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10명 4명 "10억 준다면 1년 감옥살이 괜찮아" 충격

입력 2013-01-07 14:24   수정 2013-01-07 14:43

우리나라 고등학생 10명 중 4명 이상이 `10억원이 생긴다면 잘못을 하고 1년 정도 감옥에 가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는 최근 초·중·고교생 각각 2천명을 대상으로 윤리의식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10억원이 생긴다면 1년간 감옥행도 무릅쓰겠다`는 응답자의 비율은 고등학생의 경우 44%에 달했다. 중학생은 28%를 차지했고 초등학생 중에서도 12%나 같은 대답을 해 가치관이 형성되기 이전인 어린 학생들 사이에서도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학생들의 응답을 바탕으로 `정직지수`를 산출한 결과 초등학생 85점, 중학생 75점, 고등학생 67점으로 학년이 높을수록 윤리의식도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항별로 보면 `남의 물건을 주워서 내가 가져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초등학생 36%, 중학생 51%, 고등학생 62%였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부정행위에 대한 인식 역시 학년이 높을수록 급격히 악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초등학생 16%, 중학생 58%, 고등학생 84%가 `인터넷에서 영화 또는 음악 파일을 불법 다운로드 해도 괜찮다`고 생각했고, `숙제를 하면서 인터넷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베껴도 괜찮다`고 답한 학생은 각각 47%, 68%, 73%로 조사됐다.

전반적으로 가정에서의 정직지수가 학교나 친구 등 다른 공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고, 고등학생은 그 차이가 더욱 두드러졌다. 초·중·고교생 각 5%, 24%, 35%가 `시험성적을 부모님께 속여도 괜찮다`고 답했다.

흥사단 관계자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부모가 성적 위주로 학생을 교육·관리하다 보니 가정에서 올바른 도덕적 인격형성이 못 이뤄진 탓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부모님이 나를 잘 봐달라고 선생님께 촌지(선물)를 주는 것은 괜찮다`에 동의하는 초등학생 비율이 35%에 달했다. 다만 중·고교생은 각각 25%, 14%로 교육을 통해 점차 개선되는 양상이었다고 흥사단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 책임자인 안종배 한세대 교수는 "교육을 받을수록 도덕적 가치관이 확립되고 윤리의식이 높아져야 하는데 현실은 그 반대"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이야기와 콘텐츠를 연계한 윤리 교육을 강화하는 등 투명과 정직에 관한 교육과 캠페인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2월 7~10일 서울·경기·인천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8%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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