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환자, 찜질방 이용 ‘주의보’

입력 2013-01-08 11:21  

영하 10도를 밑도는 한파가 연일 이어지면서 따뜻하고 편안한 찜질방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추위를 피해 더운 방에 가족 또는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얘기를 나누며 땀을 쫙 뽑아내면 몸도 개운해지고 건강해진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로부터 뜨끈뜨끈한 곳을 좋아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이는 가옥의 난방구조 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서양은 벽난로, 일본은 다다미, 우리나라는 온돌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 사람이라면 누워서 뜨거운 기운을 만끽하는 ‘등을 지진다’는 표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겨울철에 인기를 끌고 있는 찜질방은 바로 이같은 온돌문화의 산물이다. 찜질방은 다른 나라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한국의 독특한 문화이며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관광체험 선호도에서 수위를 차지할 정도로 세계적인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찜질방의 출입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피부질환이 발생하면 가장 쉽게 실천에 옮기는 방법 중의 하나로 찜질방이나 온천 등에서 땀을 빼는 것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도 결코 예외가 아니다. 땀을 빼고 나면 피부가 매끈해지고 시원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장시간에 걸쳐 찜질을 하는 과욕을 부리는 사람까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아토피 피부염 환자라면 찜질방의 이용이 결코 좋은 것만은 아니다. 실내의 높은 온도로 인해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수분이 손실되어 피부가 건조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피부가 건조해지면 예민해지게 되고 가려움증 또한 극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찜질방은 체표의 온도만 강제적으로 올리기 때문에 일반인들과 달리 열에 민감한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경우 피부가 붉게 달아오르고 발진이 심해질 위험도 있다.

더욱이 찜질방에서 흘리게 되는 땀은 운동을 통해 흘리는 땀과 달리 지나치게 강한 열 스트레스와 급격한 체온상승을 막기 위해 흘리는 것으로 나트륨, 칼륨, 칼슘 등 체내의 중요 성분들이 땀과 함께 배설되는 만큼 그다지 좋은 것은 아니다.

우보한의원 김재현 원장은 “아토피 피부염의 발병원인은 피부가 아닌 인체 내부에 있는 것으로 찜질방을 장시간 이용할 경우 내부의 문제를 밖으로 표출시켜 증상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찜질방이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에게 좋을 것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엄밀히 따진다면 득보다는 실이 많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아토피 피부염 환자라면 무턱대고 찜질방을 이용하기 보다는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이용할 경우 일정한 간격으로 찬 물 샤워 등을 통해 피부의 열감을 내려주고 샤워 후에는 반드시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 피부건조를 막아야 한다. 하지만 외부 열감에 의해 환부에 손상이 발생한 경우 찜질방의 이용이 증상을 크게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반드시 피하는 것이 좋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물론 많은 사람들이 막연히 찜질방이 아토피 피부염 증상의 완화 또는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아토피 피부염은 발병원인을 제거하는 근본치료를 통해 치료가 가능한 질병이지 찜질방 또는 온천욕으로 치료가 되는 질병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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