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수의 TRIMMING DREAMING] 6편. 이것은 칼럼이 아니다
두 가지 사진에 대한 발상 이야기 _ 사진전을 준비하며
‘더 그래피컬 메시지’
오늘 이야기는 사진전을 준비하는 현재의 저의 생각과 준비과정을 이야기해 보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아마추어 사진작가가 많은 나라가 또 어디에 있을까요? 일본의 한 지인인 헤어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이야기 하더군요. 도쿄에서 한국인을 알아보는 방법은 너무 쉽다. 일단 야구모자를 썼으며, DSLR카메라를 어깨에 매었다면 그건 한국남자라는 거죠. 그만큼 전 국민의 사진작가화가 되어 있는 열정의 나라가 한국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전 국민이 뽀샵전문가이자 사진작가화되는 붐 현상에서 사진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점을 이야기하는 건 또 하나의 재미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현재 준비하고 있는 사진작업에 대한 노트를 공개하는 것은 꽤 흥미로울겁니다. 지금 준비하는 사진 프로젝트는 일련의 가짜 광고입니다. 혹은 가짜 영화포스터입니다. 더 그래피컬 메시지(THE GRAPHICAL MESSAGES) 라는 테마 제목을 달았습니다. 그래피컬 메세지는 마치 영화포스터 혹은 광고사진의 이미지에 영화제목이나 광고 카피처럼 텍스트가 들어가는 형식입니다.
사실 저는 대학 때부터 광고사진수업 과제로 예를 들면 주류제품 광고를 찍어가는 과제가 있다면 사진만 찍어서 제출하는 것이 아닌 광고카피를 만들어서 마치 광고캠페인처럼 꾸며 가기도 했습니다. 파격적인 아이디어와 크리에이티브로 유명한 앱솔루트 보드카의 광고처럼 술병 자체와 은유적인 상상도 못했을 오브제들과 접목해서 카피가 만나서 한 편의 광고는 예술처럼 관능처럼 소비자를 흥미롭고 매력적인 적극적인 소비자로 만드는 것, 광고의 예술화 그것이 앱솔루투 광고의 소구점이었습니다.
제가 현재 작업 중인 사진이 바로 이런 아이디어에서 출발하였습니다. 사진을 관찰하다보면 은유적인 오브제들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텍스트가 사진의 의미를 한정지으려 하고 비유를 시작합니다. 그래픽적인 사진과 텍스트가 만나서 의미를 분출시킵니다. 또한 이 비유는 위트 있기도 풍자적이기도 합니다. 세 장의 제 사진을 먼저 소개해 보겠습니다.
무엇을 보았습니까? 미사일 발사 3분전이라는 카피의 사진입니다. 건축사진? 영화포스터? 무슨 광고? 많은 사람들이 분위기 있게 찍은 사진을 전체적으로 바라보겠죠? 건물을 찍은 사진이고, 뉴욕의 거리에서 흔히 보는 지하철에서 뿜어져 나오는 스팀이 있고 공사표시의 표시 봉이 세워져 있죠. 그리고 텍스트를 읽습니다.
미사일 발사 3분전 : 무슨 의미일까? 미사일이 날라오나? 저는 공사 표시 봉이 미사일 발사대의 미사일처럼 생각되었습니다. 스팀은 발사를 준비하는 미사일에서 뿜어져 나옵니다. 건물의 창문에 두 남녀의 애정행각을 발견하게 됩니다. 미사일 발사라는 것은 두 가지를 상상하게 되는 것입니다. 애정행각의 결정적인 순간의 3분 전의 섹슈얼한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일종의 게임이죠. 이것을 상상해 보세요. 미사일 발사 3분 후라는 텍스트를 붙인 다른 연작사진을 만든다면 불은 꺼져있고 다른 방에는 두 남자가 담배를 피고 있으며 거리에는 떨어져 있는 붉은 하이힐이 놓여있습니다. 무엇을 이야기 할 수 있을까요? 사진감상자는 의미를 한정시키는 텍스트를 보며 상상을 하게 됩니다. 언어적인 한정에 의해 충돌되는 의미와 텍스트간의 서로 조력에 의해 마치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이 각자 다른 해석을 내리게 됩니다.
또 하나의 게임을 해볼까요?
열려있는 냉장고 안의 베어 먹다 남긴 빨간 사과 한 개, 먹다 남은 애플은 절대 죽지 않는다. 빈티지한 냉장고가 참 클래식하며 흰색과 에메랄드 파스텔 빛이 예쁜 냉장고에 잘 베어 물어진 빨간 사과 하나.
사진을 자세히 보면 크롭된 이 빈티지 냉장고에는 일종의 힌트가 숨겨져 있습니다. 삼성의 휴대폰의 아이콘이 아래에 숨겨져 있으며 크롭되어 있지만 냉장고 문짝엔 MSUNG이라고 단번에 삼성을 의미함을 눈치 채게 됩니다. 텍스트는 먹다 남긴 애플은 절대 죽지 않는다고 적혀 있습니다. `사상 세계 최고의 냉장고`라는 부제가 달려있죠. 2012년 미국 애플사의 프레스컨퍼런스 행사에서 SIRi음성으로 `삼성 너무 좋아요!!! 뭐가 좋으냐고요! 최고의 냉장고!` 라며 삼성을 비꼬았던 일화가 있었는데, 지금의 삼성과 애플간의 특허 다툼을 풍자하는 작품입니다. 한 쪽만 베어 문 사과가 애플의 로고이듯이 가운데 부분만 완전히 베어 먹은 먹다 남겨진 애플은 아이러니하게도 삼성의 냉장고 속에 보관되어 있고 심지어 냉장고 문도 열려져 있는 겁니다.
뉴욕의 추수감사절 브로드웨이. 성조기가 행렬사이에 펄럭거리는 가운데 쿵푸팬더 캐릭터 벌룬의 행사 행렬이 뉴욕의 마천루를 통해 보이고 행사행렬의 사람들은 너무나 작은 소인처럼 보입니다. 여러분은 무엇이 보이나요. 숨은 그림찾기같죠? 그저 귀여운 캐릭터 쿵푸판다가 풍선처럼 행진하는구나, 아 귀엽다 정도일 수도 있겠죠.
마치 걸리버여행기의 소인국에 잡혀온 거인 걸리버 같지 않나요. 텍스트는 걸리버판다 여행기. 성조기가 없었더라면 그저 재미있는 사진만 일 수 있겠지만… 작은 디테일의 상징인 미국이라는 땅, 소인국에 마치 판다가 걸리버처럼 잡혀와 있고 점점 G2로까지 급성장한 대국 중국의 위상을 마치 보여주는 듯 한 해석을 내릴 수도 있겠죠. 흥미롭지 않나요. 이렇게 텍스트의 몰아기기는 이미지를 한정지을 뿐 아니라 어쩌면 한정의 의미를 넘어선 확장의 가능성을 전하기도 한다는 것 입니다.
이런 사진의 부류를 개념사진이라고 합니다. 마치 뒤상이 평범한 변기를 미술관으로 꺼내와 현대미술의 개념의 가치를 변모시켰듯이 무슨 아이디어로 어떻게 개념을 정의하느냐 어떻게 고민하느냐 어떤 세계를 창조적으로 보여주느냐의 가치가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렇듯 작업들은 그래픽과 타이포가 하나가 되면서 위트 있는 풍자와 해석을 유도하는 장치가 됩니다. 이미지와 캡션으로 루머도 만들고 사실을 과장하는 미디어의 사회를 풍자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장르가 혼용되고 점차 하나의 전통적인 의미가 무의미해지는 이 시점에서 새로운 개념이 중요한 예술적 가치가 되고 있습니다. 사진을 다채롭게 해석할 수 있는 감상자의 상상력도 중요합니다.
초현실작가 중 제가 가장 좋아하고 심지어 도록도 소장하고 있는 유일한 작가인 마그리뜨의 작품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는 파이프 그림에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텍스트가 존재합니다. 이 텍스트는 과연 개념상 우리의 머릿속에 그 의미자체로 디코딩되어 있지만 작가는 그림의 픽셀의 일부로 그림과 텍스트간의 충돌을 철학적으로 혹은 초현실의 무가적인 표현으로 우리의 고정관념에 화두를 던지죠.
제가 구상한 그래픽컬 메시지의 작업들. 세상을 관통하는 심각한 고민만이 철학과 예술의 자산이 아니라 소비되는 이미지와 아이디어의 풍자적인 위트도 가까운 예술의 형태로 다가가기에 충분하다고 생각되는데…여러분 어떤가요? 한 번 예술적 상상력을 은유와 상징으로 표현해 보세요. 누가 알겠어요. 마그리뜨 이상의 작품이 나올지? 이것은 칼럼이 아닙니다. 판단은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두 가지 사진에 대한 발상 이야기 _ 사진전을 준비하며
‘더 그래피컬 메시지’
오늘 이야기는 사진전을 준비하는 현재의 저의 생각과 준비과정을 이야기해 보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아마추어 사진작가가 많은 나라가 또 어디에 있을까요? 일본의 한 지인인 헤어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이야기 하더군요. 도쿄에서 한국인을 알아보는 방법은 너무 쉽다. 일단 야구모자를 썼으며, DSLR카메라를 어깨에 매었다면 그건 한국남자라는 거죠. 그만큼 전 국민의 사진작가화가 되어 있는 열정의 나라가 한국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전 국민이 뽀샵전문가이자 사진작가화되는 붐 현상에서 사진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점을 이야기하는 건 또 하나의 재미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현재 준비하고 있는 사진작업에 대한 노트를 공개하는 것은 꽤 흥미로울겁니다. 지금 준비하는 사진 프로젝트는 일련의 가짜 광고입니다. 혹은 가짜 영화포스터입니다. 더 그래피컬 메시지(THE GRAPHICAL MESSAGES) 라는 테마 제목을 달았습니다. 그래피컬 메세지는 마치 영화포스터 혹은 광고사진의 이미지에 영화제목이나 광고 카피처럼 텍스트가 들어가는 형식입니다.
사실 저는 대학 때부터 광고사진수업 과제로 예를 들면 주류제품 광고를 찍어가는 과제가 있다면 사진만 찍어서 제출하는 것이 아닌 광고카피를 만들어서 마치 광고캠페인처럼 꾸며 가기도 했습니다. 파격적인 아이디어와 크리에이티브로 유명한 앱솔루트 보드카의 광고처럼 술병 자체와 은유적인 상상도 못했을 오브제들과 접목해서 카피가 만나서 한 편의 광고는 예술처럼 관능처럼 소비자를 흥미롭고 매력적인 적극적인 소비자로 만드는 것, 광고의 예술화 그것이 앱솔루투 광고의 소구점이었습니다.
제가 현재 작업 중인 사진이 바로 이런 아이디어에서 출발하였습니다. 사진을 관찰하다보면 은유적인 오브제들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텍스트가 사진의 의미를 한정지으려 하고 비유를 시작합니다. 그래픽적인 사진과 텍스트가 만나서 의미를 분출시킵니다. 또한 이 비유는 위트 있기도 풍자적이기도 합니다. 세 장의 제 사진을 먼저 소개해 보겠습니다.
무엇을 보았습니까? 미사일 발사 3분전이라는 카피의 사진입니다. 건축사진? 영화포스터? 무슨 광고? 많은 사람들이 분위기 있게 찍은 사진을 전체적으로 바라보겠죠? 건물을 찍은 사진이고, 뉴욕의 거리에서 흔히 보는 지하철에서 뿜어져 나오는 스팀이 있고 공사표시의 표시 봉이 세워져 있죠. 그리고 텍스트를 읽습니다.
미사일 발사 3분전 : 무슨 의미일까? 미사일이 날라오나? 저는 공사 표시 봉이 미사일 발사대의 미사일처럼 생각되었습니다. 스팀은 발사를 준비하는 미사일에서 뿜어져 나옵니다. 건물의 창문에 두 남녀의 애정행각을 발견하게 됩니다. 미사일 발사라는 것은 두 가지를 상상하게 되는 것입니다. 애정행각의 결정적인 순간의 3분 전의 섹슈얼한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일종의 게임이죠. 이것을 상상해 보세요. 미사일 발사 3분 후라는 텍스트를 붙인 다른 연작사진을 만든다면 불은 꺼져있고 다른 방에는 두 남자가 담배를 피고 있으며 거리에는 떨어져 있는 붉은 하이힐이 놓여있습니다. 무엇을 이야기 할 수 있을까요? 사진감상자는 의미를 한정시키는 텍스트를 보며 상상을 하게 됩니다. 언어적인 한정에 의해 충돌되는 의미와 텍스트간의 서로 조력에 의해 마치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이 각자 다른 해석을 내리게 됩니다.
또 하나의 게임을 해볼까요?
열려있는 냉장고 안의 베어 먹다 남긴 빨간 사과 한 개, 먹다 남은 애플은 절대 죽지 않는다. 빈티지한 냉장고가 참 클래식하며 흰색과 에메랄드 파스텔 빛이 예쁜 냉장고에 잘 베어 물어진 빨간 사과 하나.
사진을 자세히 보면 크롭된 이 빈티지 냉장고에는 일종의 힌트가 숨겨져 있습니다. 삼성의 휴대폰의 아이콘이 아래에 숨겨져 있으며 크롭되어 있지만 냉장고 문짝엔 MSUNG이라고 단번에 삼성을 의미함을 눈치 채게 됩니다. 텍스트는 먹다 남긴 애플은 절대 죽지 않는다고 적혀 있습니다. `사상 세계 최고의 냉장고`라는 부제가 달려있죠. 2012년 미국 애플사의 프레스컨퍼런스 행사에서 SIRi음성으로 `삼성 너무 좋아요!!! 뭐가 좋으냐고요! 최고의 냉장고!` 라며 삼성을 비꼬았던 일화가 있었는데, 지금의 삼성과 애플간의 특허 다툼을 풍자하는 작품입니다. 한 쪽만 베어 문 사과가 애플의 로고이듯이 가운데 부분만 완전히 베어 먹은 먹다 남겨진 애플은 아이러니하게도 삼성의 냉장고 속에 보관되어 있고 심지어 냉장고 문도 열려져 있는 겁니다.
뉴욕의 추수감사절 브로드웨이. 성조기가 행렬사이에 펄럭거리는 가운데 쿵푸팬더 캐릭터 벌룬의 행사 행렬이 뉴욕의 마천루를 통해 보이고 행사행렬의 사람들은 너무나 작은 소인처럼 보입니다. 여러분은 무엇이 보이나요. 숨은 그림찾기같죠? 그저 귀여운 캐릭터 쿵푸판다가 풍선처럼 행진하는구나, 아 귀엽다 정도일 수도 있겠죠.
마치 걸리버여행기의 소인국에 잡혀온 거인 걸리버 같지 않나요. 텍스트는 걸리버판다 여행기. 성조기가 없었더라면 그저 재미있는 사진만 일 수 있겠지만… 작은 디테일의 상징인 미국이라는 땅, 소인국에 마치 판다가 걸리버처럼 잡혀와 있고 점점 G2로까지 급성장한 대국 중국의 위상을 마치 보여주는 듯 한 해석을 내릴 수도 있겠죠. 흥미롭지 않나요. 이렇게 텍스트의 몰아기기는 이미지를 한정지을 뿐 아니라 어쩌면 한정의 의미를 넘어선 확장의 가능성을 전하기도 한다는 것 입니다.
이런 사진의 부류를 개념사진이라고 합니다. 마치 뒤상이 평범한 변기를 미술관으로 꺼내와 현대미술의 개념의 가치를 변모시켰듯이 무슨 아이디어로 어떻게 개념을 정의하느냐 어떻게 고민하느냐 어떤 세계를 창조적으로 보여주느냐의 가치가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렇듯 작업들은 그래픽과 타이포가 하나가 되면서 위트 있는 풍자와 해석을 유도하는 장치가 됩니다. 이미지와 캡션으로 루머도 만들고 사실을 과장하는 미디어의 사회를 풍자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장르가 혼용되고 점차 하나의 전통적인 의미가 무의미해지는 이 시점에서 새로운 개념이 중요한 예술적 가치가 되고 있습니다. 사진을 다채롭게 해석할 수 있는 감상자의 상상력도 중요합니다.
초현실작가 중 제가 가장 좋아하고 심지어 도록도 소장하고 있는 유일한 작가인 마그리뜨의 작품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는 파이프 그림에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텍스트가 존재합니다. 이 텍스트는 과연 개념상 우리의 머릿속에 그 의미자체로 디코딩되어 있지만 작가는 그림의 픽셀의 일부로 그림과 텍스트간의 충돌을 철학적으로 혹은 초현실의 무가적인 표현으로 우리의 고정관념에 화두를 던지죠.
제가 구상한 그래픽컬 메시지의 작업들. 세상을 관통하는 심각한 고민만이 철학과 예술의 자산이 아니라 소비되는 이미지와 아이디어의 풍자적인 위트도 가까운 예술의 형태로 다가가기에 충분하다고 생각되는데…여러분 어떤가요? 한 번 예술적 상상력을 은유와 상징으로 표현해 보세요. 누가 알겠어요. 마그리뜨 이상의 작품이 나올지? 이것은 칼럼이 아닙니다. 판단은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