3.1%가 나왔다. 4분기는 여러 불안요인이 있지만 재정절벽 타결 문제 등을 감안하면 4분기에 다소 둔화된다고 해도 올해 1분기에는 성장률이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의 순환상으로도 양극화와 저점을 통과하며 지표나 순환상으로 보면 세계경제는 밝아 보인다. 다만 성장률이나 저점을 통과하는 경기의 회복 정도, 회복 강도는 고용창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기 때문에 체감경기, 투자심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고용문제다. 고용문제까지 해결하는 것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올해 증시에는 이 대목이 중요하다. 새 정부가 출범하는 일정을 보면 올해 2월에는 한국의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며 미국 오바마 정부가 집권 2기를 맞는다. 3월에는 중국의 시진핑 시대가 공식적으로 출범한다. 작년에 출범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많지만 공식적으로 후진타오에서 시진핑으로 넘어가는 것이 올해 3월이다. 작년 12월에 아베 정부가 출범하고 3월에 러시아의 푸틴 정부가 출범했지만 자체 예산으로 편성해 새로운 국가 운영을 하는 것은 올해다.

올해 새로운 정치적 일정도 많다. 유럽위기 관련해 2월에는 이탈리아에 총선이 있고 9월에는 독일 메르켈 정부의 총선이 있다. 현 상태에서 보면 전부 교체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 국가들도 정치적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이것이 올해 증시적인 측면이나 경제적 측면에서 상당히 중요한 변수가 된다.

중요한 것은 각국들의 성장률에 여유가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남을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 있지 않다. 그래서 자국의 이익을 중심으로 대내적으로 국가주의가 올라간다는 점, 그래도 세계경제 입장에서 가장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이는 것이 아시아 국가이기 때문에 대부분 아시아에 중점을 맞추는 대외정책을 추진한다는 의미다.

러시아가 동방정책을 오랜만에 다시 풀어간다거나 미국이 이미 오바마 대통령 집권 2기를 맞을 때 피봇 투 아시아를 언급했다. 피봇이란 굉장히 중요한 용어다. 그것에 초점을 맞추는 정책이 된다는 의미다. 그런 각도에서 보면 아시아 주변을 중심으로 아시아에 나타나는 문제들, 아시아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이 올해 글로벌증시에서는 중점이 될 것이다. 작년에는 유럽 관련 문제들이 글로벌증시에 많은 영향을 미쳤지만 올해는 아시아에 관련된 문제들이 세계증시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상당히 그런 이야기가 많다. 올해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을 풀어갈 때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올해도 세계경제 입장에서는 당면한 현안이 상당히 많다. 이런 당면한 문제는 지금처럼 글로벌 네트워크 시대에서는 자기의 문제뿐만 아니라 글로벌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각국의 입장이 상당히 중요하다.

당면한 많은 과제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중심국가를 중심으로 각국 간 협력이 요구된다. 지금까지 나타난 상황을 보면 자국의 이익을 중시하려는 국가주의가 나타나기 때문에 통상환경에서는 보호주의 물결이 강화된다거나 이미 가시화되고 있듯 환율전쟁 물결의 파고가 상당히 높을 것이다.

올해는 한국인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 다시 말해 국가 간 갈등이 심해진다면 김용 총재가 있는 세계은행이나 반기문 총재가 있는 UN, IMF 등 국제기구들의 조정 역할이 상당히 중요한 시대다. 조정 역할을 잘 해야 올해 세계경제나 국제금융시장이 안정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증시가 펼쳐질 것이며 투자자들이 가지는 기대대로 주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국제협상에서는 아베 총리에 대해 연초부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그만큼 환율전쟁 문제는 올해 당면한 사항 중 가장 이슈가 되고 있다. 이를 어떻게 판단하느냐면 올해 1월 말 스위스의 작은 휴양도시 다보스에서는 다보스 세계경제 포럼이 열린다. 이 포럼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것이 무엇인지 보면 올해 세계 각국이 무슨 사항에 대해 가장 관심사가 높고 가장 우려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작년에는 유럽위기 관련해 문제가 됐지만 올해는 국가주의를 바탕으로 한 환율전쟁 문제가 많이 거론될 것이다.

이번 환율전쟁은 미국의 달러약세를 기점으로 또 하나의 선진국인 일본이 들어오면서 당선 이전부터 극단적인 이기주의를 지향하는 엔고 저지책을 취하면서 시작됐다. 미국이나 일본, 유럽도 여유가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자국의 통화 평가절상을 세계경제 안정 차원이나 국제경제의 안정 차원에서 용인할 여지가 있는 국가는 없다. 그런 상태에서 1995년처럼 달러 강세에서 다른 국가들이 약세를 해 자국 경제를 부풀릴 수 있는 모습이 나와야 환율전쟁이 가실 것으로 본다.

사실상 미국이 달러 강세를 수용할 수 있겠느냐는 측면에서 보면 집권 2기를 맞아 미국이 가장 타깃으로 하는 고용정책에서 주택시장과 함께 수출진흥 산업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만만치는 않을 것이다. 올해 다보스 포럼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로 이 주제를 삼고 있다. 한국의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한국의 수출과 관련된 주가를 중심으로 투자자들이 올해 내내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2월에 들어오면 가장 주안점은 역시 경제문제다. 경제문제 중에서도 민생안정, 중하위계층이나 중소기업, 지방기업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 정책들이 잘 가려면 전체적으로 우리경제가 밝게 전망되어야 하며 그래야 새롭게 출발하는 박근혜 정부의 여지가 높다.

올해 한국경제의 예측기관들이 보는 시각은 어떨까. 역시 3% 내외다. 예측기관들이 대부분 한국은행의 예측치에 맞춰 집중화되는 것이 한국경제 예측의 폐단으로 알려져 있지만 올해는 공교롭게도 민간기업에서 3%로 봤다. 그리고 올해 밑그림을 그린 것은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가 아니라 현 이명박 정부다. 올해 성장률을 보면 작년 9월에 4%를 예측했다. 이때도 너무 낙관적으로 본다는 것을 아주 비판적으로 언급했지만 결국 3개월 만에 3% 내외로 큰 폭 조정했다. 그만큼 여지가 적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에서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을 추정한 것을 3.8%, 3.7%로 본다면 0.8%의 디플레 갭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현 정부 입장에서 당면한 문제를 풀어가거나 다음 박근혜 정부에서는 이런 문제를 풀어갈 때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은 반드시 필요하다.

경제부양조치에서 추진해서 바로 효과가 나타나는 정책을 퀵픽스라고 한다. 한국경제에서 보면 퀵픽스를 쓸 수 있는 정책수단이 없다. 시장과 시스템을 중점으로 너무 국가가 나서면 안 된다. 국가가 나서면 시장에 여러 병폐를 낳을 수 있다. 지금은 사실상 경기가 너무 체감적으로 어렵고 새 정부 출범하는 첫 해에 나름대로 경기를 부양시키는 의욕 등은 십분 이해가 간다고 해도 과거처럼 한국경제가 우리 내부의 통제력이 강해 무슨 정책을 추진하면 국민들이 바로 따라오고 효과를 볼 수 있는 정책수단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상태에서는 자연스럽게 국민을 존중하고 시장을 존중하며 시스템을 존중해 경기를 국민들이 합의해 도출해야 한다.

급할수록 늦게 간다는 신념으로 이 문제를 풀어야 부작용이 없다. 현 정부도 집권 마지막에 부작용이 발생했다. 이는 초반에 너무 퀵픽스 정책이 없는 상태에서 의욕적으로 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새롭게 들어오는 박근혜 정부의 거시경제 기조는 일단 성장과 분배를 생각해야 한다. 이는 큰 구조다.

경제의 기본원리는 효율성과 분배 문제다. 이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전체적으로 분배에 중점을 두겠지만 경기부양으로 가야 한다. 경기부양도 퀵픽스가 없기 때문에 단순히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질적인 측면을 중시해야 한다. 경제성장을 똑같이 하더라도 국민의 체감적인 경기를 끌어올려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도 대기업이나 있는 계층이 아니라 중소기업이나 없는 계층의 체감경기를 끌어올리는 성장의 질적인 정책 조정이 필요하다. 이 대목은 박근혜 당선인도 선거 과정에서 강조했던 것이다. 당선 이후 지금까지도 끌어온 행보를 볼 때는 상당 부분 그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상당히 기대를 걸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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