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아 실적 예상치 부합..막오른 美 어닝시즌"

입력 2013-01-09 09:15  

출발 증시특급 1부-글로벌 마켓 NOW

김희욱 전문위원 > 알코아가 미국 어닝 시즌의 스타트를 끊었다. 일단 실적은 예상치에 부합한 것으로 나왔다. 로이터통신의 마감브리핑을 보자. 지난 재정절벽 협상 타결에 따른 안도 랠리는 거의 마무리됐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어닝 시즌이다. 오늘 미 증시는 마이너스로 끝났지만 하락이라는 표현보다 뚜렷한 매수 주체가 나서지 않은 가운데 향후 실적을 확인하고 나서 매수를 해도 늦지 않다는 소박한 현금화 분위기 정도로 미 증시의 정리가 가능하다.

어제 우리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 실적을 공개했지만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 우위 속에서 장을 마쳤다. 비슷한 일이 월가에서도 있었다. 미국의 KT라고 할 수 있는 AT&T가 지난 4분기 중 자체 판매망을 이용한 스마트폰 판매량이 1000만 대를 넘어섰다고 자랑스럽게 발표했지만 주가는 1.7% 하락한 것이다.

오늘 마감 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었던 알코아는 장중 거의 움직임이 없었다. 마감 후 실적발표 내용을 살펴보기 전에 오늘 시황 현지 전문가 의견을 보자. BB&T 웰스 매니지먼트 수석 부사장 버키 헬위그는 지난 재정절벽 협상 타결을 계기로 새해 신규자금이 증시에 유입되기 시작했지만 잠시 소강 상태에 들어갔다. 수면 위로 떠오른 두 가지 불확실성을 마주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하나는 당연히 4분기 실적 결과이고 그 다음에는 재정절벽 이후 나온 부채한도 협상이다. 이것이 진통이 클 것이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지금 당장은 매수 포지션을 유지하는 것에 약간 힘이 든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어서 미 어닝 시즌의 첫 번째 주자 알코아의 실적보고서다. 가장 중요한 헤드라인 넘버를 보면 순이익은 총 2억 4200만 달러로 주당 21센트를 기록하면서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치에 부합했다. 하지만 실적 달성의 원동력은 또 한번 비용 절감에 따른 것으로 나타나 이것이 일단이다. 이로써 순 부채금액이 2006년 이후 최저 수준인 70억 달러로 나타났다.

기업의 부채가 줄었다는 것이 좋은 일일까. 사실 기업의 자산은 부채에 자본을 더한 것인데 디레버리지, 다시 말해 차입해 쓰는 자본비용 지출을 줄이고 재고도 줄이고 인력도 줄이고 생산시설 가동도 최소화해 과거 경기불황식 목표 달성을 이루어낸 것으로 봐야 한다. 다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지만 3분기에 비해 6500만 달러 늘어났다. 지난해 2분기를 저점으로 나이키 커브를 그리고 있던 도중 3분기가 들어있던 상황으로 판단이 가능하다. 나이키 커브의 맨 밑바닥은 2분기 정도로 우리나라 GDP와 비슷하다.

알코아의 향후 전망을 보자. 미국의 실적 시즌 때마다 언급하지만 연구기관에서 내놓는 경제전망보다 알코아처럼 전세계에서 이 시간에도 직접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의 경제전망이 훨씬 더 현실적이라고 본다. 생산품별로 보면 알루미늄 제품이 2013년 1분기에는 생산량과 운송량 모두 조금 감소할 것으로 본다.

그리고 두루마리처럼 말 수 있는 연철 성분의 알루미늄, 주로 자동차와 항공기용 수요는 여전히 강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동차, 항공기 업황이 둘 다 괜찮다는 것이 올해 1분기 예상이다. 올 2013년 전반에 걸친 업황 전망을 보면 우리가 관심이 있는 자동차용 알루미늄 수요의 경우 글로벌 전체 대비 1~4% 정도 전년 대비 수요가 더 증가할 것으로 본다. 음료캔은 2~3% 수요 증가를, 미국 부동산경기 반등에 힘입은 건설용 수요가 4~5% 정도 늘어날 것으로 봤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경기 회복에 대해 역시 알코아도 기대가 크다. 자동차는 7~10%, 음료캔은 8~12%, 중국 부동산 건설용 수요도 8~10% 늘어날 것으로 상당히 강한 전망을 나타냈다. 실적에 일장일단이 들어있다고 언급했는데 시장의 반응은 어떤지 보자. 알코아가 마감 후 실적을 발표했으니 시간 외 거래동향을 보자. 일단 장중에는 큰 변동이 없이 끝났고 실적발표 이후 그래도 예상치를 넘어섰다고 급등했다가 약간 시장에서 수렴되면서 현재 +0.77%를 기록하고 있다.

알코아가 국내에서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여기에 우리나라 기업들을 대입해보자. 남선알미늄을 넣어보면 올해 많이 빠졌는데 업황은 비슷하게 동조화되고 있지만 갭이 많이 벌어진 상태에서 우리나라 알루미늄 대장주로서는 약간 체면이 상한 상태다. 그만큼 향후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엿볼 수 있다. 현대제철과 3개를 같이 봐도 현대제철이 알코아와 동조화 비율이 높고 최근 비슷하다. 알코아의 오늘 실적에 영감을 받아 남선알미늄, 현대제철, 포스코 할 것 없이 국내 철강주들도 이제는 바닥권이며 중국이 다시 살아난다는 정도의 모멘텀을 얻어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어제 우리나라 삼성전자의 프리 어닝 시즌 실적이 나왔는데 사상 최고 실적을 또 한번 경신했다. 여기에 대해 외신도 아낌 없는 칭찬과 놀라움을 표현했다. 이 가운데 언중유골격의 컬럼을 포브스지를 통해 보자. 모든 분야에서 다 그렇겠지만 1등의 고민은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다. 여기서 설명하기를 1938년에 건어물을 만주에 수출하는 회사로 출발한 삼성이 TV 시장에서는 전세계 1위 소니를 무너뜨렸고 휴대폰 업계에서는 거의 조상격인 모토로라를 넘어뜨린 신화가 언제까지 계속될지에 대해 물음표가 붙어 있다.

이를 세 가지로 본다. 첫 번째, 삼성전자에는 혁신적인 사고와 영감이 부족하다. 지금까지 삼성은 신개념의 제품을 창조하지는 않고 다만 타사에서 새로운 개념의 전자제품이 나오면 이것을 더 작고 세련되며 경제적으로 개선하는 전략으로 지금까지 시장에서 인정을 받아왔는데 이제 1위의 자리에서는 더 이상 이런 전략으로는 안 된다. 두 번째, 향후 중국과의 경쟁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텐데 가격경쟁뿐만 아니라 삼성이 중국보다 더 우위에 설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세 번째, 향후 진화를 모색하는 것에 있어 소극적이지 않는가.

과거 삼성과 비슷한 소비자 가전업체로 출발한 GE과 필립스의 경우 정밀기기나 의료기의 분야를 개척해 한 발 앞선 제품으로 올라갔는데 삼성은 과연 그럴 계획이 얼마나 수립되어있는지가.앞으로의 도전이 될 것이다. 그리고 삼성전자 12개월 목표주가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맥쿼리 증권에서 12개월 내에 230만 원 간다는 목표주가를 설정한 것이다. 결국 삼성이 앞으로 50%를 더 뛰는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대내외적으로 삼성의 비전이 증명되어야 하고 내국인들도 여기에 대해 진정한 평가를 내릴 것이다. 이제는 누가 봐도 1등의 자리를 확고히 하는 것도 좋지만 유지에 의구심이 든다.

마지막으로 MSCI 한국지수를 보자. 어제 2000선이 깨졌다고 안타까워하는 투자자가 많다. 2000이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외국인들의 한국주식에 대한 보유 비중은 올라갈 만큼 올라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고 봐도 무방하다. 대신 환율을 감안했을 때 62.66 정도면 외국인은 2100까지는 높지 않다고 보고 그 정도 비중에서 한국 주식 보유 물량을 조절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여러 내부적인 수급이나 내일 만기일을 뛰어넘어야 한다. 여러 숙제를 빨리 치르고 레벨업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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