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용산 재개발 '참사'‥3천억원 '증발'

입력 2013-01-07 16:43  

<앵커>

서울의 재정비 구역에 구성된 조합은 사업 진행 중 다양한 이권이 얽혀 분쟁이 끊이질 않는데요.

용산참사가 일어났던 용산4구역 재개발 지역도 사업 진행이 순탄치 못해 3천억원이 증발될 위기에 몰렸습니다.

박진준 기자입니다.

<기자>

용산4구역 재개발 지역 조합 사무실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몰려 온 조합원들과 조합 집행부 간 몸싸움이 격렬합니다.

계획된 지 5년이 지났지만 조합 집행부의 허술한 조합운영으로 사업이 중단 위기에 몰렸다고 조합원들은 하소연합니다.

<인터뷰> 국제빌딩 4구역 조합원

“조합 집행부와 용역회사 연루돼 부정이 심각하다. 아직 공사가 시작도 못했는데 천억이 넘는 돈을 써버렸다.”

2007년 본격적인 재정비 사업에 돌입한 이 지역은 국제빌딩 4구역으로 용산참사가 일어났던 바로 그 지역입니다.

당초 3천억원 규모의 자금이 조성됐고 총 공사비 6천억원의 지하7층 지상40층의 주상복합이 들어설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2011년 8월 시공을 담당했던 건설사와 계약이 깨지면서 사업은 중단된 상태입니다.

시공사가 사업 지연으로 발행한 사업비 인상을 요구했지만 조합 집행부가 조합원과의 구체적인 합의 없이 계약파기를 했다는게 조합원들의 주장입니다.

특히 조합운영이라는 명목으로 조합 집행부가 500억원 이상을 남용했고 처음 조성됐던 사업비 3천 억원은 바닥난 수준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한국경제TV가 입수한 문서에서 200건이 넘는 자금집행이 조합원의 사전동의 없이 이뤄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정이 이런가운데 시공계약이 깨지면서 시공사가 지원하던 사업비 대여도 끊겨 조합원들은 매달 평균 250만원이 넘는 이자에 허덕입니다.

<스탠딩>

5년이 넘게 기다려온 재정비 사업은 공사가 시작되지도 못한 채 여전히 공터로 남아있지만 언제 사업이 다시 진행될 지는 기약이 없습니다.

조합 집행부 역시 뾰족한 사태 해결 방법이 없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국제빌딩 4구역 조합 임원

“(문제가 있다고해서 왔다. 이야기 해달라.) 저쪽가서 이야기해라. 이거놔..왜 자꾸이래!”

여기다 지난해 새로운 시공사를 찾기 위해 공개 입찰을 진행했지만 불경기와 불어난 사업비 부담에 유찰되고 말았습니다.

새 시공사 찾기는 더뎌지고 그 사이 이자만 불어나는 현실에서 불투명한 사업 진행으로 조합원들의 한숨만 깊어집니다.

한국경제TV 박진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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